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했습니다.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바람에 새벽까지 밤잠을 설치며 개표방송을 지켜본 국민이 많았습니다. 대한민국 미래 5년 국정을 책임질 ‘큰머슴’을 선출하는 날이니만큼 하룻밤쯤은 날밤을 까는 수고를 기꺼이 감수한 것이죠. 머슴 뽑는 것 지켜보느라 주인이 밤새는 게 민주주의의 묘미 아닐까요?
그런데요. 이번 대선의 특징은 여론조사에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당히 앞선 조사 결과가 많았는데, 정작 대선 당일 출구조사에서는 1% 미만의 초박빙 승부로 예측됐습니다. 실제 개표결과는 출구조사와 근접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와 출구조사 결과에 이 같은 차이가 존재한 이유가 뭘까요?
여론조사는 전체 국민 모두가 응답한 것을 전제로 한 조사이기에 오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5200만 국민 중 투표권을 가진 약 4400만 명의 국민이 모두 응답한 것을 가정해 조사 결과를 산출하는 것이죠. 모두 조사할 수 없으니 전국적으로 1000명 정도의 샘플 조사를 실시하고 지역별, 성별, 연령별로 실제 유권자수에 맞게 보정작업을 거칩니다.
그에 비해 출구조사는 실제 투표 당일 투표소에서 기표한 유권자를 상대로 한 조사입니다. 즉 실제 투표한 유권자를 상대로 한 조사이기 때문에 오차가 상대적으로 크게 줄어든 것이죠.
20대 대선은 출구조사의 진가가 십분 발휘된 선거였습니다. 1% 이하 소수점 근사치까지 예측해냈으니까요.
윤석열-이재명 득표율이 좁혀진 이유로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이뤄진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따른 영향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단일화 시너지도 있겠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이 결집하는 역결집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죠.
단일화가 선거 막판 표심에 큰 영향을 끼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에는 이재명 후보가 근소한 표차로 낙선하자 ‘선거가 하루만 더 늦게 치러졌으면...’하고 아쉬워했다고 하는데요. 이미 대통령선거는 윤석열 당선으로 끝이 났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선거로 인해 갈라졌던 민심을 수습해 국민화합과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것이겠죠. 그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하는 윤석열 당선자의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윤 당선자가 당선 확정 직후 국민 앞에 얘기한 것처럼 ‘모든 국민은 하나’라는 얘기대로 국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정책과 인선으로 국정을 잘 이끌어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