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보 제34호 동삼층석탑 지킴이 혜일 스님.
우포늪이 자연생태의 보고라 일컬어지는 것은 이곳에 15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시연꽃과 부들, 마름, 골풀, 창포, 자라풀 등 식물만도 500여 종에 달하고,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와 큰고니를 비롯해 참매와 황조롱이, 원앙 등 조류도 160여 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포늪 어디를 가더라도 새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다.
주변부를 포함해 8.54㎢에 달하는 넓은 습지에는 붕어와 메기, 피라미 등 어류도 풍부하게 서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붕어가 많아 우포늪 인근 식당에서는 늪에서 잡은 붕어로 요리한 붕어찜을 맛볼 수 있다. 물론 습지보호지역이어서 관계기관의 허가를 받은 이들을 제외한 일반인의 어로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우포늪을 제대로 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우포늪생태관에 들러 대략적인 설명을 듣는 것이 좋다. 온몸을 움직이며 ‘늪의 정의’를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노용호 관장의 얘기는 평생 잊히지 않을 정도로 귀에 쏙쏙 들어온다. 생태관 인근에는 시간이 부족한 관람객이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도록 자전거를 저렴한 가격에 대여해준다.
우포늪은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물안개가 낀 우포늪에 조각배가 떠가는 모습을 찍기 위해 맑게 갠 이른 새벽이면 어김없이 사진작가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일출 전 우포늪을 카메라에 담는다.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
‘신동아’ 취재팀은 우포늪의 일몰 풍경을 촬영한 데 이어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우포늪을 찾아 일출 광경도 카메라에 담았다. 동행한 송미령 문화해설사는 “물안개 낀 우포늪의 장관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진작가들이 이른 새벽부터 찾아온다”며 “우포늪의 신비로운 아침 풍경을 보려는 일반 관광객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물안개 낀 우포늪을 감상하기에는 일교차가 큰 가을부터 겨울, 이듬해 봄까지가 적기”라고 귀띔했다.
창녕에 들러 우포늪을 둘러봤다면 빼놓지 말고 찾아가봐야 할 문화유적지가 또 하나 있다. 신라 8대 사찰 가운데 하나였던 관룡사가 그곳이다.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관룡사는 대웅전과 약사전 등 보물 4점과 문화재 4점을 보유한 문화유산의 보고다. 특히 관룡사를 지나 서쪽으로 약 600m를 올라가면 용선대라는 너럭바위가 나오는데, 이곳에는 동쪽을 바라보는 석조석가여래좌상이 천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창녕군청 생태관광과 공영필 계장은 “용선대 석가상은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면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며 “이곳에서 정성으로 기도를 드리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했다.
용선대와 관룡사를 뒤로하고 남동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부곡온천관광단지가 나온다. 우포늪을 둘러보고 용선대를 오르느라 지친 다리를 쉬기에는 온천욕이 안성맞춤이다. 부곡온천은 우리나라 온천 가운데 수온이 가장 높은 78°C의 온천수가 솟는다. 유황 알칼리성으로 마그네슘과 규소, 염소 등 10여 종의 무기질이 함유돼 있어 피부병과 신경통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