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학자의 일방적인 주장이 아니다. 지난 9월 ‘동서 고대 수도문화의 만남과 융합발전’을 주제로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중국, 터키, 이탈리아 등 고대사학자들은 주제 발표를 통해 경주가 고대 실크로드의 동쪽 끝이었으며,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것을 학술적으로 입증했다. 이 국제 심포지엄은 국제적으로 천년 고도(古都) 경주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한 첫 행사로, 경주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된 의미 있는 행사였다.
국제 심포지엄을 주최한 세계수도문화연구회(회장 김일윤)는 2011년 11월 창립한 연구재단이다. 김일윤 회장이 세계수도문화연구회를 만든 데에는 고향 경주에 대한 남다른 애향심이 한몫했다. 그는 경주지역에서 12·13·15·16·18대 국회의원을 지낸 5선 의원 출신이다. 김 회장은 협회를 만든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경주는 전 세계에 5개밖에 없는 옛 천년 수도입니다. 무엇보다 실크로드 서쪽 끝인 터키 이스탄불, 중간 지점인 중국 시안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세계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도시였습니다. 그런 경주에 대해 우리 국민은 물론 경주 시민조차 그동안 그 뛰어난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긍심을 갖지 못했던 게 사실입니다. 경주가 실크로드의 핵심적 위치에 있었다는 것을 학술 연구를 통해 밝힘으로써 경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키우고, 세계가 자랑하는 경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세계수도문화연구회는 두 개의 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경주, 터키 이스탄불, 이탈리아 로마, 중국 시안, 일본 교토 등 세계 옛 천년 수도 5곳을 중심으로 고대 인류 역사의 가치와 보존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그 하나이고,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수도를 중심으로 현대 수도의 현황과 미래 발전 이정표를 연구하는 것이 다른 하나다. 세계수도문화연구회는 그동안 관련 국제 심포지엄을 4차례나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향후 연구회의 활동 범위를 더욱 확대해갈 계획이다.
지난 9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김일윤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주를 ‘세계 천년 고도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 회장은 경기여상, 경주신라고, 서라벌대, 경주대를 설립한 교육자이기도 하다. 최근엔 교육부 4년제 예술학사 인정 교육기관인 KAC한국예술원을 설립해 내일의 한류 스타를 육성하는 데에도 진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