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호

He & She

해남관광농원 설립한 조완연 금광건설 회장

  • 글·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 korea@donga.com

    입력2016-07-27 16: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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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중에는 건설회사 회장님, 주말에는 농부. 조완연(60) 금광건설 회장의 직업은 두 가지다. “건설로 돈을 많이 벌어도 가슴이 채워지지 않았는데, 나무를 키우면서 비로소 채워졌다”는 조 회장은 ‘생산성’과 ‘공공성’을 중시한다.

    생산성을 높이려고 넓은 땅을 찾아다닌 끝에 전남 해남군 삼산면에 66만㎡(20만 평) 규모의 영농조합법인 해남관광농원 터를 잡았다. 2011년부터 묘목을 심어 현재 농장장, 해설사와 함께 블루베리 7만 주, 블랙초크베리(아로니아) 5만 주, 조경용 나무 22만 주를 키우고 있다. 손익분기점을 넘긴 이 시점에 조 회장은 공공성을 고민한다.

    ▼ 영농조합법인을 만든 동기는.

    “경기 김포 출신으로, 어릴 적부터 아버님 농사를 도왔다. 많은 사람이 농원에 찾아와 실질적인 교육을 받으면 좋겠다 싶어 농원을 만들었다.”

    ▼ 왜 해남에 만들었나.



    “경기권이나 충청권은 땅값이 비싸다. 넓은 토지를 찾기도 어렵다. 농사는 넓은 땅에서 지어야 생산성이 높게 나온다. 수익은 작년부터 조금씩 나오고 있다.”

    ▼ 건설업과 농업을 오가는 게 이색적이다.

    “두 사업은 연관성이 있다. 건설할 때 조경수가 필요해 20년 전부터 나무를 키웠다. 그러다 블루베리가 1kg당 6만~8만 원으로 수익성이 좋다기에 2008년부터 심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아버지와 농사를 지을 때도 일은 좋아했지만 내 마음대로 하질 못해 1986년부터 내 사업(건설업)을 시작했는데, 결국 돌아온 거다.”

    ▼ 농업은 어떤 점에서 매력적인가.

    “건설은 생명체가 없는 것으로 만들기 때문에 사람이 딱딱해진다. 괜히 화가 난다. 그런데 농사를 지으면 부드러워진다. 생명체를 다루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농사만 짓고 싶었다. 하지만 회사 종업원만 50여 명이고, 협력사까지 합치면 인력이 2000여 명이라 정리가 쉽지 않다. 그래서 주말에만 KTX 타고 해남으로 달려간다.”

    ▼ 해남관광농원에 가면 무엇을 할 수 있나.

    “블루베리, 아로니아를 보고, 먹고, 관련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열매는 시가의 60%로 판매한다. 넓은 땅에서 대량생산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조만간 잼, 주스, 스무디를 만드는 프로그램과 비영리 캠핑장을 만들 계획이다. 접근성을 높이려고 입장료는 없앴다. 묘목을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판매해왔지만, 품종이 다양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가짜 묘목’을  팔 수 있어서 판매는 중단했다.”



    ▼ 해남에 가면 행복한가.


    “시골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 기분이 좋다. 밥도 맛있고, 잠도 잘 온다. 다만 과일은 그때그때 소비하지 못하면 처분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 건설업이든 농업이든 일할 때 자세는 같은가.

    “나는 뇌를 단순하게 만들며 집중해서 일했다. 일할 때 이렇게 깊이 관여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다. 건설업도 농업도 집중해서 배우면 열흘이면 깨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나라에 사과나무, 포도나무를 들여온 선교사처럼, 나도 필요한 묘목을 공급하고 싶다. 한번은 우즈베키스탄에서 가로수로 호두나무가 심어진 걸 보고 지자체에 ‘생산성 있는 나무를 심자’고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고향 김포에 호두나무 1만 주를 기증했다.”

    ▼ 공공성에 관심이 큰 듯하다.

    “제주도에 비자림이 있다. 누군가가 기증한 걸 잘 보존해 많은 사람의 휴양처가 된 곳이다. 나도 많은 이가 해남관광농원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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