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호

여름철 ‘개기름’, 無오일 세안제로 잡자

  •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

    입력2005-07-28 14: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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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화장 도구 중에 기름종이라는 것이 있다.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이마와 코, 이른바 ‘T존’ 부위의 번들거림에 대한 대비책이다. 그런데 이젠 남성에게도 기름종이가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여름철에 과도하게 분비되는 피지 때문이다.

    이른바 ‘개기름’이라 부르는 피지는 ‘잘 먹고 잘 사는’ 이들의 대표적인 특징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최근 TV 광고에서는 이를 ‘남자의 두 번째 눈물’이라 표현, 남성 피지 관리의 필요성을 일깨웠다. 화장품 업계에선 ‘개기름 시장’이란 용어까지 쓰고 있다.

    남성의 피지 관리법에 대해서는 아직 명쾌한 해법이 나와 있지 않다. 피지는 인체 섭리에 따른 현상으로, 남성이라면 늙기 전까지 함께해야 할 숙명이기 때문. 피지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이 호르몬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분비된다. 따라서 화장품 등으로 일시적인 제거 효과는 볼 수 있어도 완전히 사라지게 하긴 어렵다. 다만 절연된 특수 침으로 모공 속 피지선을 파괴해 피지의 양을 줄이는 방법은 써볼 수 있다. 이 시술은 확장된 모공을 축소하는 효과도 낸다. 그러나 중년 남성이 적극적으로 피부과를 찾는 경우는 드물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피지는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기에 그렇다.

    해답은 생활 속에서 찾아야 한다. 피지가 각질과 결합해 여드름 같은 피부염으로 이어지기 전에 재빨리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우선 오일 성분이 없는 세안제를 써서 얼굴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피지가 땀, 습기, 흙먼지와 결합해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확률도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너무 자주 씻거나 씻는 방법이 잘못되면 건조증 때문에 되레 각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세안에도 요령이 필요하다. 세안은 기본적으로 하루 4회를 넘지 않게 한다. 너무 자주 씻으면 피부의 천연 보습인자가 떨어져나가 수분 흡수에 문제가 생긴다.

    여럿이 함께 쓰는 고형 비누는 피한다. 덥고 습한 욕실에 방치된 고형 비누엔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쉽다. 여름철엔 되도록 펌프나 튜브 타입의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피부 감염을 막는 지름길이다. 덥더라도 미지근한 물로 세안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찬물은 피부에 낀 피지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 다만 헹굼 물에 얼음을 넣어 차게 하면 미지근한 물로 넓혀진 모공을 다시 조이는 데 효과적이다.



    말릴 때는 수건으로 얼굴을 톡톡 두드리는 정도만 해줘야 건조함을 막을 수 있다. 세안 후 보습을 위해 토너를 바르는데 알코올 성분이 많은 것은 피한다. 알코올이 많이 들어간 토너를 바르면 시원한 느낌은 들지만 피부가 건조해지고 예민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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