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호

부산의 밤은 낮보다 빛난다

"주말? 부산!" 입소문난 부산 ‘야경 맛집’ 8選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입력2021-12-1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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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주황빛부터 따스한 노란빛, 처연한 푸른빛, 도시적인 보랏빛까지…. 부산은 형형색색으로 채색된 풍경화 같은 도시다. 건물이 깨끗하고 시원하게 솟은 도시형 해변 마린시티, 360도 부산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황령산 봉수대, 사랑과 낭만이 가득한 달맞이언덕 문탠로드, 바닥 분수에 다채로운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까지. 이들 모두는 부산 야경이라는 작품을 구성하는 각각의 물감이다.

    Place 01 마린시티

    잔잔하게 일렁이는 부산 바다와 고층 건물이 어우러진 마린시티는 부산을 대표하는 야경 명소.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이곳은 과거 수영만 매립지였다. 주거지 중심의 신도시가 조성되며 밤이면 진정한 매력을 뿜어내는 야경 맛집이 됐다.

    고층 건물이 가득한 스카이라인에서 내뿜는 다채로운 빛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압권. 마린시티의 고층 건물 사이 길을 걸으면 마치 뉴욕 맨해튼에 온 느낌을 받을 정도다. 세련된 도시형 해변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마린시티엔 즐길 거리도 많다. 마린시티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더샵 아델리스 아파트까지 해안 800m 구간에 조성된 ‘영화의 거리’는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 인프라. ‘영화와 놀고 즐기기’를 주제로 △1000만 관객 영화존 △애니메이션존 △해운대 배경 영화존 등 3개 테마 거리가 마련돼 있다. 트릭아트 포토존, 영화촬영장 조형물, 산토리니 광장, 유명 배우 핸드프린팅 등 이색적인 볼거리가 가득하다.

    산토리니 광장에 세워진 관측용 망원경은 이용료를 받지 않는다. 관광객과 주민 누구나 이곳에서 오륙도, 광안대교 등을 바라볼 수 있다. 한화리조트를 중심에 두고 좌우에 모여 있는 세계 각국의 음식점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광안대교 풍광을 마주 보며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1로 9

    Place 02 송도해상케이블카

    높이 86m 상공에 있는 송도해상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지나는 국내 케이블카 중 노선이 가장 길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동쪽 송림공원에서 앞바다를 가로질러 서쪽 암남공원까지 총 1.62㎞를 운행한다. 낮에는 방파제와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을 볼 수 있다면, 밤에는 바다와 송도구름산책로가 만들어내는 매혹적인 야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를 떠다니며 느끼는 짜릿함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송도해상케이블카 정류장에는 사이언스 뮤지엄 ‘송도 도펠마이어 월드’가 있다. 케이블카의 과학 원리를 보여주는 공중그네 시뮬레이터 ‘가상현실(VR) 스카이스윙’ 등 이색 체험시설도 마련돼 있다. 송도해상케이블카 이용요금은 대인 왕복 기준 일반 캐빈은 1만5000원, 크리스털 캐빈은 2만 원이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위치 부산시 서구 송도해변로 171

    Place 03 달맞이언덕 문탠로드

    문탠로드는 2008년 해운대구청이 달맞이고개의 능선을 따라 오솔길을 연결해 만든 2.2㎞ 구간의 산책로. 주위 풍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으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햇볕에 살갗을 태운다’는 뜻의 영어 단어 ‘선탠(suntan)’에서 착안해 달빛 기운을 받으며 사색하는 산책로라는 의미를 담아 ‘문탠(moonta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산책길 가운데는 국내 최초로 2008년 4월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마쳤다.

    철썩철썩 파도가 치는 가운데 소나무 사이로 쏟아지는 문탠로드의 달빛은 네온사인이 만들어내는 빛과는 다른 결의 야경을 펼쳐낸다. 이 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달맞이언덕에 있는 정자 해월정(海月亭). 정월에 해월정에서 달빛을 받으면 사랑의 언약이 이뤄진다는 전설 때문에 해월정은 사랑의 명소로도 유명하다. 달맞이언덕 주변에는 분위기 있는 식당과 카페 등도 모여 있다.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달맞이길 190

    Place 04 누리마루 APEC하우스

    해운대 동백섬 내 누리마루 APEC하우스는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장소로 건립돼 그해 11월 20일 대중에 공개됐다. 한국식 정자를 모티프로 지은 건물 외관이 멋지다. 해운대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점도 매력 요소다. 화려하게 불을 밝힌 광안대교 뒤로 붉은 노을이 번지고 누리마루 지붕에 환한 조명이 켜지면 한 폭의 그림이 만들어진다. 동백섬 등대 광장에 서서 야경을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자연과 도시가 빚어내는 한 폭의 그림 속에 들어앉은 기분이다. 동백섬에는 해안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더위로 잠 못 이루는 여름밤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풀 내음을 맡으며 숲속을 걷다 바다를 만나면 몸과 마음이 모두 치유되는 느낌이다.

    위치 부산시 해운대구 동백로 116

    Place 05 황령산 봉수대

    황령산은 부산 야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장소다. 부산 도심 한가운데 넓게 뻗어 있는 데다 자동차도로가 잘 조성돼 있어 야간 산행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산에 오르면 광안대교를 비롯해 해운대와 서면, 광복동 등의 풍경을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황령산 저녁 풍경은 일몰 시점부터 시작된다. 하늘과 도시 전체를 뒤덮는 붉은 노을을 눈에 담는 경험은 경이로움 그 자체. 짧은 매직 아워(magic hour·황혼 시간대)가 끝나고 어둠이 도시를 덮으면 화려한 야경이 점차 위용을 드러낸다. 동서남북에 따라 달리 보이는 도시 야경을 제대로 조망하려면 봉수대에 올라야 한다.

    황령산 봉수대에서 부산 도심을 내려다보면 형형색색으로 불 밝힌 오밀조밀한 주택과 아파트, 검은 실루엣을 드러낸 산허리, 그리고 밤물결이 넘실대는 망망대해까지 부산의 온갖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봉수대에 설치된 전망대 안내판을 보면 현재 내가 부산 어느 지역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위치 부산시 부산진구 전포동 산 50-1

    Place 06 오랑대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와 연화리 일대에 조성된 공원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해동용궁사에서 멀지 않으면서 호젓하게 기장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숨은 명소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완만한 구릉에는 유채꽃, 나리꽃 등 철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 해안 절경과 탁 트인 시야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오랑대는 사진 동호인 사이에서 일출, 일몰 명소로 이름난 곳이기도 하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오랑대를 방문하면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과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해안선을 따라 놓인 크고 작은 암석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이 일품이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여유롭게 산책하다가 일몰 시간에 맞춰 탁 트인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바다 뒤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봐도 좋다. 일출, 일몰 시간은 계절별, 일별 기상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기상청 홈페이지를 확인할 것.

    위치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340

    Place 07 다대포 꿈의 낙조 분수

    다대포해수욕장 입구에 있는 꿈의 낙조 분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바닥 분수에 다채로운 색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어우러져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부산의 명물. 주말이면 주변 도로가 교통체증에 시달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낙조 분수의 음악 분수쇼는 클래식, 국악, OST, 대중가요, 성인가요, 팝송, 동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레퍼토리로 구성돼 있다. 음악 분수쇼는 4월부터 10월 사이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8시에 시작된다. 공연 시간은 대략 20분이다.

    위치 부산시 사하구 몰운대 1길 14

    Place 08 광안리 바다·빛 미술관

    광안리 해변을 따라 자리 잡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광안리 해변에 어둠이 깔리면 ‘빛’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유명 작가의 작품 6점이 광안대교와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을 환상적인 공간으로 만든다. 광안리해변 테마거리 중앙에 위치한 고(故) 백남준의 ‘디지테이션’ 작품을 중심으로 앞쪽에는 심문섭의 ‘섬으로 가는 길’, 남천동쪽 방파제에는 장 피에르 레노의 ‘생명의 원천’, 민락동 해변 끝자락에는 샤를 드 모의 ‘영상 인터랙티브’가 설치돼 있다. 광안리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얀 카슬레의 ‘은하수 바다’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백사장에는 제니 홀저의 ‘디지털 빛의 메시지’가 매일 밤 알록달록 야경을 만들어낸다. 연중무휴 오후 7시부터 자정까지 운영되며 관람 비용은 무료다.

    위치 부산시 광안리 해변 일원

    사진 | 부산시·부산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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