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욱(37) 제일기획 제작본부 아트디렉터(AD)는 ‘니콘에 나를 잊다(Lost Myself in NIKON)’라는 주제의 이 광고로 ‘2010 칸 국제광고제’에서 세 개의 동상을 거머쥐었다. ‘칸 국제광고제’는 광고계의 올림픽으로 통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광고 축제다.
“이 작품이 수상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사진을 찍으며 무아지경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을 위트 있게 그린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그는 2008 런던광고제 은상, 2009 뉴욕 원쇼 메리트위너에 이어 이번 수상까지 ‘3년 연속 해외 광고제 석권’이란 기록도 세웠다. 한 AD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광고를 끊임없이 만들 수 있었던 창의력의 원천은 무엇일까.
“기존 사물을 다르게 보는 훈련을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가령 가로로 놓인 검은색 박스 스카치테이프를 세로로 세우니 펭귄처럼 보이더군요. 이렇게 발견한 낯선 이미지를 디자인 작업에 차용했습니다. 남과 똑같이 보는 건 죽은 생각이죠.”
한 AD가 광고인의 꿈을 키운 건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재학 시절부터다. 그는 광고를 통해 처음으로 ‘몰입의 즐거움’을 깨달았다.
‘2010 칸 국제광고제’에서 동상을 수상한 한성욱 AD의 광고.
한 AD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작품은 김연아 선수가 모델로 등장하는 삼성 하우젠 에어컨 ‘제로’ 캠페인이다. 그는 김 선수에 대해 “풍부한 표현력을 지닌 데다, 지친 내색 한 번 하지 않는 진정한 프로”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의 목표는 오래도록 광고 일을 하는 것. 광고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도 그의 꿈 중 하나다. 한 AD는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변해갈수록, 휴머니즘을 담은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