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사례들은 그나마 수위가 낮은 편이라 지면에 실을 수 있었다. 실제로 대학 커뮤니티에 게재된 상당수 글엔 심한 욕설이나 모욕적인 표현이 워낙 많아 지면에 옮길 수도 없다. 옮기려면 ×표를 너무 많이 쓰게 돼 의미가 통하지 않을 정도다. 대학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일부 대학생들은 여성들을 ‘김치녀’ 외에도 ‘삼일한’ 같은 비하 표현으로 칭했다. 삼일한은 ‘3일에 한 번씩 패야 하는 존재’라는 의미다. 일부 대학생은 ‘여성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로 여성을 지칭했다.
대학 커뮤니티엔 같은 대학의 복수전공 학생, 타 학과 학생, 편입생, 분교생을 비하하고 왕따시키는 말도 많았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와 관련된 막말 사례는 어느 학교 커뮤니티인지 출처를 밝히기로 한다.
연세대와 고려대 서울 본교의 학생 몇 명은 같은 대학 지방 캠퍼스 학생들을 ‘원주충’이나 ‘썩창’으로 표현했다. 학내 왕따 문제는 비단 두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10개 대학 커뮤니티 모두에서 이와 관련된 막말이 자주 올라왔다. 자신보다 학벌이 좀 달린다고 여기는 같은 학교 특정 학생들에게 차별적인 언사를 서슴없이 쓰고 있었다.
중앙대 커뮤니티 ‘중앙인’엔 “강의시간에 토론하는데 계속 했던 말 또 하고 이상한 근거 들어서 억지논리 펼치기에 뭐하는 새낀가 했더니 안성충이었음 ㅋㅋㅋㅋㅋ 그것도 중복학과 세탁충 ㅋㅋㅋㅋ 진짜 안성년들 암 걸린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중앙대 서울 본교 학생들은 안성캠퍼스 학생들을 이렇게 ‘안성충’이라고 불렀다.
동국대 커뮤니티 ‘디연’에선 “동국대 경주캠퍼스 학생들이 ‘디연’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자”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 한 학생은 “내가 노력해서 설캠 들어왔고 디연은 설캠 들어온 사람의 권리 같이 느껴지는데(대부분 디연 유저는 당연히 설캠 커뮤니티인 줄 알거임. 저도 이번에 통합 커뮤니티란 걸 알았음) 경캠이 이무렇지 않게 들어오는 게 기분 나쁘다”라고 썼다. 여기에 “서울캠과 경주캠은 재단만 같지 전혀 다른 학교입니다” “그냥 다른 학교인데 왜 같이 써야 하는지. 명목상 이름만 같다고 다 같은 건지?”와 같은 댓글이 무수히 달렸다. 욕설은 없었지만 경주캠퍼스 학생들이 상처받을 수 있을 만큼 노골적인 차별이었다.


여러 대학생은 상대적으로 비인기학과여서 자신들보다 ‘학내 지위’가 낮은 것으로 여기는 타과 학생이나 편입생에 대해 막말을 퍼부었다.
서강대 커뮤니티 ‘서담’에는 ‘복전충’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복수전공을 이수하는 학생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한 학생은 “복전충 ××들아, 마테오(서강대 건물 이름)로 좀 오지 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본전공자도 수강신청을 못하잖아 ×××들아”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커뮤니티 ‘쿠플존’에는 ‘편입생들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 경험’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전문대 다니면서 욕 얻어먹다가 우리 학교 편입하고 주위 사람들에겐 ‘세종’ 빼고 ‘나 고대 다녀!’ 이러는 애들 너무 많이 봤다 ㅠ 페이스북 학교 보면 그냥 ‘고려대학교’ 라고 적혀 있지 않나. 졸업하면 안암캠에서 찍은 졸업사진 도배해놓으면서 ‘아 4년 동안 힘들었다.’ 이지랄 하지 않나. (4년은 개뿔) 기가 차더라;;; 학벌세탁하려는 놈들은 반성하고. 편입생들 보면 공부는 지지리 안하고 (못 하는 거 같음) 수업 따라오기 벅차하고 그런데 정작 노는 거는 4년제 캠퍼스생활 엄청 잘 즐긴다. 그래서 편입생에 대한 시선 안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