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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vs 에어버스

세계의 하늘 양분한 대륙 대표군단

보잉 vs 에어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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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vs 에어버스

에어버스의 대형 여객기 A380(위)과 보잉의 차세대 항공기 787.

“올해에는 보잉을 제친다.”

파브리스 브르지에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해 경쟁사 보잉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럽 항공기 제작업체 에어버스의 지난해 실적은 인도(引渡) 588대, 주문 접수 833대. 경쟁사 보잉은 인도 601대, 주문 접수 1203대였다. 신형 787 기종과 개조된 747 기종 등으로 무장한 보잉이 에어버스를 압도했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가 찾아왔다. 보잉이 ‘꿈의 비행기’로 자찬했던 차세대 항공기 보잉787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며 회사 얼굴에 먹칠을 한 것이다. 1월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에서 일본항공(JAL)의 787이 이륙 직전 연료가 새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같은 달 16일에는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 공항에서 전일본항공(ANA) 소속 보잉787이 출발 직후 조종실 부근에서 연기가 나 인근 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보잉, 戰場에서 날다

마침내 항공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1월 보잉787 기종의 배터리에 화재 위험성이 있다며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운항을 중지하도록 미국 항공사들에 지시했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전일본항공과 일본항공에 배터리의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787 운항을 중단하도록 했다. ‘비장의 무기’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보잉의 사고가 이어지면서 경쟁사 에어버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잉과 에어버스의 대결은 단순한 기업 간 대결에서 한걸음 나아가 미국과 유럽의 항공산업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보잉은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에어버스는 프랑스 툴루즈에 본사를 두고 있다. 과연 보잉은 불명예를 씻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에어버스가 1위 등극에 성공할 것인가. 세계의 하늘을 나눠 가진 두 기업의 불꽃 튀는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의 역사로만 비교하면 에어버스는 보잉의 손자뻘이다. 보잉의 역사는 설립자 윌리엄 에드워드 보잉이 시애틀대학에서 조지 콘래드 웨스터벨트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군 엔지니어 출신인 웨스터벨트의 도움을 토대로 만든 것이 보잉의 첫 비행기인 B·W 수상비행기였다.

이를 통해 비행기 제작에 자신감을 얻은 보잉은 1916년 7월 15일 ‘태평양항공기제작회사’를 세우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듬해인 1917년 보잉은 자신의 이름을 따 사명(社名)을 ‘보잉’(Boeing Airplane company)으로 바꿨다. 보잉의 이름을 단 첫걸음이었다.

보잉은 제1,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1917년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보잉은 해군의 훈련용 비행기 수요를 예상하고 일찌감치 수상비행기 ‘모델 C’를 준비했다. 이 모델의 우수성이 입증되자 미 해군은 보잉에 C 50대를 주문했다. 보잉 최초의 수주(受注)였다. 이듬해인 1918년 직원이 337명으로 늘었다. 이후 보잉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에 자사(自社) 최초의 여객기인 247 기종을 공급하며 여객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였다.

세계대전은 대공황의 피해를 최소화한 면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보잉은 더글러스, 록히드 등과 제휴해 전투기 B17, B29와 폭격기 B29 등을 생산했다. 방위산업체 보잉의 진면목이 드러난 것이다.

1958년 출시한 707 기종은 제트 여객기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1967년에 선보인 근거리용 제트 여객기 737은 보잉의 지위를 세계 항공산업 시장 최고의 자리로 격상시켰다. 대형 기종 707과 727을 보유해 단거리 노선에 취약했던 보잉은 단거리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더글러스 DC-9의 대항마로 737 기종을 개발했다. 737은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노선 및 동남아 단거리 노선에 주로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활용하는 기종이기도 하다. 탑승 가능 승객 수는 140~18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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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구 |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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