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림픽 보이콧’은 정치적 조작”
”미국 등 일부 국가 ‘대만 독립 지지’는 내정 간섭”
“民主는 ‘주먹 큰 사람 맘대로 결정하는 게 아냐”
“산과 물로 연결된 한반도, 전쟁 나면 中도 좋을 게 없어”
“종전선언은 옆에서 잘 도와드릴 생각”
“내년 한‧중 수교 30년, 각 분야 협력 증진하자”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 포럼 신임 회장 취임
12월 10일 서울 잠실동 동방명주에서 (사)한중안보평화포럼 초청 연설을 하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사)한중안보평화포럼 제공]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12월 10일 서울 잠실동 동방명주에서 열린 (사)한중안보평화포럼 초청 연설에서 “한‧중 관계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내정 간섭 반대 △정치적 조작 반대 △패권과 패도에 반대 △집단 대결에 반대가 필요하다”며 “도전적 요인에 직면한 상황에서 양국이 손을 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美 ‘올림픽 보이콧’은 정치적 조작”
‘어려움을 헤치고 의연하게 나아갑시다’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싱 대사는 “양국의 국정과 발전단계에는 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도전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자 대만 해역 평화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대만 문제에 대해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양국의 정치적 기반을 잘 지켜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부연했다.미국이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데 대해서는 “중국은 미국 정부 관료들을 올림픽에 초청한 적이 없다”며 “그들이 오든 안 오든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또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어긋나며, 국제 올림픽 사업과 각국 선수들의 이익도 해친다”며 “미국의 이런 행동은 순전히 과장된 언행으로 환심을 사려는 정치적 조작”이라고 규정했다.
동시에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은) 냉전시기 양 진영이 서로 올림픽을 보이콧했던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며 “한국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주최국으로서 공개적으로 베이징 올림픽 성공 개최를 지지한 것을 봤다.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국제 집단따돌림”
또한 싱 대사는 “어제(12월 9일) 이른바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개최한 미국은 ‘민주’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회의 초청국을 미국 측에서 마음대로 정했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반대파에 대한 집단 따돌림식 패권주의적 행위이며, 냉전적 사고를 되살려 진영 대결을 부추길 것”이라며 불편함을 내비쳤다. 이어 “민주는 ‘주먹이 큰 사람이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일부 국가의 특허도 아니다”며 “민주주의는 모두 ‘미제(美製, 메이드 인 아메리카)’여야 하는 것도 아닌 만큼 각국 국민들이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은 이데올로기가 다른 중국의 정치 제도를 이해하고 대해 주길 기대한다”며 “한국이 패권주의와 국제 집단따돌림에 반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이 참여하는 안보협의체 ‘쿼드(QUAD)’와 미국‧영국‧호주 간 3자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에 대해서도 싱 대사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지역의 군사 집단을 강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오늘날 세계 평화·발전·협력의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2021년 11월 11일 중국공산당이 채택한 ‘역사결의’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 대해서는 “중국은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위한 새 여정을 시작했다”며 “중국의 발전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이 흘러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옛말처럼 중‧한 수교 30년이 되는 ‘이립(而立)의 해’인 2022년에는 각 분야 교류 협력을 촉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 포럼 신임 회장 취임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과 백승주 신임 포럼 회장,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등 참가자들이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한중안보평화포럼 제공]
이어진 2부 행사에서는 (사)한중안보평화포럼 이상기 초대 회장(전 주중 한국대사관 국방무관)과 신임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20대 국회의원)의 회장 이‧취임식이 열렸다. 과거 중국 베이징대 방문 교수를 지낸 인연을 소개한 백 신임 회장은 인사말에서 “중국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최대 교역국이지만, 안보 측면에서는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할 일이 많다”며 “포럼이 양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민간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 신임 회장은 국방부 차관 시절이던 2013년 11월 중국이 우리나라 이어도 등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CADIZ)을 선포하자 이에 대응해 영공 범위를 확장한 새로운 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고, 이듬해 3월에는 6·25전쟁 당시 사망한 중국군 유해 437구의 송환을 추진하는 등 원칙에 입각한 대중국 정책을 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학자와 공직자를 지낸 경험을 살려 1.5 트랙외교를 통한 한‧중 관계 발전에 기여하는 포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윤주경 국민의흼 의원과 박한상 KBI그룹 부회장, 이준훈 방송인, 김병태 예비역 소장, 이성우 경운대 교수, 중국 공공외교 민간 싱크탱크인 차하얼학회(察哈尔学会) 장충의 부비서장 등 30여 명이 참석해 한‧중 관계 발전을 모색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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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강 편집장
bsk@donga.com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평범한 이웃들이 나라를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남도 나와 같이, 겉도 속과 같이, 끝도 시작과 같이’ 살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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