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과수원을 하는 50대 후반 남성 장모 씨는 수년 전부터 무리하게 일을 하면 허리 통증이 생기다 조금 쉬면 호전되는 증상이 반복됐다. 하지만 보름 전부터는 갑자기 허리 통증이 심해지고 오른쪽 다리 뒤쪽이 저리고 땅겨 움직이기도 힘들어졌다. 게다가 허리를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빼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겨우 걷는 지경에 이르러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는 추간판 탈출증. 장씨는 수술하자는 이야기를 들을까 지레 고민했지만, 내원 후 수술 대신 신경성형술 시술을 받고 당일 건강한 모습으로 귀가해 생업에 지장을 받지 않았다.
추간판은 척추 뼈와 뼈 사이의 연골을 지칭한다. 마치 말랑말랑한 젤리처럼 돼 있어 허리를 구부리거나, 앉거나 뛸 때 척추 뼈와 척추 뼈가 부딪치는 걸 막아 충격을 흡수하는 구실을 한다. 추간판을 더 자세히 보면 타원형의 도넛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한가운데엔 충격을 막아주는 연골이 있고 바깥쪽은 연골을 보호하는 울타리 격인 아주 질긴 섬유조직으로 둘러싸여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의료진의 신경성형술 시술 광경.
정상적인 상태에선 이 질긴 막이 연골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지만 어떠한 이유로 인해 막이 심하게 찢어지면 연골이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런 상태를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고 말한다.
이 막이 손상되는 원인은 매우 많지만, 근본적으론 추간판의 퇴행으로 인해 연골과 막의 탄력이 떨어져서다. 일반적으로 정상적인 추간판의 약 80%는 수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수분이 추간판의 탄성을 유지해준다. 하지만 수분 함량이 60%를 밑돌면 탄력이 떨어지면서 허리에 미세한 충격이 쌓이며 탄력이 떨어진 막이 찢어지게 된다. 특히 잘 찢어지는 부위가 좌우 모서리 부분에 힘이 모이는 곳이다.
일단 추간판이 터져 그 속의 연골 조각이 밖으로 빠져나오면 바로 허리 신경에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 반응이 일어난 신경은 곧 붓게 되고, 부은 신경엔 혈액순환이 차단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이 상태를 신경 구획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러한 염증성 신경 손상은 전체 추간판 탈출증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염증성 추간판 탈출증의 경우 통증이 매우 심하고 참기 힘들지만, 의외로 신경성형술이나 신경차단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이는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물질을 제거하는 것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비교적 초기인 경우엔 염증을 제거하는 약을 투여하지만, 증상이 심하고 약물 투여로 효과가 없을 땐 신경성형술과 신경차단술로 직접 신경 부위의 염증을 제거하고 부기를 빼줘 당일 시술과 퇴원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