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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이단종교 교주입니다”(김혜경 두 자녀가 유학원 대표에게) <김혜경 씨 관련 안내문>

단독 - 유병언 비자금 관리 의혹 김혜경(한국제약 대표)의 실체

“우리 아빠는 이단종교 교주입니다”(김혜경 두 자녀가 유학원 대표에게) <김혜경 씨 관련 안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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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3세(1985년)부터 유병언 비서로 일한 구원파·세모그룹 핵심
  • ● 10여 개 차명계좌로 구원파·유병언 일가 비자금 관리 의혹
  • ● 계열사 상표권 30여 개, 이천·강릉·용인에 부동산 16만여㎡ 소유
  • ● 두 자녀 출생신고서 ‘父 생일’, 유병언 생일과 날짜 같아
“우리 아빠는 이단종교 교주입니다”(김혜경 두 자녀가 유학원 대표에게)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세월호 침몰 사건을 수사하는 인천지방검찰청(검사장 최재경)은 세월호 선사인 (주)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로 추정되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비리를 캐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이미 드러난 수십 개의 세모그룹 관계 기업을 사실상 운영해왔는지,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경영 지시가 있었는지 등이 수사 대상이다. 유 전 회장 일가와 측근들의 횡령·배임 혐의도 들여다본다.

검찰이 유 전 회장 일가에 수사의 초점을 맞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세월호 사건에 책임이 있는 청해진해운의 운영에 유 전 회장이 직접 간여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확인돼야 이번 사고의 책임을 유 전 회장과 그 일가에 물을 수 있다. 세월호 사건 피해자에 대한 물질적 보상과도 관련돼 있다. 사고 책임자의 재산을 파악해 보상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의 일차적 책임은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경영진에 있다. 반면 청해진해운을 소유·지배하는 대주주(조선업체 천해지와 천해지의 대주주 아이원아이홀딩스)에는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다. 대주주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대주주가 불법 경영에 직접 간여한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검찰은 세모그룹 전체를 사실상 운영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유 전 회장의 역할에 주목한다. 유 전 회장이 경영에 간여한 사실만 확인한다면, 그에게 민형사상 관리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문제는 유 전 회장이 현재 자기 명의로 된 재산을 국내에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는 세모그룹 관련 주식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유 전 회장과 달리 그의 자녀(2남 2녀)는 1997년 부도가 난 뒤 해체됐던 세모그룹의 자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부활한 세모그룹의 지주사이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사실상 소유한 아이원아이홀딩스에도 유 전 회장의 두 아들(대균, 혁기)이 대주주로 등록돼 있다. 이들의 지분은 각각 19.44%. 하지만 이들의 재산을 유 전 회장의 것으로 단정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숨은 재산을 찾는 데 주력한다. 검찰이 유 전 회장의 측근 여러 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하며 유 전 회장을 압박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유 전 회장의 측근 중 검찰이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한국제약 대표 김혜경(52) 씨다. 그는 유 전 회장의 재산(비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씨가 수십 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유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자금을 국내외로 송금한 사실은 일부 확인된 상태.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로 오랫동안 일한 전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는 최근 여러 방송에 나와 “유병언 씨가 ‘(계열사와 구원파) 돈은 모두 김혜경에게 입금하라’고 지시했다. 유씨는 ‘김혜경이 입을 열면 우리(구원파)는 다 망한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김씨는 유병언 일가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사람이다”라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구원파 신자였던 장모 씨도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혜경 씨는 1985년 구원파에 들어왔다. 유병언을 따르던 ‘통용파’에서 활동하며 비서로 일했다. 유씨는 김씨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많이 주었다. 경기도 이천에 김씨를 위한 집을 짓기도 했다. 내가 직접 공사를 했다.”

유 전 회장의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서든, 유 전 회장 관련 기업의 경영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서든, 김 대표에 대한 수사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게다가 김씨는 유 전 회장의 혼외자를 낳아 키운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더 관심을 끈다. 유 전 회장과 김씨의 관계가 확인된다면, 검찰 수사는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키를 쥔 김씨는 유 전 회장 일가와 마찬가지로 세월호 사건 직후인 4월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로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는다. 검찰은 미국 정부의 도움을 받아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김씨는 5월 8일 KBS와의 통화에서 유 전 회장과의 관계를 대부분 부인한 바 있다. 혼외 자녀가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즉답을 피했다.

차명계좌 통해 그룹 자금 관리

‘신동아’는 김씨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간 알려지지 않은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가 경기도와 강원도에 막대한 부동산을 갖고 있으며, 유병언 일가를 제외하고 거의 유일하게 세모그룹 관련 상표권을 수십 개 가졌다는 것이 드러났다. 김씨가 소유한 상표는 주로 세모그룹의 현금줄로 불리는 기업들과 관련된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었다.

김씨의 두 자녀가 유 전 회장의 혼외자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정황도 포착했다. 2012년 김씨 두 자녀의 미국 유학을 알선한 서울 강남의 한 유학업체 대표는 “김씨의 두 자녀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우리 아빠는 이단종교 교주’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가 세모그룹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는 많다. 일단 그는 현재 자신이 대표를 맡은 한국제약의 최대주주(68.0%)인 동시에 세모그룹의 지주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3대 주주(6.29%)다. 유 전 회장의 두 딸인 상나, 섬나 씨보다도 지분이 더 많다. 2007년 이 회사가 설립될 당시부터 김 대표의 지분은 6.29%(5만5000주)였는데, 유 전 회장 두 딸의 지분은 각각 2.57%(2만2500주)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두 딸의 지분은 2012년 소액주주들에게 전량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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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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