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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청렴하고 인내심 강한 내향적 감정형, ‘냉철한 교활함’ 번뜩이는 현실감각 필요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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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디고 답답하지만…”

내향적 직관형은 독립심이 강해 확고한 신념과 뚜렷한 원리원칙에 따라 행동한다. 199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김근태는 파격적인 ‘내부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민경선제’를 통해 민주적인 의사결집 과정을 갖춰 국민의 지지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야시절부터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주장했다. 1996년 4월 김대중 총재에게 “통일과 민생경제 등 정책을 연구하는 모임을 허용해달라”고 건의했다. ‘국민회의=김대중’이라는 인식 때문에 대선에서 국민적 지지를 끌어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총재가 “자칫 계파활동으로 비칠 수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결국 5개월 뒤 ‘열린정치포럼’이 결성됐다.

내향적 직관형의 단점은 감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실을 무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던 2002년 3월12일 김근태는 느닷없이 최고위원 선거 때 불법 선거자금을 받았다고 고백해 충격을 줬다. 이 일로 당이 발칵 뒤집혀 그는 당에서 ‘왕따’를 당했다. 결국 김근태는 제주와 울산에서 꼴찌를 하고, 경선후보에서 사퇴했다.

내향적 직관형은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희망이다. 자신의 홈페이지 맨 위에도 ‘희망을 현실로’라는 구호를 적어놓았다. 정치권에 입문하면서 쓴 저서의 제목도 ‘희망의 근거’였다. 그는 “꿈꾸는 사람은 허황한 이상주의자나 몽상가로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꿈이 있어야 희망이 있고, 가능성이 있고,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성격적 특성으로 보아 김근태는 융의 심리학적 유형 가운데 내향적 감정형이며, 제2기능인 직관이 발달한 내향적 감정직관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었다.

김근태는 포용력이 있고 대인관계가 원만해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기간 중 상충하는 가치와 이해관계를 조정해 타협하게 만드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재야운동을 할 때도 김근태는 보수-진보의 분류에 반대하고, ‘민주대연합론’을 주장했다. 그는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모든 세력이 연합해야 시대적 과제를 수행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근태는 인사에 공정하다. 가까운 사람의 민원도 해결해주지 않았다. 1980년대 중반 민청련 시절부터 20년 동안 함께 했던 동지들도 국민의 정부 시절, 그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주위에서는 ‘야박하다’거나 ‘자신의 평판만 챙긴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김근태는 “내 단점인데 가능한 한 공정하게 임하고자 했다”고 솔직히 시인했다.

그는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인사정책을 펼칠 수 있다. 김근태는 보건복지부 장관 때 ‘서열파괴 인사’로 강수를 두면서 부서 내부의 낡은 관행을 없앴다. 내부 불만과 동요에도 그는 강도 높은 개혁을 밀고 나갔다. 보건복지부에서 요직으로 꼽히는 국민연금보험국장, 국민연금심의관 등 주요 보직에 행정고시 26기 출신을 전면 배치했다. 행시 22기 몫으로 뒀던 자리였다. 김근태와 가까운 인사는 “능력보다는 기수 중심의 인사가 관행처럼 굳어졌다”면서 “누군가 이를 깨줘야 한다고 판단하고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겐 ‘미래지향적 개혁성’이 있다. 김근태는 개혁 이미지에 평화통일 이미지를 더해 ‘동북아시아의 평화통일 전도사’라는 입지를 구축한다는 거시적인 계획을 세웠다. “국민과 함께 개혁을 완성하고, 지역감정으로 분열된 동서를 화합시키고, 남북의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면 21세기 정치 리더십은 새로운 사고(思考)를 가진 열린 리더십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더십 측면에서 그의 단점을 살펴보자. 그는 우선 카리스마가 부족하다. 2001년 정치학계의 전문가들과 중앙일간지, 방송사 정치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들의 정치적 전망 등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다. 이 조사에서 김근태는 각종 항목에서 상위권에 올라 전체적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도덕성’과 ‘민주개혁 의지’ ‘통일비전’ 등 3개 항목에서 1위에 올랐다. ‘지역갈등 해소’와 ‘경제적 비전’에서도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강력한 지도력’ 항목에서는 9위로 하위권이었다. 눈에 띄는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근태는 “다소 더디거나 답답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미래의 리더십은 박정희처럼 영웅적·카리스마적·패권적 리더십이 아니라 민주적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리더십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 그는 정치적 감각이 부족하다. 11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유권자에게 이렇다 할 메시지를 던진 적이 없다. 유권자 중에 ‘김근태’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한 여론조사기관 대표는 “김근태는 대중적인 관심사를 끄집어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대중적 말투로 표현하는 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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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인천광역시 의료원장 mdjskim@naver.com
연재

2007년 대권주자 심리분석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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