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호

트럼프, 세계 경찰 포기하더라도 ‘팍스아메리카나’ 지킨다

[총력분석 | ‘성동격서’ 트럼프의 노림수] 北 비핵화·中 견제… 韓, 트럼프 손 잡아야

  • 최명상 前 공군대학총장·파리1대학 국제정치학 박사

    입력2025-03-22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美, 소련보다 中을 더 위험한 존재로 생각

    • 바이든 동맹 강화 나섰지만 결과는 러-우 전쟁

    • 트럼프, 갖은 수단 총동원해 북-중-러 공조 끊겠다

    • 韓,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에 적극 협조해야

    2024년 11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공화당 지지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이 적힌 파우치를 들고 두 손을 치켜든 채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2024년 11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던 공화당 지지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이 적힌 파우치를 들고 두 손을 치켜든 채 환호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취임으로 많은 나라가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세계 경찰국가를 자처했던 미국의 리더십이나 도덕적 가치를 외면한다. 오로지 미국만의 이익을 위해 광분하고 있다. 인종과 성별, 종교 등의 차별을 배격하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은 사실상 포기했다. 불법 이민자를 공개 비판하며 국경 봉쇄에 나선다. 외교에서도 광폭 행보가 이어진다. 대대적 관세인상은 시작일 뿐이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는 이야기도 서슴지 않는다.

    기상천외한 발상과 행보에 한국도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한미 자유무역협정 무효와 같은 극단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그의 정치철학을 ‘트럼피즘’이라 한다. 미국 우선주의(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필두로 보수주의와 반공주의, 반세계화주의, 우익대중주의 등이 트럼피즘의 특징이다. 대외정책에서는 보호무역주의와 민족주의를 지향한다.

    세계대전 거치며 세계 경찰 된 미국

    트럼프 지지자들을 ‘트럼피스트’라고 한다. 이들은 트럼피즘이야말로 미국의 진정한 정통 보수주의를 계승하는 이념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트럼피스트는 미국이 세계의 경찰 역할을 그만두고 자국의 이익을 챙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확히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19세기 ‘먼로 독트린’ 시절로 돌아가길 원한다. 먼로 독트린은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면 간섭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21세기 트럼피스트가 부활시킨 먼로 독트린엔 불개입주의에 더해 이민 억제 정책이 추가됐다.

    트럼프 정부 대외정책의 다른 한 축은 세계 경찰 지위 포기다. 탈냉전 이후 미국은 전 세계 시장에서 활동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동맹과 우방을 늘렸고, 이들을 지키며 세계 경찰을 자처했다. 트럼프는 이 지위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5월 미국 폭스TV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은 세계 경찰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동맹국을 위해 더는 해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세계 최강국의 헤게모니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예산을 덜 쓰며 지금의 위치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세계 경찰이 됐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년 전인 1918년에 참전하지만, 연합국 승리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전쟁을 겪으며 초토화된 유럽 국가들과 달리 미국은 국토를 지켰다. 전쟁 물자를 보급하며 경제 상황도 나아졌다. 우드로 윌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1920년 전쟁의 재발을 위해 국제연맹을 설립해 향후 국제연합으로 발전할 씨앗을 심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은 뒤늦게 참전했지만 전쟁을 끝낼 핵심 전과를 독점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은 네 번을 연임하며 전시 대통령으로서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쟁 후반기 독일 나치당의 패망이 확인된 후인 1941년에는 제1차 연합국 회의를 열어 국제연합(UN)의 토대를 쌓았다. 다시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일은 막아내기 위해 평화유지군 창설 및 국제연합 기구의 필요성에 대해 논했다. 1945년 4월, 종전을 네 달 앞두고 루스벨트 대통령은 사망했지만 유엔은 남았다. 유엔은 다양한 국가의 연합이지만 실제 맹주는 미국이었다. 이때부터 미국은 세계 경찰 역할을 자임했다.

    명실상부 세계 최강국으로 거듭난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세계정치 질서를 주도했다. 세계경제 정책도 보호무역주의를 철폐하고 미국 달러를 세계 기축화폐로 금본위제를 실시했다. 금 1온스(약 28.3g)의 가격을 35달러로 고정했다. 미국 정부가 달러 가치가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며 세계 통상 전반에 관여하는 체제가 시작됐다. 미국의 부담은 커졌으나 환율이 안정적이니 대외 거래가 크게 늘었다. 관세와 무역에 대해서도 자유무역주의를 택했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 꿈꾸는 중국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승전의 또 다른 축인 소련이 득세하며 냉전시대가 열렸다. 미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파했다면, 소련은 공산주의 체제를 전파했다. 소련의 초대 서기장 이오시프 스탈린은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은 물론 북한까지 공산화에 성공했다. 뒤이어 그리스, 튀르키예까지 공산화를 시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 뉴시스

    해리 트루먼 당시 미국 대통령은 소련 봉쇄정책인 ‘트루먼 독트린’을 1947년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은 공산주의 확대를 막기 위해 나서게 됐다. 미국은 군사력을 투사하면서까지 세계 각국의 체제 대결에 나섰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이 대표적 예다. 한국은 6·25전쟁을 거치며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 한미동맹을 맺었다.

    초강대국인 미국도 두 번의 전쟁을 치르자 반전 여론이 불거졌다. 1969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닉슨 독트린’을 내놨다. 미국의 적극적 군사개입을 피하겠다는 내용이다. 이후 금본위제도 철폐, 세계 통상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일부 내려놓았다. 대신 외교로 소련을 견제했다. 1972년 마오쩌둥과 정상회담을 열어 미·중 외교관계를 복원했다. 영향력은 줄었지만 결과는 좋았다. 1991년 소련이 70여 년 만에 붕괴했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국제질서를 주도해 왔다.

    1972년 2월 21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마오쩌둥 중국 초대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리퍼블릭

    1972년 2월 21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마오쩌둥 중국 초대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리퍼블릭

    2012년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가 생겼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G-2)으로 급부상한 중국이다. 2013년 등장한 시진핑 정권은 ‘중국몽’을 내걸며 중국 중심의 세계를 열겠다는 야심을 보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임기(2017~2021)에 미국 우선의 국가주의로 맞서겠다며 미·중 패권경쟁을 본격화했다.



    트럼프, 바이든의 과오 겪지 않을 것

    그 시작은 관세였다. 2018년 미국은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 818종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 등에 똑같이 25%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환율 조작 의혹, 특허 침해, 본국 투자 해외 기업에 대한 기술력 갈취 문제 등을 제기하며 계속 보호무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러시아와 가깝게 지냈고, 북한의 손도 잡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과거 닉슨 전 대통령이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의 손을 잡은 것처럼, 러시아-북한의 손을 잡으려 한 것이다. 그만큼 미국은 중국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과거 소련보다 중국을 더 위험한 나라로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중국의 국제사회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러시아,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쿠바 등 여러 국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중국은 소련을 대신해 과거 공산주의 세력의 맹주가 됐고, 이제는 그 영향력을 중동, 제3세계로 넓히려 하고 있다.

    이에 바이든 전 대통령은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을 견제하려 했다. 영국과 손잡고 오스트레일리아의 핵잠수함 건조를 지원했고, 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와 미국의 안보 협의체(QUAD·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를 강화했다. 한국, 일본과는 3국 협력 사무소도 출범시켰다. 동맹은 공고해졌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중국의 우방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눈치를 더는 보지 않았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해 말 러시아에 병력까지 보내며 러시아에 힘을 실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는 선전포고도 없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두 전쟁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끝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에야 종전 및 그에 대한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정부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안보 측면의 인사만 봐도 알 수 있다. 마이크 왈츠 안보보좌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세 사람 모두 대(對)중국 강경파다. 트럼프 정부 2기의 국방 계획을 주도하게 될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지명자도 미국 국방 전략 변화를 다룬 저서 ‘거부 전략(The Strategy of Denial)’에서 “미국은 중국의 지역 패권 확립 저지를 최우선 전략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미군 자원을 인도·태평양 지역에 집중해 중국의 부상을 막는 전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콜비 지명자의 주장은 주한미군 철수, 혹은 축소설로 번졌다. 그는 2023년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에 주군하는 미군은 중국 인민해방군을 상대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주한미군이 대만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탄약이나 병참 능력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한반도에서 이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마지막 국방장관을 지낸 마크 에스퍼의 회고록 ‘신성한 맹세’에도 주한미군 철수설이 언급된다. 책에 따르면 주한미군 철수 완전 철수 주장을 굽히지 않는 트럼프에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한미군 철수는 두 번째 임기 때 우선순위로 하시지요.”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무절제하고 공격적 언사로 설화를 입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중국의 위험성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조지프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3월 11일 세종연구소 주최 세종포럼에서 “주한미군의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임무는 소위 인계철선(tripwire) 역할”이라며 “북한이나 외부의 한국 공격을 온몸을 다해 막아낸 후, 미국이 대규모로 개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은 한국으로 넘어왔다. 한국은 미·중 패권 경쟁의 현실에서 우방인 미국의 손을 잡아야 한다. 트럼프 재등장과 미국 우선 정책을 보고 부화뇌동해선 안 된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늘리고,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방호 체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일본·인도·오스트레일리아에 이어 한국이 아시아 방호 체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 이후 한국과 미국, 일본이 손을 잡고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격인 ‘인도태평양 집단군사안보체기구’(IPTO·Indo Pacific Treaty Organization) 창설까지 고려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체제에서 유럽 국가들은 NATO 결성으로 소련의 위협을 이겨내고 마침내 소련을 붕괴시켰다. 한국도 냉전시대 유럽 국가들이 했던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어야 한다. 미국산 원유와 가스 도입량을 대폭 늘려 한미 무역역조를 일부 해소하려는 모습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는 미국에만 이득이 되는 일은 아니다. 무역역조를 일부 해소해 주며 미국에 받아낼 것은 받아내야 한다. 한국과 미국의 더 밀접한 안보협력은 물론 원자력산업, 조선·항공 등 방위산업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이는 미국도 바라는 바다. 미국의 대표적 국제 전략 분야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중국 해군과 경쟁에서 미국이 우위를 점하려면 한국, 일본 등 조선산업이 강한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CSIS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국이 운용하는 전함은 총 234척. 미 해군의 219척(군수·지원 함정을 제외한 숫자)보다 많다.

    북한과 러시아 ‘신뢰’? 설득 위한 방안일 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러시아와 가깝다는 점을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당시 “북한 김정은을 신뢰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2018년과 2019년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노렸지만, 비핵화 합의는 성공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악수하고 있다. 동아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악수하고 있다. 동아DB

    러시아와는 더 관계가 깊다. 2016년 12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미국 정부는 현재 CIA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같은 일로 고생한 뒤 정이 들어서일까. 2월 27일 현지 언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우리는 ‘러시아 사기사건(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함께 겪어왔다”며 “푸틴이 자신의 말을 어기지 않을 것이며 안전보장을 지킬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나 러시아를 신뢰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이들을 설득해 미국의 질서 아래 두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이 미국의 의사에 반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경고하거나 관계를 끊었다. 지난 임기 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비핵화 합의에 실패했다. 이는 북한이 일부 핵실험 시설을 숨기고 회담에 임했기 때문이었다. 회담 결렬 직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영변 핵시설 외에도 규모가 굉장히 큰 핵시설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영변 등 일부 시설만 포기하며 핵실험을 계속할 계획이었던 것. 미국이 이 부분을 지적하며 전면 비핵화를 요청하자,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비핵화 합의는 실패로 돌아갔고, 양국 간 관계는 얼어붙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3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마련한 전면 휴전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러시아) 금융에 매우 나쁜 일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 북한과 미국이 가까워지는 것을 불안해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을 도와 북한을 외교 협상 테이블로 이끌고, 그 자리에 한국도 동석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평양에 남·북·미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북한 관광도 재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이 한국의 풍요로운 환경과 문화를 확인하고 나면 현 북한 체제에 관한 생각을 수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필자는 공군대학총장 시절 1986년 북한의 M-19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 대령과 3년 가까이 함께 근무하면서 그의 귀순 동기를 들었다. 이 대령은 “비행 중 공중에서 KBS 라디오를 듣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움직였다”고 고백했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발전한 나라다.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일본제국을 격파하며 광복을 맞이했고, 미국과 유엔군의 파병으로 북한군의 침공에서 한반도를 지킬 수 있었다. 이후에도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을 이어가며 지금의 경제·문화 성장을 이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도 위기보다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그의 파격적 행보에 놀라기보다는 그를 도와 북한 비핵화 및 중국 팽창을 막아낼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 많이 본 기사
    • 최신기사

    매거진동아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