한국인으로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SDI) 한국 대표를 맡고 있는 장헌상씨는 요즘 해상풍력 사업에서 스코틀랜드와 한국 기업의 상생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글래스고에 본부를 둔 SDI는 교역과 투자 부분을 전담하는 정부기관이다. 장 대표는 에너지, 생명공학, 전기전자, 금융, 위스키를 중심으로 한 음식과 음료 등 스코틀랜드의 주요 산업에 대해 알리면서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SDI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연안은 바람이 강하고 균일해 유럽 전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잠재 풍력발전의 25%를 담당하는 천혜의 요지다. 스코틀랜드는 2011년 전체 에너지 비율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31%까지, 2030년에는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상풍력 발전 시설에 들어가는 5MW 이상급 차세대 터빈을 공급할 수 있는 해외 유수 회사의 현지 투자 유치를 위해 전세계에 문을 열었다. 장 대표에 따르면 스코틀랜드를 포함한 영국 ‘라운드 3 프로젝트’에서 100조원이 넘는 수요가 2020년까지 발생하며, 유럽 차원에서는 300조원대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전엔 주로 지상이나 바닷가 풍력단지에 1~2MW급 터빈이 설치됐지만 지금은 해상단지에 5MW급으로 격상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GE, 베스타스, 지멘스 등 풍력 기술의 강자들이 이런 기술을 선점해가고 있지요. 한국은 시작은 늦었지만 석유시추선이나 접안시설 제작 기술 등 일류 조선 기술을 활용한다면 좋은 파트너십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와 유럽연합(EU)의 미래 시장을 내다본다면 한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해상풍력 시설은 관리가 어려운 단점이 있지만,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유럽 각국이 해상풍력을 신재생에너지의 핵심 사업으로 여기고 있어 한국 기업에는 유망한 분야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스코틀랜드 개발회사들이 한국을 방문해 투자 유치를 위한 세미나를 연 이후 한국 기업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올여름쯤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게 장 대표의 설명이다.
고려대 정외과를 졸업한 장 대표는 스코틀랜드 무역진흥공사 대표를 지냈으며 2006년부터 과학기술부 산하 21세기 프론티어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의 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