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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에 ‘개방’ 쓰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

‘김정일 死後 10개월’ 북한서 지켜본 박상권 평화車 사장

“대북정책에 ‘개방’ 쓰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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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평양은‘김정은=완결된 수령’모시는 분위기
  • ● 와병說 김경희, “안색 많이 나빠 보여”
  • ● 장성택은 주변 잘 이끄는 특출한 인물
  • ● 김정은 “두 눈으로 세계를 보라” 인민에 요구
  • ● 105층 유경호텔 엘리베이터 못 구해 전전긍긍
“대북정책에 ‘개방’ 쓰면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


9월 7일 북한 고려항공 비행기가 중국 선양(瀋陽)을 떠난 지 1시간 만에 평양 상공에 들어섰다. 이달에만 두 번째 방북. 외장 공사를 마무리한 유경호텔이 햇볕을 받아 빛났다.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은 북한에서 자동차조립공장, 호텔을 경영한다. 이탈리아 자동차 피아트(Fiat) 모델을 조립해 ‘휘파람’ ‘뻐꾸기’ ‘삼천리’라는 브랜드로 판다.

“북한을 19년간 오갔는데 뭘 모르겠어요. 사람 사는 걸 모르겠소. 마음껏 돌아다니는데 뭘 모르겠소.”

평양을 들락거린 지 19년째다. 방북 횟수가 206회에 달한다. 지난해 북한에서 자동차 1872대를 팔았다. 올해는 9월 현재 1500대를 팔았다고 한다. 평화자동차 400명, 보통강호텔 600명, 세계평화센터 20명을 비롯해 1000명이 넘는 북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남북 합영기업 경영자다. 19년간 거의 매달 한두 차례씩 평양을 찾았다. 한국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북한 출입이 자유롭다. 지난해 12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후에도 거의 매달 방북해 북한의 변화를 눈으로 들여다본 유일한 한국계 인사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김경희 노동당 비서(김정일 국방위원장 여동생),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주규창 기계공업부장,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비롯한 북한 인사를 올해 평양에서 만났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인터뷰 때수시로 “이 대목은 쓰면 안 된다”면서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요구했다. “사슴을 말이라고 하는데 그것 참,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게 그게 아닌데…”라면서 한국 언론의 북한 관련 보도에 엉터리가 많다고도 했다.

거의 매달 평양 방문

그는 북한 체류 경험이 한국계 인사 중 가장 많으며 지금도 수시로 북한을 드나든다는 점에서 민간 인사 중 최고의 북한통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비즈니스 이해가 남북관계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발언의 행간을 읽어야 할 대목도 있을 것이다.

▼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어떻게 호칭하나.

“최고사령관 또는 원수라고 칭한다.”

▼ 김경희, 장성택 부부는?

“장성택 부위원장, 김경희 대장 혹은 비서라고 부른다.”

김경희는 2010년 9월 김정은과 함께 대장 칭호를 수여받았으며 노동당 비서를 겸직하고 있다.

▼ 경제 사정은 어떤가.

“경제 사정? 질문이 잘못됐다. 식량 사정이 어떠냐고 물어야 한다.”

▼ 식량 사정이 나아졌나. 중국 지원 덕에 과거보다 낫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에선 경제문제가 곧 식량문제다. 해결되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리지 않겠나 싶다. 여전히 어려운 문제다. 가난은 나라님도 어쩌지 못한다고 하지 않았나. 수많은 사람이 먹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제재 탓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1987년 착공해 지금껏 완공하지 못한 105층 높이의 유경호텔은 추락한 북한 경제의 상징 같은 존재다. 7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나 경제난으로 완공 시기가 늦춰졌다. 2008년 다시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외부 공사를 마무리했으나 내부공사는 진척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리베이터를 구할 수 없는 게 문제다. 핵 문제로 인한 경제 제재 탓에 세계 어느 회사도 북한에 초고층용 엘리베이터를 주기 꺼리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를 갖춰야 건물에 사람이 입주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북한은 하부 25층을 먼저 개관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지도부가 들어선 뒤 경제문제와 관련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늘어난 노력의 강도와 제재의 강도 중 어떤 게 더 강할 것 같나? 미국 지원도 거의 없고, 남쪽은 밀가루 조금 보내고 끊어버렸다. 제재가 풀려야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정책을 세우는 것 아닌가.”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 경제의 미래를 낙관했다.

“지금도 북측이 마음먹기에 달렸다. 지금같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평화자동차가 돈을 벌고 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개발연대에 이룬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하는 기업가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경제발전엔 지정학적 요소, 기후 등도 중요하다. 북한은 지하자원 매장량이 많다. 교육 수준도 높다. 경제대국인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데다 남쪽도 발전해 있지 않은가. 북한 시대가 머잖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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