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0일 열린 스티비 원더 공연 현장의 열기는 20분 만의 매진 소동과 120만원대 암표 거래를 보며 예상했던 것 이상이었다. ‘전설’을 확인하려는 사람들의 욕망이 그 넓은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스티비 원더도, 볼 수는 없었지만 그것을 알았다고 생각한다. 그가 먼저 눈물을 흘렸고, 관객들이 울었다.
좌석이 무대에서 멀어 앞에서 노래하는 거대한 흑인 뮤지션이 정말 그 스티비 원더인지 비슷한 흑인 어르신인지 확인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모두들 그런 건 상관없었다. 스티비 원더가 당대의 음악이었던 시절이 존재했으며, 그 시절 젊고 아름다웠던 나도 분명히 존재했음을 확인했으니까 말이다.
1950년생인 스티비 원더는 출생 직후 사고로 시각장애를 가진 대신 신으로부터 음악적 재능을 부여받는다. 열 살이 되기 전 이미 거의 모든 악기를 다루게 된 그는 열한 살에 발표한 첫 싱글 앨범으로 차트 1위에 오른다. 20대가 된 1970년대에 그는 ‘You are the sunshine of my life’ ‘Superstition’을, 80년대에 ‘Lately’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와 함께 한 ‘Evony· Ivory’를 히트시키며 ‘살아 있는 전설’이 되는데, 지금까지 그의 음반 판매고는 7500만장, 그래미상 수상기록은 25회에 달한다. 이는 남성솔로아티스트 부문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슈퍼콘서트를 기획한 현대카드의 CEO이자, 엄청난 수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는 정태영(@diegobluff) 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공연 후 스티비 원더가 한국팬들의 호응과 교감에 감동해 잠을 못 이루었다”는 후기를 올렸다. 과연 이날 우리는 20세기의 전설을 만나는 마지막 기회를 가졌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