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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들도 뿔나…朴心 안 먹혀 당 대표 선출 후 조기 레임덕 가능성

긴급 진단 - 박근혜 정권 침몰 위기

당원들도 뿔나…朴心 안 먹혀 당 대표 선출 후 조기 레임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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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해경의 무능·부패 때문에 정부 전체가 덤터기
  • ● 찬바람 불기 전엔 수습 안 돼
  • ●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국민 분노 누그러질 것
당원들도 뿔나…朴心 안 먹혀 당 대표 선출 후 조기 레임덕 가능성

5월 10일 ‘박근혜 책임져라’ 피켓이 등장한 ‘세월호 침몰사고 문제해결을 위한 안산시민사회연대’ 촛불집회.

2014년 4월 16일은 박근혜 정부에 ‘절벽’과 같은 날이다. 걸어온 길은 끊겼고 추락의 위기 앞에 섰다.

이날 아침 단원고 학생이 대부분인 승객 290여 명은 세월호와 함께 바닷 속으로 가라앉았다. 침몰 직전 학생들이 촬영해 가족에게 전송한 동영상들이 며칠 뒤 공개됐다. 두려움에 우는 장면, 서로 구명조끼를 챙겨주는 장면,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장면….

승객들에겐 “이동하지 말고 선실에서 대기하라”고 한 뒤 자기들끼리 빠져나간 선장과 선원들, 평형수까지 빼며 과적을 일삼다 배를 침몰케 한 선사, 이런 탈·불법 운영을 묵인하며 치부한 것으로 알려진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유병언 일가의 행태는 국민의 공분을 샀다.

그런데 분노의 다른 줄기는 정부로 향했다. 그 탓에 박근혜 정권은 출범 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빠졌다. 세월호 참사는 외형적으로 민간 여객선 사고다. 그런데 정부 전체가 여기에 말려들어 허우적댄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권이 향후 어떠한 상황을 맞게 될 것인지에 관해 익명을 전제로 여권의 내밀한 얘기를 들어봤다. 정부 고위관계자 A씨는 “길게 가면, 놔두면,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걱정스레 말했다. 다음은 A씨와의 대화다.

“모두 구조될 것 같습니다”



▼ 정홍원 총리는 사고 발생 시점인 4월 16일 오전 국내에 없었죠?

“총리는 이날 오전 해외순방 일정을 마치고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귀국하는 길이었어요. 서울로부터 ‘여객선 침몰 사고가 발생했지만 모두 구조될 것 같습니다’라는 보고를 받았어요. 총리는 안심했어요. 그러나 총리가 탄 공군2호기가 동남아 상공을 지날 때쯤 새로운 보고가 들어왔어요. ‘실종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내용. 총리는 기수를 전남 무안공항으로 돌리라고 지시했습니다. 팽목항을 바로 방문하기로 한 거죠.”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서울에 구성됐으므로 총리께선 예정대로 서울로 갈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건 어쩌면 총리의 개인 경험에서 비롯된 결정일 수 있어요. 2002년 4월 중국 민항기가 경남 김해에 추락해 우리 국민 111명을 포함해 129명이 숨지는 큰 사고가 난 적이 있어요. 당시 총리께선 사고 담당 검사로서 현장을 잘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았죠. 큰 재난사고 땐 희생자나 실종자의 가족을 배려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런 일을 당신께서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겠죠.”

▼ 그러나 총리는 팽목항에 도착하자마자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물병 세례를 받았죠.

“가족 분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 같고…. 총리는 귀국 중이어서 구조작업을 지휘한 것도 아니고 가족 분들을 걱정해 만사 제쳐두고 달려왔지만 결국 정부를 대표해 뭇매를 맞은 거죠.”

▼ 모두 구조될 것 같다는 첫 보고. 왜 그런 엉터리 보고가 총리에게 전달됐나요?

“구조작업을 맡은 해양경찰청이 현지 대책본부에 보고했고, 현지 대책본부는 서울의 중대본에 보고했고, 중대본은 총리실과 청와대에 보고했습니다. 결국 최초 보고자인 해경이 우왕좌왕하며 제대로 집계하지 못한 것이죠.”

▼ 제대로 집계를 못했으면 ‘집계 중’이라고 해야지 왜 ‘모두 구조될 것 같다’고 했을까요?

“그 부분도 조사(수사) 대상인 것으로 압니다. 해경이 잘못했죠.”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전 “단 한 명도 피해가 없도록 구조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의 뉘앙스를 보면, 박 대통령도 정 총리처럼 ‘모두 구조될 것 같다’는 취지의 허위보고를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여러 언론도 이날 오전 “학생 338명 전원 구조”라고 오보를 냈다. 이 보도의 출처를 역으로 추적하면, 경기도교육청은 단원고의 발표를 근거로 기자들에게 이런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단원고는 학부모들이 학교로 몰려오자 해경에 피해 상황을 문의해 오전 11시 5분께 해경으로부터 ‘전원 구조’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결국 허위 집계의 원 출처는 모두 해경이었던 셈이다.

이후에도 정부는 생존자·사망자·실종자 발표에서 오류를 몇 차례나 더 반복했다. 이 역시 해경 탓이다. 해경이 중대본에 보낸 ‘목포, 항해 중인 여객선 침수사고 발생’ 보고서에 따르면 해경은 당일 오후 1시까지도 “총 370명 구조”라는 잘못된 보고를 올리고 있었다.(실제 생존자 172명.)

‘전원 구조’가 ‘대형 참사’로 뒤바뀌면서 희생자 가족과 국민의 충격이 더 커졌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게 고조된 계기가 됐다. 또한 이러한 사건 초기 허위보고가 없었다면 정부의 인명구조 대응이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방식으로 달라졌을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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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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