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류 이롭게 하는 ‘통일 한국’의 꿈
트럼프도 풀뿌리 통일운동 호감 가질 것
통일은 잭팟(jackpot), 청년들 성공 기회
광복 80주년 1000만 통일실천대행진 준비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 [조영철 기자]](https://dimg.donga.com/ugc/CDB/SHINDONGA/Article/67/ae/dd/d9/67aeddd90ce4d2738276.jpg)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 [조영철 기자]
문 의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보편적 원칙과 가치를 기반으로 도덕적이며 혁신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국가 실현(New Nation Building)을 이끄는 글로벌 평화운동가’다. 세계의 종교와 문화 전통 속의 공통된 보편 원칙과 가치를 바탕으로 한 세계평화 실현을 목표로 활동한다. 2010년부터 한반도 통일운동에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100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시민이 주도하는 한반도 통일운동을 전개해 왔다. 남북통일을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접근 이전에 통일 한반도의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이념에 기초해 평화와 통일을 이뤄내자는 것이다. 2월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코리안 드림’이라고 명명한 견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독특한 역사적 전통에 의해 형성된 한민족의 정체성을 되찾는 일부터 통일 과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홍익인간 정신, 즉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인류에 봉사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입니다. 홍익인간 이념에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남북 모두가 공유하는 홍익인간 정신을 바탕으로 통일의 비전을 구성해야 합니다. 운명 개척의 시작은 우리의 사명을 실현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통일은 한국이 번영한 동아시아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코리안 드림 1000만 통일실천대행진
그는 4월 미국 워싱턴에서 한반도 통일 관련 글로벌 포럼을 연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립자와 함께하는 글로벌 행사다. 이 포럼을 통해 ‘코리안 드림’을 미국 조야에 알리고 민간 주도 통일운동의 의미를 공유해 세계적 협력을 이끌어내려고 한다. 또한 광복 80주년 ‘코리안 드림 1000만 통일실천대행진’을 올해 한국에서 치를 계획이다.
1945년 광복 직후 해방 공간을 연상케 할 만큼 진영 간 갈등이 거칩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봅니까.
“다수의 평가는 ‘한국의 정치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겁니다. 혼란스러운 한국을 두고 안정적 파트너이자 동맹으로 볼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생기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동맹국이 국가 운영이 위협받는 상황을 보고도 한국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한국이 고장 났다’는 인식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민주공화국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국가 전체 이익을 위해 객관적 결정을 내릴 윤리적이면서도 도덕적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이런 부분이 부족합니다. 한국은 지나치게 당파적으로 분열돼 있습니다. 이해관계에 따르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공익을 우선시하는 시민의 존재가 두터워야 합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민주주의의 약점 중 하나를 ‘다수에 의한 폭정’이라고 봤습니다. 그래서 미국 헌법은 소수파가 다수결에 의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또한 국가를 위해 큰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좀 더 지적이고 교양 있는 이들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현대사를 돌아보면 민주주의 국가가 독재체제로 전락한 사례가 많습니다. 최근 기억으로는 베네수엘라를 예로 들 수 있고, 20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나치 독일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강조하건대 시민들이 국가를 위해 윤리적이면서 도덕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당리당략에 의해 민주주의 체제가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한국의 당파 간 갈등은 그 정도가 국가 조직의 기능 상실을 의심할 만큼 심각해졌습니다. 국민이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사법절차가 공정한지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한국인만 이런 의문을 품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깨어났으면 좋겠다”
그는 “한국인들이 깨어났으면 좋겠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한국 국민이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대대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야 합니다. 한국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효과로 전통적 공화·민주 양당 구조가 재편됐습니다. 한국 정치의 대립 구조가 극단적이어서 개혁이 쉽지 않겠으나 정치적 세력 구도를 새롭게 형성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계가 염려스러운 눈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경제문제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지녔습니다. 미국의 관세정책 강화는 한국 경제에 직접적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한국 처지에서 지금은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경제는 인구구조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젊은 층 인구는 줄어들고 고령화가 가속화합니다. 또한 복지와 관련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치 시스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새로 들어선 미국 행정부가 한국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인데, 정작 한국은 대통령 탄핵심판 중이어서 지도 공백 상태입니다. 하루빨리 한국 행정부가 정상화돼야 합니다.”
저출산 문제도 심각합니다.
“통계를 보면 한국과 미국의 젊은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꽤 다릅니다. 미국 젊은 세대는 ‘가족’을 최우선으로 꼽는 반면 한국 젊은 세대는 ‘물질적 풍요’를 중요하게 생각하더군요. 물질을 중시하는 소비 중심 문화는 서구에서 시작됐는데, 정작 미국인들은 그것을 삶의 최우선 가치로 여기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은 여전히 가족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1970년대 초반에 떠나온 한국은 ‘가족’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던 나라였습니다. 세계를 돌아보면서도 한국의 가족 문화가 참으로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믿었습니다. 가족 문화가 한국에서 거의 사라져 버렸다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한국이 물질 중시 문화에 깊이 빠져 원래 있던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가족이 한국인, 특히 젊은 세대에게 다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길 바랍니다. 한국처럼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문명이라면 그 기반은 가족의 힘으로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이를 잊고 있는 듯합니다. 북한에서는 아직 잊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
저에게는 자녀가 아홉 명 있으며 손주가 열 명 있습니다. 저는 가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며 ‘가족은 많을수록 좋다’고 믿습니다.”
통일과 함께 올 ‘밝은 미래’
그는 대한민국이 마주한 난제를 해결할 방법으로 ‘코리안 드림’에 기초한 한반도 통일을 제안한다.
“통일은 잭팟(jackpot)입니다. 한국의 밝은 미래는 통일과 함께 올 것입니다. 통일은 한국 경제에 큰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번영의 기회를 가져다줄 거예요. 북한 인구 2600만 명이 경제권에 합류하면 국내 시장의 규모가 확대될 뿐 아니라 엄청난 수준의 인재와 자본이 유입됩니다. 또한 ‘코리안 드림’을 바탕으로 통일된 새로운 나라를 세운다면 많은 해외 동포가 한국에 들어오고 투자할 것입니다. 세계에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30조 달러에 달합니다. 통일이 이뤄지면 각종 자본이 몰려들어 말 그대로 잭팟이 될 겁니다. 통일 이후 북한 경제가 성장하는 속도는 과거 중국 연안 지역의 발전 속도보다 훨씬 빠를 거예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통일에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통일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잘못된 얘기를 들었을 겁니다. 그런 주장은 35년 전 독일 통일의 사례를 기반으로 추정한 것으로 현재는 쓸모없어진 정보입니다. 서방 선진국들은 북한이 큰 안보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여깁니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커넥션을 우려합니다.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맞서 러시아 쪽에 가담한 유일한 국가입니다. 유럽인들 또한 북한이 글로벌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코리안 드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통일 국가를 지향한다면 서구와 동맹국이 한국을 지원할 거예요.”
그는 2010년부터 ‘우리 역사와 문화를 관통하는 홍익인간 이상을 바탕으로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통일된 새로운 국가 실현’을 비전으로 제시한 ‘코리안 드림’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2012년엔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AKU)을 설립해 세계적인 민간 통일운동을 불러일으켰다. AKU는 미국, 일본, 영국 등에 지부를 뒀다.
“통일의 비전에 대해 한국 전체가 하나로 합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북한은 한국 내부에 존재하는 ‘통일에 대한 분열된 인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왔습니다. 핵 개발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사실상 남측에서 비롯한 측면이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례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진한 남북대화의 경우처럼 보여주기식 이벤트는 있었으나 종국에는 실질적 성과가 없었습니다.
한반도 통일운동을 해온 지 15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통일을 실천하는 단체들을 모아 풀뿌리 통일운동 연합체를 만들었습니다. ‘코리안 드림’을 기반으로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 등을 통해 한국뿐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통일을 향한 풀뿌리 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에 시민 주도의 풀뿌리 운동을 통해 통일을 이루겠다는 독트린을 내놓았습니다. 2023년 8월 미국과 일본도 한국까지 3국이 참여한 캠프데이비드 선언을 통해 풀뿌리 시민운동을 통한 한국 통일을 지지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패싱하고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운동은 미국을 본래의 건국이념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풀뿌리 운동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새 행정부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풀뿌리 운동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행정부가 통일 문제와 관련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미국은 북한 관련 정책을 재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나 대북 전문가 대부분은 비핵화를 단일 목표로 삼은 기존 접근 방식이 실패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래서 북한 핵문제를 다루는 새로운 방안에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통일이라는 거시적 관점이 핵심 이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은 “우리는 ‘통일 자체만을 위한 통일’이 아니라 ‘코리안 드림’이라는 분명한 비전을 가진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철 기자]](https://dimg.donga.com/a/700/0/90/5/ugc/CDB/SHINDONGA/Article/67/ae/de/4a/67aede4a10a1d2738276.jpg)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의장은 “우리는 ‘통일 자체만을 위한 통일’이 아니라 ‘코리안 드림’이라는 분명한 비전을 가진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철 기자]
통일되고, 독립되고, 자유로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2023년 ‘반(反)통일 2국가 선언’을 내놓았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은) 시대에 북한 정권의 기본 의제이던 ‘통일’을 더는 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남북은 한반도 전체를 이끌어갈 경쟁적 비전을 내세우며 각각 형성된 체제입니다. 북한이 자체적으로 추구하던 통일 비전을 포기했다는 것은 통일 경쟁에서 패배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간문제일 뿐 우리가 승리했다고 확신합니다. ‘코리안 드림’은 앞으로도 계속 북한에 유입될 것입니다. 북한의 치명적 약점은 북한의 지도자가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주민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통제력은 앞으로 계속 약화할 것입니다.”
북한을 방문할 계획은 없습니까.
“김정은 총비서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상황을 똑바로 인식한다면 ‘코리안 드림’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가 건설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독재자가 그랬듯 결국 자기 국민에게 쫓겨나는 비참한 운명을 맞이할 수도 있겠고요.
제 선친께서는 반공주의자로서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습니다. 깊은 신앙심을 지닌 분이었고, 하나님께서 원수로 여겼던 사람들까지도 끌어안으라고 부르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문을 열기 위해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을 만났습니다. 선친은 홀로 북한에 가셨습니다. 그만큼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 것이지요.
제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난다면 혼자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자유세계의 여러 인사를 함께 데려갈 계획입니다. 저는 말만 하는 사람이 결코 아닙니다. 확실하게 준비해 모두 함께 갈 겁니다. 자유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북한에 들어가 김정은 총비서를 만날 것입니다.”
문 의장은 “한 사람의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모두가 함께 꿀 때 그 꿈은 실현된다”는 칭기즈칸의 말을 자주 인용한다.
“칭기즈칸 부족은 몽골에서 가장 약한 집단이었으나 ‘한 하늘 아래 하나 된 세상’이라는 그들의 꿈은 심오했습니다. 모두가 함께 같은 꿈을 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건설한 것입니다. 미국 혁명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잘것없는 농부, 작은 가게 주인들이 대영제국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신에게서 받은 천부인권을 보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꿈이 건국으로 이어졌고, 오늘의 초강대국이 됐습니다. 홍익인간이 밝힌 이상은 몽골제국의 꿈, 미국을 건국한 이들의 소망과 같습니다. 3·1운동 때의 애국자들은 ‘통일되고, 독립되고, 자유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열망을 품었습니다. 한국의 통일은 평화적이어야 하며 선조들이 선언한 이상과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합니다.”
밤도둑이 들이닥치듯
그는 “통일은 ‘밤도둑이 들이닥치듯’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고 했다.
“중요한 건 한국인이 통일을 ‘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국인이 진심으로 통일을 바라야, 비로소 동맹국들도 지원하고, 모두가 함께 힘을 보탤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통일 자체만을 위한 통일’이 아니라 ‘코리안 드림’이라는 분명한 비전을 가진 통일을 추구해야 합니다.
독립운동가들의 열망은 홍익인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현대 국가와 공화국 건설이었습니다. ‘코리안 드림’은 독립운동의 염원을 이어받아 ‘홍익인간’ 이념을 바탕으로 서양의 장점과 한국의 장점을 결합한 ‘모델 국가’를 건설하자는 비전입니다. 이러한 모델 국가는 전 세계에 모범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