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호

‘화장하는 즐거움’을 파는 여자 메이크업아티스트 조성아

  • 글·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사진제공·조성아 더 크리에이티브

    입력2009-05-29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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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하는 즐거움’을 파는 여자 메이크업아티스트 조성아
    “지금까지 메이크업을 2만번 정도 했더라고요. 한창 많이 할 땐 밤새우면서 했으니까. 그런데 그 2만번을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징글징글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난 ‘놀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래요. 재미없으면 못 해요.”

    조성아(41) 더 크리에이티브 대표는 한국의 1세대 메이크업아티스트다. 그는 한국에서 메이크업이라는 말이 처음 쓰이기 시작하던 1990년대 초, 분장사라는 말 대신 메이크업아티스트라는 호칭으로 불린 첫 세대다. 대학(한양대 산업미술과)을 졸업하기 전인 1991년부터 광고대행사와 방송국 등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메이크업의 세계에 몸담았다. 이후 엄정화와 박지윤, 송윤아 등 당대 최고 스타들의 이미지 디렉팅을 맡으며 유명세를 타게 됐다.

    “어릴 때도 TV를 보면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 연예인을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부모님이 외출하시면 친구들을 집에 불러 모아서 꾸며주면서 놀았죠. 대학에서는 미술을 전공했고,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따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지만 아마도 아주 어릴 때부터 내 갈 길은 정해진 거 같아요.”

    ‘화장하는 즐거움’을 파는 여자 메이크업아티스트 조성아
    “소수 유명인이나 상류층을 위한 메이크업에서 한발 나아가 대중에게 화장하는 재미를 전하고 싶었다”는 그는 2006년부터 ‘조성아 루나’라는 자신의 이름을 딴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해 판매하고 있다. 아티스트 브랜드로서는 흔치 않게 처음부터 홈쇼핑 유통망을 중심으로 판매된 ‘조성아 루나’는 지난 3월 말 매출 850억원을 돌파했다. 2008년 한 해 동안 화장품 40만개가 팔렸다고 한다. ‘조성아 루나’는 일반 여성들이 화장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단순하게 시스템화한 제품을 내놓아 호평을 받았다.

    “사람들은 화장품 팔아서 대박 났다고 하지만 저는 사실 콘텐츠를 판 거예요. 사람들이 외모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쉽고 재밌게 화장하는 법을 소개한 거죠.”



    생활 속에서 접하는 모든 것으로부터 메이크업의 아이디어를 얻고 자신이 제안한 메이크업 스타일이나 제품에 대중이 반응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 남성과 노인을 위한 화장품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저는 뭔가 삶의 목표를 치밀하게 짜본 적이 없어요. 하루하루를 얼마나 즐겁게 보내느냐가 중요하죠. 단 하나 꿈은 있어요. 나중에 할머니가 되면, 그때도 아티스트로서 정말 많은 사람에게 내가 알고 있는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을 알리고 싶어요.”



    Power 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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