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호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 담당·최호열 기자

    입력2014-08-19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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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엄상익 지음, 글마당, 328쪽, 1만4000원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여러 이단 교주의 모습을 봤다. 무릎을 꿇고 황홀경에 빠져 있는 신도들 앞에서 자신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가 세상을 돌아보고 왔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하얀 옷을 입고 번쩍이는 조명 속에서 여신도들과 난잡한 춤을 추기도 했다. 왕관을 쓰고 수많은 신하의 경배를 받는 여왕의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고달픈 삶을 사는 사람들은 인간의 모습으로 온 신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판단 능력을 모두 그들에게 유보하고 평안을 얻기를 원하는 것 같았다. 이미 화석화한 제도권 교회에 그들은 절망했다. 교회 속에 오염된 세상이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실종되고 교권과 이권 다툼에 정신이 없었다.

    변호사로 이단 교주들을 법의 심판대에 올려놓는 일을 했다. 기성 교단의 법률 분쟁을 담당하기도 했다. 거기도 한심했다. 하나님을 믿으라고 말하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돈이었다. 그러나 세상이 그렇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사람들이 구석구석에 보석처럼 박혀 있었다. 고물을 수집하며 신도를 정말 자기 양같이 사랑하고 돌보는 목사가 있었다. 예수의 영에 이끌려 광야에서 떠돌며 난민들과 함께 사는 무소유 수도사를 만나기도 했다. 노숙자로 전락한 모자가 마지막 가진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치는 순결한 모습도 보았다. 같은 하나님과 성경, 그리고 믿음으로 시작한 사람들이 천사와 악마로 변하는 원인이 궁금했다.



    이단 교주라고 해서 특별히 증오하는 감정을 갖지는 않았다. 대한민국 헌법은 신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썩은 나무토막을 믿어도 법은 허용한다. 내가 추적한 한 교주의 삶은 이랬다. 가난한 그는 어려서부터 성경만 읽었다. 나무하러 가서도 읽고 달밤에도 성경을 읽었다. 겨울 산 동굴 속에서도 그는 성경을 읽었다. 어느 날 그는 신비한 소리를 들었다. 그가 기도하는 산 아래 세계에서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어 그를 예배하게 하겠다는 소리였다. 그 정체불명의 존재는 그에게 세상 모든 여자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한 미친 남자가 본 환상이라고 치부하기엔 현실이 특이했다. 몇 년 후 그는 진짜 교주가 되었다. 그 산 밑에 궁전 같은 건물들이 들어서고 세계 각국에서 그를 참배하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는 만나는 여자마다 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범했다. 그는 신이 된 것 같았다.

    나는 그에게 소송을 제기했다. 그 남자는 다시 초라한 인간이 되어 도주하기에 바빴다. 가랑잎 떨어지는 소리에도 경찰관이 자기를 잡으러 오는 줄 알고 벽장에 들어가 숨었다. 그의 끝은 감옥이었다. 부패한 대형 교회 목사들도 교주 비슷한 우상으로 변질됐다. 예수님의 자리를 슬쩍 빼앗아 들어앉았 다. 그들이 섬기는 것은 돈이었다. 내가 발견한 성자들과 어둠의 자식들을 대비해서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단순한 흥미거리로 써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불뱀과 전갈, 그리고 이리떼가 득실거린다는 성경 속 광야에 나가 글로 써도 되느냐고 그분께 물어보았다. 이상하게도 독충에 물려 죽음 직전까지 갔다. 경고 같았다. 그러고 나서 이 책을 썼다. 하나님의 붓이라는 생각을 하며 기록했다.

    엄상익 |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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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백과사전 | 마이클 조던 지음, 강창헌 옮김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종교 인류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전 세계 200개 문명권에 자취를 남긴 2800여 신을 한데 모았다. 고대부터 인간 세계에 머물렀던 신들이 백과사전식으로 초성 순으로 정리돼 있다. 저자는 10여 년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신들의 기원, 숭배 시기, 별칭, 숭배 중심지, 예술, 문헌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신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특히 신들의 역할과 위상을 통해 그 시대와 생활상, 문화 등을 짐작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인간과 함께 걷고 말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슬퍼하고 분노하며,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처럼 행동한 신들을 만날 수 있다. 철학자이자 미술사학자인 프레드 게팅스가 펴낸 ‘악마 백과사전’도 함께 번역, 출간됐다. 전 세계 악마들의 이름을 열람하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보누스, 728쪽, 2만5000원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 | 로버트 고든 지음, 유지연 옮김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여행사진 한 장 없는 특이한 여행서. 어떻게 하면 보다 의미 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자기와 다른 사회와 다른 인간을 학문 탐구의 대상으로 하는 인류학자처럼 여행하라며 여행의 자세와 실용적인 여행법을 들려준다. 1부에서는 여행에 대한 인류학적 시각으로 여행자들이 빠질 수 있는 잘못된 관점을 교정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인류학의 기본 방법인 ‘현지 조사’와 ‘참여 관찰’을 소개한다. 또한 ‘이방인의 모험’과 ‘통과 의례’ 개념을 이용해 여행자가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하게 도와준다. 2부는 여행자들이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여행의 알토란 같은 정보들이 펼쳐진다. 훌륭한 여행기를 쓰는 방법도 제시한다. 인류학자들이 활용하는 글쓰기 방법을 사용하면 누구나 자기만의 여행기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 팬타그램, 344쪽, 1만6000원

    교황연대기 | 존 줄리어스 노리치 지음, 남길영 외 옮김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베드로 이후로 2000년간 280여 명의 교황이 가톨릭을 이끌었다. 그동안 성인(聖人)의 경지에 이른 교황도 있었지만 세속의 군주보다 더 잔혹하고 죄악에 찌들었던 교황도 있었다. 영국 역사가인 저자는 이단 논란을 비롯해 신성 로마제국, 바티칸 시국에 이르기까지 역대 교황의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이 책을 준비하느라 꼬박 25년이 걸렸다고. 교황들의 업적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역사적 사건과 연관해 이들의 진정한 면모까지 풀어냈다. 일반적으로 가톨릭에서 교황권은 마태복음 16장을 근거로 사도 베드로에서 시작됐다고 본다. 그러나 저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로마의 주교를 교황으로 삼는 가톨릭의 전통을 돌이켜볼 때 베드로는 주교를 지낸 적이 없어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바다출판사, 872쪽, 3만8000원

    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시대를 이끈 창종자

    김천 지음, 참글세상, 237쪽, 1만3800원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종교가 문제다.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살육의 역사와 아프가니스탄, 미국 오클라호마의 대참사, 가이아나 인민사원 집단자살, 오대양 사건, 사린가스 테러를 일으킨 이시하라 쇼코의 옴 진리교까지 세상에 충격을 준 사건의 배후엔 종교가 있었다. 그리고 세상의 아픔에 기꺼이 손을 내밀어 헌신하는 종교가 있다. 종교는 인간이 고안한 형이상학 체계 중에서 가장 실천적이고 전염성이 강하며 인간다운 신념 체계다.

    과거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이 시대의 종교를 대표하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 그리고 한국의 고승과 성직자들을 만나면서 종교집단과 종교적 가르침을 분리해 보는 관점이 생겼다. 특히 새로운 종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발전하며 소멸하는지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그리하여 시선이 닿은 것이 한국에서 만들어진 종교와 그 창종자들의 이야기다.

    이 책은 모두 8개의 종교와 그 창종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금도 승승장구하는 통일교, 증산교, 원불교, 진각종 등과 위세는 꺾였지만 가르침의 등불을 이어가고 있는 천도교, 갱정유도. 시대를 불태웠던 영화를 뒤로하고 명맥을 이어가는 보천교와 대종교가 그것. 각기 다른 여덟 개의 종교와 여덟 명의 창종자이지만 그들은 비슷한 시대에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을 했다.

    구한말 이후 국가 붕괴와 외세 침탈은 그때까지 믿어왔던 모든 신념 체계와 국가, 사회, 도덕과 학문이 한순간 버려지는 충격적 사건이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모두가 삶의 갈피를 찾지 못하며 방황하던 때 종교적 천재들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인적인 각성을 이뤄낸다. 그 각성이 가르침의 외피를 입게 되고 사람들의 희망이 되며 종교로서 시대를 이끌어간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선각자들의 영적인 시발과 성장의 흔적을 기록했다.

    종교는 믿음의 이야기다. 믿는 이에게는 시대를 구원할 세계관이지만 국외자에게는 그저 넋 빠진 외침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종교적 가르침이 자신들의 울타리를 넘어 보편적인 가치와 구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믿지 않는 이에게도 삶의 지침이 되기에 충분하다. 위에 열거한 종교들에는 분명 비신자도 생각해볼 만한 온전한 인생의 가치들이 담겨 있다. 그 때문에 종교적 탐구는 윤리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한 바탕이 될 수 있다.

    오늘에 이르러 종교들은 자신의 신도들만을 위한 가르침을 펴고 있다. 한데 종교적 천재들이 새로운 종교적 가르침을 펼치고 세상에 전할 때엔 그 배타성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었다. 광복 이후 불교와 기독교의 득세를 통해 우리 민족은 정신사의 많은 부분을 잃어버렸다. 단군은 신화가 됐고, 인간이 평등하게 서로를 감싸 안으며 살아가는 이화세계는 몽상가의 주장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한국 창종의 신종교들이 주장한 해원(解寃), 상생(相生), 개벽(開闢)의 시대는 아직도 세상의 깊은 꿈으로 살아 있다.

    김천 | 영화 ‘동승’ 시나리오 집필, 종교전문 다큐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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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준이 답이다 | 허남정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한일협정 50년, 실종된 한일관계’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에서 저자는 50년의 양국 간 교류 역사와 현재의 냉각된 한일관계의 공통된 핵심 키워드가 ‘박태준’이라고 역설한다. 한일 협력으로 포스코를 설립한 이후 한국은 철강 부문에서 대일 무역흑자를 달성했고, 세계적인 수준의 광양제철소를 우리 기술로 건설했다. 이것이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박태준식 극일(克日)이다. 한일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지금이야말로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한 박태준이 그 해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30년 가까운 한일 경제협력의 현장을 떠나 환갑이 넘은 나이에 박태준 리더십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자가 장기간 근무한 한일경제협회와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설립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주역 또한 박태준이다. 씽크마스트, 312쪽, 1만5000원

    삼성家 사람들 이야기 | 이채윤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한국 대표 그룹을 넘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80년 성공 비결은 누가 뭐래도 이씨 오너 일가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부터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가(家)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부 ‘이병철 시대’에서는 호암의 사업보국 정신과 인재제일 방침에 대해 다뤘다. 2부 ‘이건희 시대’에서는 창업보다 힘들다는 수성에 성공한 비결을 점검하며, 3부 ‘3세 경영의 서곡’에서는 삼성의 앞날에 대해 전망했다. 삼성의 성장과 발전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삼성가의 자녀 교육 등 각종 흥미로운 이슈들도 함께 거론해 삼성의 면모를 지루하지 않게 일별할 수 있다. ‘삼성을 경영하라’를 펴내기도 한 저자는 ‘안철수의 서재’와 ‘부자의 서’, 장편소설 ‘기황후’ 등도 펴냈다. 성안북스, 816쪽, 2만9000원

    개미들의 변호사, 배짱기업과 맞장뜨다 | 김주영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개미들의 변호사’로 불리는 저자가 ‘기업의 배신’으로 피해를 본 수많은 개미투자자와 함께 해당 기업에 끝까지 책임을 묻고 손해배상을 받아내려고 분투한 이야기를 담았다. 안타까운 좌절의 순간과 결코 져서는 안 될 싸움에서 패소했을 때의 고통, 의뢰인들에 대한 죄책감도 가감 없이 들려준다. 특수학교 건립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에 맞선 소송을 계기로 ‘세상을 바꾸는 소송’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잘나가는 로펌인 김앤장을 떠나 소액주주 권리활동을 벌여왔다. 잠재적인 피해자가 1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우전자 분식회계 소송, 애국심에 호소해 12조 원을 끌어모은 바이코리아펀드의 불법 운용 손해배상 소송, 현투증권 실권주 공모 관련 집단소송 등 그가 진행한 소송은 우리 사회의 경제민주화 진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 문학동네, 341쪽, 1만5000원

    번역자가 말하는 “내 책은… ”

    현대전의 이해

    강창부 옮김, 한울 아카데미, 495쪽, 6만9000원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돌이켜보면 이제 거의 20년 전의 일이 돼버린 서울대 석사과정은 여러모로 어려움이 큰 시기였다. 무엇보다도 재정적 압박이 작지 않았다. 결혼 초 빠듯한 살림이라 근심이 절절했다. 군사사 관련 논문을 작성 중이던 내게 연구 여건은 차라리 ‘적대적’이었다. 대학에서 군사·전쟁 문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소장 가치’를 인정받던 국내 학계의 분위기 속에서 국문 자료의 절대적인 결핍에 직면한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해외에서 책을 구입해야 했다. IMF 경제위기가 한창이던 시점에!

    그 ‘험한’ 시기를 기억하는 내게 최근 국내 학계의 연구 흐름이나 출판 시장의 추세는 낯설기까지 하다. 역사학, 국제정치학, 사회학 등의 분야에서 군사 문제에 대한 연구는 추력을 더해가고 있으며, 출판 시장은 가히 군사 관련 저술과 번역물의 범람을 경험하고 있다. 군사 관련 서적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실로 놀랄 만하다. 그러나 이러한 외견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과거·현재·미래를 총괄해 강의해온 나로서는 여전한 ‘결핍’을 겪어왔다. 역사상의 특정 전쟁이나 전쟁의 특정 측면, 또는 군사적 인물이나 사상을 다루는 도서들은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전쟁의 제(諸) 측면을 균형 있게 다뤄 전쟁에 대한 포괄적이고도 심도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해주는 국문 도서는 여전히 발견할 수 없었다. 전문적 식견을 가진 이들이 보다 ‘책임감 있게’ 저술하거나 번역한 결과물은 더더욱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러한 여전한 결핍이 이 책을 낳게 했다. 케임브리지대 출판부에서 발간한 ‘Understanding Modern Warfare’를 번역한 이 책에서는 현대전의 전략, 지상전, 해전, 항공우주전, 비정규전, 대량파괴무기 등의 제 측면이 미국, 영국, 아일랜드 등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은 학자들에 의해 권위 있게 다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전문성에 있지 않다. 공동 저자들의 ‘대중친화적’ 글쓰기가 전문성을 더 돋보이게 하고 있다. 저자들은 아무런 전문적 사전지식이 없는 이들도 현대전 수행에 대한 이해를 발전시키고 명료화할 수 있도록 관련된 이슈, 사상, 개념, 어휘에 대한 철저한 기초지식을 매우 친절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결코 무게를 잃지 않는 전문적인 분석과 설명을 통해 현대전에 대한 전문 연구자나 실행자들의 시선까지 깊숙하게 빨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현대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전에 대한 ‘미리 보기’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레온 트로츠키는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쟁은 당신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조르주 클레망소는 “전쟁은 군인들에게 맡겨두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문제다”라고 설파했다. 군과 민간을 막론하고 전쟁에 대한 제대로 된 관심과 이해를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 사항이 아니다. 하물며 전쟁에 대한 전문적 이해가 없이도 ‘건승’할 수 있는 군대는 더더욱 우리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

    강창부 | 공군사관학교 군사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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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를 이끌어내는 설득 대화법 52 | 이서영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각종 TV프로그램 진행, 기업 강연과 대학 강의는 물론 영어, 불어, 독일어로 국제행사 사회를 볼 정도로 다재다능한 저자가 각종 스피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와 완전한 공감을 이루며 대화할 수 있는 비결을 들려준다. 스피치는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원하는 바를 획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책에서 소개하는 52가지 대화법만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면 상대의 긍정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자신한다. 긍정적 대화법, 감정을 나누는 대화법,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법, 예스를 이끄는 대화법, 신뢰를 주는 대화법, 완성도를 높이는 대화법 등 6가지의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풍부한 예문과 명강사들의 일화를 인용해 다양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지혜를 들려준다. 원앤원북스, 389쪽, 1만5000원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 정재승·정용·김대수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어른 주먹 둘을 합친 크기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속의 작은 우주’로 불릴 정도로 복잡 미묘한 뇌를 주제로 카이스트의 대표적인 뇌 과학자 세 명이 강의한 내용을 정리했다. 뇌의 발생과 진화부터 인간만의 뛰어난 뇌 활동인 의사결정, 그리고 동물 행동유전학까지 다양한 각도로 뇌를 해석하고 전망해 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어서 교과서나 기존 과학 서적에선 얻기 힘든 생생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강의 마무리에 수강생과 주고받은 문답이 눈길을 끈다. ‘뇌세포 100억 개라는 숫자는 어디에서 나왔나’ ‘동물행동학은 묻지마 범죄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나’ 같은 즉문즉답은 강의실이 아니었다면 쉽게 나오기 힘든 내용들. 이외에도 세 교수는 자신들이 경험한 실험의 설계, 해석, 결과를 들려준다. 사이언스북스, 352쪽, 2만 원

    누가 왕따를 만드는가 | 아카사카 노리오 지음, 최지안 옮김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일본의 왕따와 차별 현상을 냉철하게 분석했다. 저자는 왕따 문제를 학교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장시킨다. ‘배제’란 키워드로 따돌림, 노숙자 살해, 사이비 종교, 묻지마 범죄, 장애인 차별, 젊은이들의 현실 도피 등을 파헤친다. 도시의 이질적인 존재인 노숙자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 사회에서 고립당한 이들이 벌이는 묻지마 범죄, 장애인 시설 설립 반대 등에서 ‘배제를 위한 폭력’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을 분석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나와는 다른 것’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한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공동의 희생양을 찾는 왕따 게임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나와 다른 존재와의 만남은 자아의 폭을 넓히며, 이런 경험을 통해서만 틀을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상상이 가능해진다”고 충고한다. 유아이북스, 320쪽, 1만4500원

    편집자가 말하는 “내 책은…”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

    최준식 지음, 김호연 그림, 김영사, 248쪽, 12000원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지난해 출간되자마자 세계 출판가에 이례적인 기록을 남긴 책이 있다. 바로 미국 하버드대 신경외과 의사의 ‘사후세계 체험기’를 담은 책 ‘나는 천국을 보았다’(원제 Proof of Heaven)이다. 출간된 후 곧바로 아마존 종합 1위에 올랐고,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서 책의 판권을 계약했으며, 한국에서도 출간되자마자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랭크되었다. ‘임사 체험’이라는 이례적인 주제였음에도 대중의 관심은 컸다.

    그리고 우리는 질문을 던지게 됐다. 삶이 육체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면, 죽음 이후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죽음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이에 답을 제시하는 국내 학자의 책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죽음학 강의’는 그렇게 기획됐다.

    저자인 최준식 교수는 한국학의 최고 권위자이면서 죽음학의 대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학과 종교학, 그리고 죽음학을 넘나드는 연구는 물론이고 대중에게 전파하는 일에도 열심인 학자다. 국내 처음으로 한국죽음학회를 발족시키고 인간의식연구센터를 세워 인간의 죽음과 무의식, 초의식, 전생, 최면 등과 같은 주제에 대해서 연구하고 가르쳐왔다.

    이 책은 그가 ‘죽음’과 ‘의식’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 발표한 것을 총망라해 일반 독자를 위한 지침서로 내놓은 것이다. 국내 학자가 쓴 한국판 ‘티베트 사자의 서’가 되기를 바라며,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할 것인지, 죽음 이후 세상은 어떤 곳인지에 대한 실용적인 가이드를 준비해 내놓았다.

    죽음이 임박했을 때 어떻게 준비하고 마지막 순간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가장 좋을까? 우리는 어떤 법칙에 의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것일까? 죽음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너무 늦기 전에 우리가 공부해야 할 내용들이다.

    저자는 말한다. 죽음 공부는 젊을 때부터 해야 한다고. 젊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살다가 늙어서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온 다음에 시작하려고 하면 너무 늦다. 그렇게 죽음에 대해 아무런 준비 없이 살다가 느닷없이 노년을 맞이하면 죽음을 더 피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죽음이 실감날 정도로 가까이 왔을 때는 성찰할 여유가 없다. 두렵고 무섭기만 할 뿐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일은 미리미리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피해야 할 죽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환자실에서 맞이하는 죽음이다. 중환자실에서 건강을 되찾고 나온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피하라고 한다.

    이 책이 안내하는 삶과 죽음의 인생학은 과학적이고 물질적인 세계관을 지닌 지식인은 물론이고 완전하고 행복한 삶을 찾는 일반 독자에게까지 뜨거운 감동과 전율을 선사할 것이다. 삶과 죽음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갖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여러분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됐습니까?

    김윤경 | 김영사 편집부 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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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해는 누구의 바다인가 | 서정철·김인환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부부인 서정철 한국외대 명예교수, 김인환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20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동해’ 명칭이 어떤 과정을 거쳐 ‘일본해’로 둔갑했는지를 40년 동안 사재를 털어가며 고지도라는 명확한 사료를 근거로 연구해왔다. 책은 먼저 동해의 역사와 국제적 위상, 동해를 둘러싼 국가들의 이해관계, 동해·일본해 관련 명칭의 지명학적 분석, 지도 발달사에서 동해 명칭의 변천 과정 등을 소개하고, 이어 각국의 동해 표기를 살펴봤다. 아랍 세계에서 고지도의 출현부터 동아시아 삼국 지도에 이르기까지 역사를 연대순으로 훑은 뒤 각국 지도의 동해·일본해 표기 문제를 다시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이중나선형’ 접근법을 취했다. 마지막으로 ‘지명의 발생과 기능’이라는 측면에서 일본의 동해 명칭 연구가 어떤 측면에서 편향됐는지, ‘일본해’ 단독 표기가 왜 부적절한지 논증했다. 김영사, 354쪽, 1만8000원

    난중무사1 | 이원호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황제의 꿈’‘밤의 대통령’의 작가 이원호가 한민족 수난의 역사인 임진왜란을 이야기한다. 선조 25년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조선 침략을 감행한다. 선조는 세자 광해에게 분조(分朝)를 맡기고 명으로 피신할 것을 계획한다. 광해는 관군의 연전연패, 나라 안팎의 사정으로 점점 위기에 몰리고, 한반도는 전쟁의 참화에 휩쓸린다. 이때 광해의 부름을 받은 함경도 병마만호 출신 박성국의 눈부신 활약이 시작된다. 작가는 임진왜란의 참상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왜군과 향도 두 들개에게 물어뜯긴 조선의 상황과 그 속에서도 악전고투하는 위대한 인물들의 활약상이 박진감 넘치게 그려졌다. 저자는 “역사는 과거가 아니다. 일본이 자위권을 확대하고 무력을 키우고 있는 지금, 우리가 다시 임진왜란 이야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동아일보사, 340쪽, 1만2800원

    재난시대 생존법 | 우승엽 지음

    우리 시대의 거짓 예언자들 外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 4월 세월호 침몰, 5월 고양버스터미널과 장성요양원 화재…. 어느 때보다 안전이 이슈가 되고 있다. 정부 당국과 사회적 시스템에 의존하기보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각자 스스로의 안전을 대비해야 하는 시대다. 만약 나와 가족에게 이런 재난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은 도시에 살고 있는 평범한 시민의 눈높이에서 도심형 재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과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식량과 물이다. 비상식량의 조건에서부터 초간단 정수 방법, 각종 비상장비 활용법과 비상장비가 없을 경우에 대비한 대체 장비 활용법, 자동차 긴급 수리법, 각종 상황별 적절한 대처법 등 생존에 꼭 필요한 기술을 총망라해 백과사전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들녘, 628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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