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수라, 김종환, 리아킴, 김성환, 이승훈 등과 새생명어린이합창단, 아나운서 김병찬이 콘서트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위러브유]
2000년 서울에서 시작한 사랑의 콘서트는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위러브유의 연례 복지행사다. 20년간 17만3500명이 참석해 지구촌 가족을 위한 노래를 함께 부르고 들었다. 콘서트에서 모인 기금으로는 요르단·칠레·모잠비크·캄보디아 등 물 부족, 빈곤, 재해로 신음하는 22개 국가를 도왔다. 국내외 다문화·복지소외가정 2만1774세대에 생계비를 지원해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했고, 심장병·난치병 및 기타 질병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어린이 132명의 의료비를 지원했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복지 활동의 일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30년 가까이 지구촌 각지에서 복지 활동을 펼쳐온 유엔 DGC(공보국) 협력단체 위러브유는 현재 65개국 15만5000여 회원들이 인류의 행복과 화합을 위해 이타적 행보를 이어간다. 위러브유는 대한민국 훈장을 비롯해 미국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8회)과 라이프타임상, 캄보디아 국왕 훈장, 에콰도르 국회 훈장 등 다수의 상을 받았다.
국경 초월한 화합의 자리
제21회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에 참석한 관람객들이 가수들의 무대를 즐기고 있다. [위러브유]
“‘그 누구도 외롭지 않은 삶을 살게 하자, 어머니의 사랑으로’ 이 슬로건이 위러브유가 존재하는 이유”라며 개회사를 시작한 장길자 회장은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과 온정의 손길이 국내와 해외 지구촌 이웃들에게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고 희망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장 회장은 또 “한 해를 마감하는 연말에 자신과 이웃을 돌아보며 남을 돕는 시간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삶의 기쁨”이라며 “고단하고 힘들어도 오늘 사랑의 노래로 많은 위로를 받고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이날 콘서트는 각국 외교관들이 자리한 국제 협력의 장이기도 했다. 어용바타르 작닥 주한 몽골 대사대리는 “재난, 질병, 빈곤 등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평화롭고 존중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하는 위러브유를 환영한다”고 축사했다. 영상 축사를 보내온 빌리아미 바잉가 톤 유엔 주재 통가 대사는 “기후 인식과 행동 측면에서 리더십을 보여준 위러브유와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오도 테비 유엔 주재 바누아투 대사는 “지원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며 “함께 사회를 변화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셈 B A 압델말릭 리비아 참사관은 지난 9월 대규모 홍수 이후 리비아를 재건하는 데 위러브유가 큰 도움을 주었다며 “(위러브유는 사랑의 콘서트 등의 활동을 통해) 20년 동안 인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드는 활동을 해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안드레이 체르네츠키 주한 벨라루스 대사는 “먼 나라 사람들까지 돕는 위러브유의 역할은 지구온난화 대응에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아그네스 음바요 시에라리온 일등서기관은 “위러브유의 물·위생 보장 지원이 아프리카에 특히 중요하다”며 추후 협력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사랑을 나누고 희망을 노래하다
콘서트 2부는 기후변화, 경제위기 등으로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내온 서로를 위로하고 2024년의 기대와 설렘을 나누는 자리였다. 사회자를 맡은 김병찬 아나운서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새생명어린이합창단이 동요 ‘앞으로’ 메들리로 객석에 미소를 선물하며 콘서트 시작을 알렸다.가수 이용이 ‘서울’, ‘잊혀진 계절’로 분위기를 달궜고, 성악가들의 노래는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세계 3대 테너와 협연한 박미혜 서울대 교수와 소프라노 강민성, 바리톤 오유석, 테너 윤승환이 ‘그리운 금강산’, ‘볼라레(Volare)’, ‘아름다운 나라’ 등으로 다양한 무대를 꾸며 감동을 선사했다. 박 교수는 “회원들의 마음이 지구촌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함께 행복해지는 날까지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바리톤 오유석은 “사랑이 필요한 곳에서 나눔을 실천한 여러분 덕분에 기적 같은 일들이 펼쳐졌다”며 “이번 겨울이 그 사랑으로 더 따뜻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1부 기금전달식 사회를 맡았던 배우 김성환은 ‘묻지 마세요’, ‘밥 한번 먹자’를 불러 분위기를 돋우었다. 15회째 콘서트에 참석한 ‘마이웨이’의 가수 윤태규와, 첫 회부터 위러브유와 인연을 맺은 가수 이승훈이 반가움이 역력한 목소리로 무대를 장식했다. 부녀(父女) 가수 김종환과 리아킴은 ‘가족을 위한 노래’를 함께 불러 객석과 교감했다. ‘아! 대한민국’으로 마지막을 장식한 가수 정수라는 “보람된 일을 하면 한 해를 마무리할 때 행복하다. 어떤 무대보다 사랑의 콘서트가 그렇다”며 벅찬 소회를 밝혔다.
관객들은 오랜만에 열린 콘서트를 반기는 한편 지구촌 가족들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김소영(50) 씨는 “전 세계가 기후재난으로 어렵지만 멀리 대한민국에서 위러브유를 통해 응원하고 있으니 힘내시면 좋겠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상현(63) 씨는 “새생명 사랑의 콘서트는 ‘어머니 사랑의 품’이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계를 가족처럼 아우르며 이웃을 돕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용오 전 헌법재판소 이사관은 “‘어머니의 사랑’을 전하는 위러브유는 지구촌 힘든 이웃들을 위해 헌신하는 참 어머니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재난이 많은 지구촌에 오늘 행사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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