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고로가 프로듀싱한 이 음반은 향수와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친숙한 팝 넘버와 샹송, 영화음악, 재즈 등을 독특한 감각으로 편곡해 상큼한 레모네이드 빛깔과도 같은 청량함과 투명한 느낌을 전한다.
첫 번째 트랙에 담긴 곡은 뉴욕 출신의 포크 싱어이자 송 라이터로 그래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제니스 이안의 ‘Will You Dance’로, 원곡에 보사노바 비트를 가미했다. 들으면 금세 기분 좋아지는 나오미 후세의 목소리와 마치 하늘을 날아갈 듯한 기타의 싱그러운 편곡이 돋보인다.
이토 고로의 솔로 기타 연주인 네 번째 곡 ‘Me, Japanese Boy I Love You’는 우수에 젖은 듯한 느낌의 정적감과 심플한 코드 진행으로 연주자의 개성을 뚜렷이 드러낸다.
여섯 번째 수록곡인 카펜터스의 ‘Top of The World’는 수많은 연주자가 리메이크했지만 나오미와 고로의 연주야말로 가장 특색 있는 편곡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처연하게, 어쩌면 인생을 달관한 듯한 느낌이 묻어나는 편곡이 원곡과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이 앨범의 백미는 여덟 번째 곡 ‘Estrada Branca’가 아닌가 싶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의 훌륭한 원곡에 후세의 깔끔하고 투명한, 소녀적 감성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조곤조곤 속삭이는 자장가와도 같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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