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개봉한 영화 ‘명량’이 개봉 12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이순신 돌풍’을 일으켰다. 김한민(45) 감독은 2011년 여름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영화 ‘최종병기 활’로 대중과 평론계의 인정을 받은 바 있다.
최민식 류승룡이 주연한 ‘명량’은 줄거리만 놓고 보면 단순한 작품이다. 조선 선조 30년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이 전남 진도 앞바다 울돌목에서 일본 수군을 대파한 ‘명량대첩’에 초점을 맞췄다. 김 감독은 이순신 장군에 대해 “누구나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갈등과 분열의 사회에 통합의 구심점이 없는데, 우리 사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대상으로 그만한 인물이 없다”고 평가했다.
2시간여 러닝타임 중 후반 60분은 오로지 해전으로만 채워졌다. 실험적 시도였지만 호평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명량해전은 임진왜란 중 가장 유명한 해전인데도 영화에서 제대로 재현된 적이 없다”며 “백의종군 후 이순신 장군이 화려하게 복귀하는 명량해전을 통해 그의 애민정신과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전남 순천 출신인 김 감독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화 배급·제작사에 근무하다 서른 넘어 감독 공부를 시작했다. “이제라도 심판이 아니라, 선수로 뛰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8년 뒤,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데뷔해 현재까지 장편 영화 4편을 찍었다. ‘최종병기 활’ 개봉 당시 그는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 우리 선조가 가장 큰 수난을 겪은 세 사건을 배경으로 ‘역사 3부작’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가장 처참한 역사적 상황에서 선조들이 어떤 정신력과 의지로 위기를 극복했는지에 주목하는 그의 차기작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