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허 대변인의 별명도 ‘리틀 김문수’다. 근 20년의 세월을 김 지사와 고락을 함께해온 사이라 김 지사를 여러모로 닮았다는 평을 듣는다. 2008년 8월 그가 대변인으로 취임하자 가까이서 그를 지켜본 경기도청 공무원들은 “리틀 김문수가 떴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얼굴의 이미지나 일을 처리하는 품이 김 지사와 비슷하다”는 말이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듯했다. 대강대강 넘어가는 식으로 일 처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한번 추진하면 끝장을 봐야 하는 스타일이 공무원들에게는 ‘낯선 존재’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최연소’타이틀 달고 다니는 ‘리틀 김문수’
허 대변인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경기도가 공식 발표한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 계획’. 경기지역 어디서나 30분 이내 서울 중심권으로 진입토록 하는 GTX 계획은 사실 그 규모나 사회적 영향력 면 등에서 청계천 복원사업을 능가한다. 당연히 ‘현실성 없는 한 건주의’라고 폄훼하는 내·외부적 반발도 적잖았을 터다. 그러나 허 대변인은 GTX로 ‘뻥 뚫린 경기도’를 표방하는 것은 정치인 김문수의 개인적 공약이라기보다는 한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신개념 교통혁명이자 국가발전방안이라며 관련 공무원들을 ‘집요하게’설득하고, 언론 등 주변에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일을 진두지휘했다.
“이 프로젝트의 사업성이나 실현 가능성 등은 전문기관을 통해 이미 검증됐지만 문제는 관계 공무원, 관련 지자체와 정부부처, 수도권 사람들의 여론 등 주변의 지지 여부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모진 ×’ 소리까지 들으면서 공무원들을 닦달해 GTX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하고 나니 이제는 민간사업자들까지 자발적으로 나서서 사업 타당성이 있다면서 홍보하고 있잖아요?”
‘무슨 일을 하든 시시하게는 안 한다’며 딱 부러지게 얘기하는 허 대변인에게서 최근 김 지사의 거침없는 정치 행보가 연상되는 것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실제로 중앙정부를 상대로 수도권 규제 완화 조치를 관철하는 등 김 지사의 행보에는 허 대변인이 깊이 관여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에게는 또 ‘최연소’라는 수식어도 늘 따라다닌다. 김 지사가 국회의원 활동을 하던 1990년대 중반 국회로 진출한 허 대변인은 2년마다 승진하는 바람에 최연소 비서관 및 보좌관이라는 타이틀을 20대 중반에 거머쥐었고, 김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후에는 경기도청으로 자리를 옮겨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최연소 국장급 공무원 및 최연소 대변인이라는 기록을 또다시 세웠다.
20대 최연소 시의원 출마 경력을 지닌 그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안산 단원갑 선거구에 출마, 민주당의 중진정치인 천정배 의원과 맞붙어 7% 차이로 석패하는 아쉬움을 겪기도 했다.
지하 40m 깊이로 도심을 관통하는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건설 계획을 설명하고 있는 허숭 경기도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