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1월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1차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이날 인수위는 차기 정부가 추진할 155개 국정과제를 이 당선자에게 보고했다.
1차 요격이 실패해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나면 THADD(고고도방어체계) 미사일을 이용한 2차 요격이 시도된다. 이마저 실패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탄도미사일이 다시 대기권 내로 진입하면 자국 영토 내에 있는 패트리어트3(PAC3· Patriot Advanced Capability 3) 방공미사일로 이를 요격한다. 이 가운데 두 번째 단계인 THADD는 아직 실전배치와는 거리가 멀고, 현재 미국과 일본은 초기 단계의 SM3와 마지막 단계인 PAC3를 이용한 요격 실험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의 MD 구성방식상 한국이 MD에 참여하려면 먼저 SM3와 PAC3를 구매해야 한다. 현재까지 한국군은 ‘독자적인 대공방어’를 모토로 내건 채 SM3와 PAC3보다 한 단계 아래급인 SM2를 도입했고 PAC2 도입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대공미사일의 도입에 대해서도 “이미 MD에 한발 들어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다(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설명하기로 하겠다). 이들 대공미사일의 도입과정이나 MD체제용 미사일과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한국의 안보환경에서 MD가 갖는 의미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북한이 항공기를 이용한 대량공습이나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경우 서울과 수도권이 이에 사실상 무방비라는 점은 꾸준히 지적된 바 있다. 개전 초기 북한이 휴전선에 가까운 한국군 주요 군사시설과 국가 지휘시설에 대량공습을 가한 뒤, 이로 인해 형성될 공황상태를 이용해 서울을 기습 점령하는 데 필요한 시간(1~3일)을 번다는 목표로 공세적 제공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신동아’ 2006년 4월호 ‘한국군 핵심시설, 북한 스커드 미사일에 무방비’ 참조).
이 때문에 그간 군에서는 노후된 나이키 허큘리스 체계 대신 신뢰할 만한 대공방어망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했고, 이에 따라 노무현 정부는 2010년까지 1조1000억원을 들여 중고 패트리어트2(PAC2) 미사일 2개 대대를 독일로부터 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PAC2는 기본적으로 항공기 요격에 중점을 두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는 적절치 않다. 폭탄을 싣고 휴전선을 넘는 북한의 항공기들은 요격할 수 있지만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빠른 속도의 미사일을 막아내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낙관적인 전문가들 일부는 스커드 미사일의 초기 모델도 PAC2로 일부 요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한다.
군 일각에서는 PAC2의 요격 성공률이 50% 안팎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주한미군이 주요 공군기지에 배치하고 있는 최신형 PAC3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가 PAC2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에는 MD 관련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우려한 측면이 있다. 노무현 정부는 여기에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도입, 한국형중거리지대공미사일(KMSAM)을 개발해 ‘독자적 대공방어망’을 구축한다는 복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군에서는 이를 가리켜 ‘한국형 MD’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들여놓은 한발, 낮아진 문턱
이번에는 SM2를 살펴보자. 지난해 5월 진수된 KDX3 구축함 세종대왕함에는 대공미사일로 SM2를 장착했다(MD개발계획에 참여한 일본의 이지스함 공고의 경우 최신형인 SM3를 장착했다). SM2 자체는 함대를 방어하는 것이 주요 용도지만, 세종대왕함에 장착돼 있는 이지스 체계의 SPY1D 레이더는 반경 1000km 내외의 탄도미사일을 감지할 수 있다. 3척까지 건조계획이 예정돼 있는 이지스 구축함이 동해와 서해 등에 실전 배치되면 북한뿐 아니라 중국이나 극동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발사도 감지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