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도시’는 노무현 정부의 핵심적인 지방정책사업이다. 2006년 1월 열린 ‘행복도시’ 건설청 개청 기념식.
노무현 정부의 지방정책은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행정자치부 등의 다양한 정부기구를 통해 입안되고 추진됐다. 그중 하나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작성한 지방분권 로드맵에 제시된 정책과제만 해도 중앙-지방정부 간 권한 재분배, 재정분권 추진, 지방정부 자치역량 강화, 지방의정 활성화 및 선거제도 개선, 지방정부의 책임성 강화, 시민사회 활성화, 협력적 정부 간 관계정립 등 7개 분야에 걸쳐 83개에 달한다.
이 방대한 지방정책을 모두 평가하는 것은 독자의 관심과 지면 제약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여러 정책을 관통하는 공통분모를 찾아내 이를 살펴보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필자는 노무현 정부 지방정책의 성격과 특성을 두 가지로 규정한다. 분권지상주의와 균등주의가 그것이다.
분권형 선진국가 추구
노무현 정부는 분권에 엄청난 애착을 갖고 출범했다. ‘분권형 선진국가’를 정부의 미래상으로 내걸 정도로 이에 집착했다. 분권을 선진국가의 필수요건으로 간주했기에 지방분권을 자연스럽게 국가 재구조화(state restructuring) 전략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겼다.
분권형 정부에 대한 애착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분권은 시대적 대세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추구할 미래의 지방자치 모델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은 채 분권에만 집착했다는 점이다.
분권의 형태는 다양하며, 분권의 이상형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영국식 지방분권은 미국식 지방분권과 지향하는 이념 목표 가치 등이 다르며, 유럽식 분권과도 다르다. 노 정부는 분권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로드맵에 담기에 앞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 분권 모델을 설정했어야 했다. 추구할 분권 모델이 무엇이냐에 따라 분권의 구체적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별한 분권 모델을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분권을 추구하면 유형과 방식에 상관없이 다 좋다는 식의 ‘묻지마 분권’ 혹은 분권지상주의에 빠지기 십상이다.
지방자치의 형태는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되지만, 자본주의가 수행하는 주요 기능을 중심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자주 사용된다. 어느 자본주의 사회이든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소비와 생산이다. 소비가 사회복지 기능을 의미한다면 생산은 경제성장 기능을 의미한다. 지방자치를 국가와 지방정부 간의 노동분업 체제로 볼 때, 자본주의의 필수요소인 소비기능과 생산기능을 국가와 지방정부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가 국가통치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