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세(1985년)부터 유병언 비서로 일한 구원파·세모그룹 핵심
- 10여 개 차명계좌로 구원파·유병언 일가 비자금 관리 의혹
- 계열사 상표권 30여 개, 이천·강릉·용인에 부동산 16만여㎡ 소유
- 두 자녀 출생신고서 ‘父 생일’, 유병언 생일과 날짜 같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찰이 유 전 회장 일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세월호 사건에 책임이 있는 청해진해운의 운영에 유 전 회장이 직접 간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확인돼야 이번 사고의 책임을 유 전 회장과 그 일가에 물을 수 있다. 세월호 사건 피해자에 대한 물질적 보상과도 관련돼 있다. 사고 책임자의 재산을 파악해 보상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의 일차적 책임은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경영진에 있다. 반면 청해진해운을 소유·지배하는 대주주(조선업체 천해지와 천해지의 대주주 아이원아이홀딩스)에는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 대주주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대주주가 불법 경영에 직접 간여한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검찰은 세모그룹 전체를 사실상 운영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유 전 회장의 역할에 주목한다. 유 전 회장이 경영에 간여한 사실만 확인한다면, 그에게 민형사상 관리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문제는 유 전 회장이 현재 자기 명의로 된 재산을 국내에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세모그룹 관련 주식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유 전 회장과 달리 그의 자녀(2남 2녀)는 1997년 부도가 난 뒤 해체됐던 세모그룹의 자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부활한 세모그룹의 지주사이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사실상 소유한 아이원아이홀딩스에도 유 전 회장의 두 아들(대균, 혁기)이 대주주로 등록돼 있다. 이들의 지분은 각각 19.44%. 하지만 이들의 재산을 유 전 회장의 것으로 단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숨은 재산을 찾는 데 주력한다.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측근 여러 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하며 유 전 회장을 압박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 전 회장의 측근 중 검찰이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한국제약 대표 김혜경(52) 씨다. 그는 유 전 회장의 재산(비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씨가 수십 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유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자금을 국내외로 송금한 사실은 일부 확인된 상태.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로 오랫동안 일한 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는 최근 여러 방송에 나와 “유병언 씨가 ‘(계열사와 구원파) 돈은 모두 김혜경에게 입금하라’고 지시했다. 유씨는 ‘김혜경이 입을 열면 우리(구원파)는 다 망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김씨는 유병언 일가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사람이다”라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구원파 신자였던 장모 씨도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혜경 씨는 1985년 구원파에 들어왔다. 유병언을 따르던 ‘통용파’에서 활동하며 비서로 일했다. 유씨는 김씨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많이 주었다. 경기도 이천에 김씨를 위한 집을 짓기도 했다. 내가 직접 공사를 했다.”
유 전 회장의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서든, 유 전 회장 관련 기업의 경영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든, 김 대표에 대한 수사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김씨는 유 전 회장의 혼외자를 낳아 키운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더 관심을 끈다. 유 전 회장과 김씨의 관계가 확인된다면, 검찰 수사는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키를 쥔 김씨는 유 전 회장 일가와 마찬가지로 세월호 사건 직후인 4월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로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는다. 검찰은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5월 8일 KBS와의 통화에서 유 전 회장과의 관계를 대부분 부인한 바 있다. 혼외 자녀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차명계좌 통해 그룹 자금 관리
‘신동아’는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간 알려지지 않은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가 경기도와 강원도에 막대한 부동산을 갖고 있으며, 유병언 일가를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세모그룹 관련 상표권을 수십 개 가졌다는 것이 드러났다. 김씨가 소유한 상표는 주로 세모그룹의 현금줄로 불리는 기업들과 관련된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김씨의 두 자녀가 유 전 회장의 혼외자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도 포착했다. 2012년 김씨 두 자녀의 미국 유학을 알선한 서울 강남의 한 유학업체 대표는 “김씨의 두 자녀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우리 아빠는 이단종교 교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가 세모그룹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는 많다. 일단 그는 현재 자신이 대표를 맡은 한국제약의 최대주주(68.0%)인 동시에 세모그룹의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3대 주주(6.29%)다. 유 전 회장의 두 딸인 상나, 섬나 씨보다도 지분이 더 많다. 2007년 이 회사가 설립될 당시부터 김 대표의 지분은 6.29%(5만5000주)였는데, 유 전 회장 두 딸의 지분은 각각 2.57%(2만2500주)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두 딸의 지분은 2012년 소액주주들에게 전량 매각됐다.
참고로 아이원아이홀딩스 주주 중에는 유 전 회장의 두 아들과 김 대표 외에도 여러 명의 구원파 신자가 있다. 그러나 지분은 1% 미만이다. 유 전 회장의 여성 측근 5인방 중 하나로 꼽히는 김명점 세모신협 이사장도 0.6%에 지나지 않고, 구원파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다고 알려진 여성 이모 씨의 지분도 0.57% 정도다. 김씨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증거다.
김 대표가 가진 세모그룹 계열사 지분은 이것만이 아니다. 김씨는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 씨가 최대주주인 화장품·건강식품 판매회사 ‘다판다’의 2대 주주(24.4%)다.
김씨는 자신이 지분을 소유한 여러 기업에서 매년 엄청난 금액의 배당을 받아 왔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유통업체인 ‘다판다’ 등에서다. 김씨가 24.4%(2013년 기준)를 소유한 다판다의 경우 2003년부터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그 액수가 매년 주식의 액면가격(주당 5000원)을 넘는 수준이었다. 2003년에는 액면가격의 192.3%, 2004년엔 153.8%, 2005년에는 307.7%, 2006~2009년엔 매년 115.38%를 배당했다. 김씨가 다판다에서 챙긴 배당금은 매년 7000만~2억 원이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도 2008년경부터 매년 주식 액면가의 2~7%를 김씨에게 배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식으로 2000년 이후 김씨가 관련 기업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1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가 지분을 가진 회사들은 세모그룹 내에서는 알짜 회사로 분류된다.
김씨의 그룹 내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단서는 또 있다. 김씨는 유 전 회장 일가 외에는 거의 유일하게 그룹 관련 상표권을 33개나 가졌다. 김씨가 소유한 상표권은 방문판매업체이자 프리미엄 빵집 이름이기도 한 ‘다르네’, 한국제약이 생산하는 건강식품 ‘삼심삼’과 ‘녹심산’, ‘다르네’ 사업부 소속 매장으로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자 제품 이름이기도 한 올라이프(orlife) 등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유 전 회장은 세모그룹 소속 회사의 지분을 한 주도 가지지 않았지만 상표권과 특허권 등을 통해 사실상 기업을 지배해왔고 수수료 형태로 매년 막대한 돈을 상표사용료, 특허료 등의 명목으로 받았다. 유 전 회장의 자녀도 비슷한 방식으로 관련 기업에서 부를 챙겼다.
반면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이자 세모그룹의 핵심 운영진으로 꼽히는 7인방 중 상당수는 세모그룹 관련 상표권이나 특허를 거의 갖고 있지 않아 김씨와 대조를 이뤘다. 유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송국빈 다판다 대표,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의 경우 단 하나의 상표권도 없고, 변기춘 천해지 대표가 가진 상표권도 지금은 별다른 역할이 없는 방문판매업체 ‘새무리’ 정도다. 김씨처럼 세모그룹 운영의 정점에 있는 기업의 상표권 수십 개를 가진 측근은 단 한 명도 없다. 김씨의 세모그룹 내 위치, 유 전 회장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아닐 수 없다.
2008~09년 부동산 집중 매입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국내외에 200억 원대의 부동산 등 자산을 가졌다. 23세이던 1985년부터 유씨의 비서로만 생활해온 것을 생각하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 구원파 신자나 검찰 주변에서 김씨가 보유한 자산은 사실상 유 전 회장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는 이유다.
‘신동아’는 최근 김씨가 소유한 국내 부동산 다수를 확인했다. 확인된 규모만 16만여㎡(4만8000여 평)에 달한다. 유 전 회장의 재산관리인 의혹을 받아온 김씨 개인 명의의 부동산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씨 소유 부동산이 확인된 곳은 경기도 이천시와 용인시, 강원도 강릉시 일대다. 김씨가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2008~2009년은 아이원아이홀딩스를 중심으로 유 전 회장 관련 기업들이 지주회사로 재편되던 때였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일대에 소유한 김씨의 부동산은 총 19필지에 10만2700여㎡(3만 1000여 평)였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 6월 이 땅을 12억2000만 원에 사들였다. 농협에서 3억2000만 원가량을 대출받았다. 김씨가 사들인 부동산은 주로 개발이 제한되는 보전관리지역이나 농림지역이었다. 투자 목적으로 사들였다기보다는 영농조합 등을 만들 목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에는 경기도 이천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총 6개 필지에 걸쳐 5만9000여㎡(1만9470여 평)에 달했다. 역시 대부분 임야나 대지로 개발제한구역의 땅이다. 등기부 등본에는 김씨가 이 땅을 25억여 원에 매입한 것으로 돼 있다. 이천시에서 매입한 부동산의 경우도 강릉의 부동산처럼 투자 목적보다는 영농조합을 만들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 이천은 김씨가 대표를 맡은 한국제약의 본사가 있는 곳이다. 구원파의 총본산인 안성시 금수원과도 가깝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도 1398㎡(461평) 규모의 김씨 소유 부동산이 있다. 공시지가만 10억 원이 넘는 알짜배기 땅이다. 김씨는 2007년 말 경매를 통해 이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이 부동산은 이후 김씨가 경기도 이천의 부동산을 매입할 당시 담보로 제공됐다.
전 구원파 신자들 사이에서는 김씨와 유 전 회장 사이에 두 자녀가 있다는 의혹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김씨 소유 재산이 유 전 회장의 차명재산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검찰 수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유 전 회장과 김씨의 특별한 관계가 인정된다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재산이 전혀 없는 유 전 회장의 숨은 재산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김씨 자녀의 출생기록부
경기 이천시에 있는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 소유의 부동산. 원으로 표시된 곳에 김씨 소유 부동산 5만9000여㎡가 있다.
김씨가 지난해 법정에 제출한 자녀 출생기록부에 따르면, 1998년과 2000년에 각각 아들과 딸을 미국 LA에서 출산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작성한 두 자녀의 출생신고서에는 어머니가 ‘HEAKYUNG KIM(김혜경)’, 아버지는 ‘HOON KIM(김훈)’으로 기재돼 있다. 아버지 김훈 씨는 1961년 2월 11일생으로 일본에서 태어난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김씨 자녀의 아버지라는 의심을 받는 유 전 회장이 1941년 2월 11일생이어서 눈길을 끈다. 서류상의 이름과 출생연도는 다르지만 생일이 같은 날로 기재돼 있기 때문. 김훈과 유 전 회장의 출생지는 똑같이 일본이다. 김훈과 유병언이 동일 인물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 증거다.
김씨는 소송 과정에서 자녀의 아버지에 대해 짧게 언급하기도 했는데, 그 내용도 사뭇 의미심장하다. 재판 기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김O(김혜경의 가명)은 자신이 LA 출신이라 했고 남편과는 free spirit(자유로운 영혼)로서 거처가 서로 자유롭다고 하였습니다.”
김씨와 소송을 벌였던 유학업체 W사의 대표 강모 씨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씨 자녀의 아버지와 관련해 매우 흥미로운 증언을 했다. 다음은 강씨 및 그의 변호인과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 유학비 관련 소송을 했던 김혜경 씨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된 인물이란 것을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기자의 전화를 받고 처음 알았다.”
▼ 김씨와 진행한 소송은 어떤 내용이었나.
“김씨가 15세인 아들, 13세인 딸을 미국의 명문학교에 유학 보내기 위해 2012년 W유학원과 계약을 맺었다. 김씨의 두 자녀는 그해 9월 미국으로 떠났다.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김씨가 갑자기 ‘W유학원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아이들을 데리고 간 뒤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 원고인 김씨가 패소했다.”
▼ 당시 계약 내용은?
“유학 생활을 전반적으로 관리해주고 보호해 주는 컨설팅 계약이었다. 학교에 내는 교육비를 제외하고 유학원이 받는 컨설팅 비용만 1인당 연간 10만 달러인 VVIP 계약이었다. 김씨는 컨설팅 비용 대부분을 현금으로 냈다.”
▼ 김씨의 두 자녀를 여러 번 만나봤을 텐데.
“당연하다. 아버지에 대해서도 여러 번 얘기했다.”
▼ 아이들은 아버지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우리 아빠는 이단종교 교주’라고 했다.”
▼ 그런 말이 왜 나왔나.
“김씨 자녀들이 같이 공부하는 다른 학생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이 얘기가 처음 나왔다. 아이들끼리 ‘우리 아빠는 뭐 하신다’ 이런 말을 하는 과정에서….”
▼ 두 자녀 중 누가 그런 말을 했나.
“둘 다 그런 말을 했다. 미국에 있는 우리 회사 직원들과 나도 직접 그 얘기를 들었다. 직원들은 김씨 자녀들과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고 내게 말했다.”
▼ 아이들이 아버지 이름을 말했나.
“김씨나 아이들 모두 아버지 이름을 한번도 말한 적은 없다. 아이들의 아버지 이름은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도 나오지 않았다. 김씨는 어학원과 계약을 할 때도 자기 이름으로 하지 않고 ‘김O’이란 가명을 썼다. 그래서 나중에 소송이 시작됐을 때, 계약서상의 이름과 소송 당사자의 이름이 다른 것이 소송의 쟁점 중 하나가 됐을 정도다.”
“남편과 나는 Free Spirit”
김씨의 행적이나 세모그룹 내에서의 역할은 1990년대 초반 오대양 사건 당시 유 전 회장 주변에 있던 송재화라는 여성을 떠올리게 한다. 대전 출신인 송씨는 1980년대 초반 구원파에 들어온 뒤 유병언 당시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유병언의 측근 조직이던 ‘통용파’를 이끌었고, 오대양 사건 당시 사망한 박순자와 함께 사채를 끌어들여 유 전 회장 측에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는 세모그룹 사건 당시 행방불명돼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송씨는 이후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구원파 신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유 전 회장과는 잘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회장도 “송재화 씨를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세월호 사건으로 구원파와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송씨의 행적도 드러났다. 유 전 회장과 잘 모르는 사이라던 송씨가 현재 문진미디어 등 유 전 회장 일가 계열사들이 지분을 가진 사업체이자 구원파 수련시설인 남녘수산(제주도 소재)의 이사로 활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구원파 출신 인사들은 “과거 송재화가 맡았던 역할을 김혜경이 이어받았다”라고 말한다. 김씨가 구원파 관련 사건의 키를 쥐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김씨의 부친은 13대 총선에서 전남 신안에 민정당 후보로 출마했던 김모 씨로 확인됐다. 김씨는 전두환 정권 때인 1987년 민정당 신안군위원장, 민정당 국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유 전 회장은 19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 전경환 씨와 친분이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