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3라운드까지 이미림은 박인비(26·KB금융그룹)에 한 타 뒤진 단독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8월 11일(한국시간)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기록, 4라운드에서 한 타를 줄이는 데 그친 박인비와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 가르기에 돌입했다. 연장 첫 홀(18번홀·파4)에서는 둘 다 파로 비겼다. 17번홀(파4)에서 치른 연장 두 번째 홀 경기에서는 이미림의 두둑한 배짱이 돋보였다. 장타력을 갖춘 이미림은 드라이버로 원온을 시도했다. 하지만 티샷이 그린에 조금 못 미쳐 볼이 샌드벙커에 빠졌다. 그러나 깔끔한 벙커 샷으로 홀컵 1.5m 거리에 공을 붙였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2008년 골프 국가대표를 지낸 뒤 2010년 국내 프로 무대(KLPGA)에 데뷔한 이미림은 2011년 에스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대회에서 첫 승을 기록했고, 2012년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지난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해마다 1승씩 추가하며 ‘꾸준한 선수’란 평가를 받았다.
LPGA 투어 진출을 위해 지난해 말 퀄리파잉 스쿨에 응시한 이미림은 최종전을 앞두고 왼손목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2위로 Q스쿨을 통과하며 풀시드를 받았다.
이미림의 이번 마이어 LPGA 클래식 우승은 여러모로 뜻 깊다. LPGA 진출 첫해에 첫 승을 거둠으로써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고, 골프여제 박인비와의 연장전 끝에 우승함으로써 차세대 골프여제로 성장할 가능성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