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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기자의 풍수와 권력<마지막회>

수맥 피하고 귀문(北東) 방위 경계하라

우리 집 명당으로 바꾸기

  • 안영배 | 동아일보 출판국 전략기획팀 기획위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수맥 피하고 귀문(北東) 방위 경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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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맥 피하고 귀문(北東) 방위 경계하라

문왕팔괘(후천팔괘) 방위.

실제로 우리 조상은 귀문 방위에 대해서는 불결한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을 경계하고 항상 청결한 상태가 유지되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특히 동북쪽 방위의 건물 구조가 방정하지 못하고 들쭉날쭉하거나, 화장실·하수구·창고·쓰레기통 등 불결한 의미를 지닌 시설이 놓일 경우 집안에 액운이 미치기 쉽다고 보았다.

일본은 귀문방에 대해 우리보다 더 경계심을 가졌다. 11세기 헤이안 시대에 나온 일본 최고(最古)의 정원서 ‘작정기’는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의 금기사항 등을 자세히 기록했는데, 여기서도 귀문에 대해 언급한다.

“오척(五尺) 이상의 돌을 북동쪽에 세우지 말라. 귀문에서 귀신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높이가 4~5척 되는 돌도 귀문에 세우지 말라. 이는 유령돌(靈石)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악귀들이 들어오는 것을 재촉해 사람들이 오래 거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일본인들이 귀문방을 극도로 경계했다는 사실은 통계조사에서도 드러난다. 1947년 일본 문부성 조사(文部省迷信調査協議會)에 의하면 귀문방을 회피하려는 ‘귀문 회피율’이 조사 대상자 중 66%에 달했는데, 도시와 농촌 같은 지역이나 중졸과 대졸 같은 학력 수준에 관계없이 평균 6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현대에 와서도 일본인은 귀문방에서 귀신이 출몰한다는 믿음을 유지하는 듯하다. 이는 2013년 일본 총리 관저의 귀신 소동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퇴근 후 거주하는 공저(公邸)에 귀신이 출몰한다는 얘기를 “전직 총리(모리 요시로)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밝히면서 일본 사회에 귀신 괴담이 눈덩이처럼 확산된 것. 이를 귀문 논리로 해석하자면, 일왕이 머무는 고쿄(皇居)를 기준으로 총리 공저가 남서쪽의 귀문방에 자리하기 때문에 귀신이 자주 출몰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귀문 회피 성향은 한국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귀문 방위 등 상당한 양의 풍수 이론을 담은 책이 ‘작정기’이고, 이러한 일본 풍수는 백제 승려 관륵(觀勒)에 의해 전해졌다는 것이 한일 역사학계의 통설이기 때문이다.

귀문방에 대한 비책

수맥 피하고 귀문(北東) 방위 경계하라

“귀신이 출몰한다”는 괴담이 퍼진 일본 총리 주거동 공저(앞 건물)와 업무 공관인 관저(뒤 건물).

실제로 우리나라 전통 사찰에 안치된 칠성각을 보면 귀문 방향을 고려한 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북두칠성의 신을 모시는 칠성각의 경우 밤하늘에 북두칠성이 나타나는 간방을 뒤로하고(坐) 새벽녘 북두칠성이 사라지는 곤방을 바라보도록(向) 배치됐다. 즉 귀문방에 북두칠성의 신들을 모셔 그 신령한 기운을 중생에게 베풀도록 한 구조인 것이다.

귀신의 출입구인 귀문방에 대처할 수 있는 비법은 없을까. ‘작정기’에 의하면 남서쪽 귀문방에 삼존불상을 세우면 재앙이 없고 귀신들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즉 불상의 힘을 빌려 귀신의 해를 막겠다는 다소 주술적인 방책이다.

대체로 귀문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귀문 방위에다 신들과 관련되는 종교적 시설물을 세우거나, 동북방의 건물 모서리를 인위적으로 함몰시켜 귀문을 방어하거나 회피하는 것을 이상적으로 본다. 일본 교토에 있는 교토황궁의 경우 건물 북동쪽을 의도적으로 함몰해 귀문 방위를 회피하는데, 이는 교토황궁의 안내판을 보면 선명하게 나타난다.

이를 현대인이 사는 주택에 적용해보자. 귀문, 특히 동북쪽 방위에는 반듯하지 못하거나 불결한 의미가 깃든 물건들을 놓지 않는 것이 좋다. 기운이 교차하는 북동쪽은 공기 가 잘 순환되지 못해 상대적으로 다른 방 위에 비해 기운이 탁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대부분 창과 문을 닫고 생활하므로 동북방의 불결한 시설물 등에서 악취와 부패 같은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 다른 귀문 방위인 남서쪽은 햇빛이 잘 들어 온도는 높을 수 있지만 역시 공기가 다른 방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탁하므로 이곳에 음식을 놓아둘 경우 쉽게 부패한다.

필자가 잘 아는 지인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아파트 생활을 하는데, 그의 집은 남서 방향에 현관이 있고, 바로 마주 보이는 방향인 북동 방위에 화장실이 배치된 구조다. 필자가 화장실 문을 열었더니 역한 악취가 풍겨 왔다. 지인은 화장실을 늘 깨끗이 하려 노력하지만 냄새가 유난히 심하고 환기도 잘 안돼 고충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세면대에 설치된 배수구 등도 툭하면 막힌다고 했다. 이 집에 이사한 후 꾸준하던 사업도 예전에 비해 못하다고 했다. 필자가 보기에 귀문방의 해로움을 겪는 듯했다.

출입구는 귀문방 피해야

그의 집은 풍수 가상학(家相學)으로 볼 때 적극적으로 피해야 할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이 집에서 이사 가지 않는 한 귀문 방위의 해로움을 벗어날 길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일단 귀문방이 화장실로 설계된 이상 최대한 위생적으로, 그리고 정결하게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화장실 바닥에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라고 조언했고, 날카로운 물건이나 단정치 못한 생활필수품도 똑바르게 배치하도록 충고했다. 귀문방에 있어도 입지가 평탄하고 대지 모양이 원만하거나 그 위에 놓이는 물건 모양 등이 단정하고 정결하면 해로움에서 어느 정도 비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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