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타율 0.283 16홈런 67타점 21도루 88득점을 기록했고, 201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는 타율 0.285 21홈런 54타점 20도루 107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텍사스와 7년간 1억3000만 달러의 대형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후 부상으로 인해 타율 0.242 13홈런 40타점 3도루 58득점에 그쳤다.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일부에서 ‘먹튀’라는 비판을 듣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발목 통증 제거 수술을 받은 추신수는 귀국을 포기하면서까지 재활에 매달려 지금은 정상적인 몸 상태로 훈련한다.
2015년을 터닝 포인트의 해로 삼고 심기일전하는 추신수를 미국 댈러스에서 만났다.
야구 인생 3장 1막
2013년 12월 28일 텍사스 레인저스 클럽하우스 인터뷰 룸에서 7년간 1억3000만 달러를 받기로 계약한 추신수의 입단식이 열렸다. 거물급 선수가 입단한 만큼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과 론 워싱턴 당시 감독은 물론이고 수많은 메이저리그 출입 기자가 참석했다. 추신수의 아내 하원미 씨와 두 아들 무빈, 건우 군도 자리를 함께했다.
추신수는 당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텍사스에 입단한 소감에 대해 “내 야구인생의 세 번째 챕터가 시작되는 것 같다. 마이너리그에서의 야구가 첫 번째 챕터였다면 클리블랜드와 신시내티에서 보낸 시간이 두 번째 챕터다. 그리고 텍사스에서 세 번째가 열리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뉴욕 양키스의 구애를 거절하고 텍사스를 선택한 이유와 관련해선 “가족이 얼마나 편하게 살 수 있는지, 또 이길 수 있는 팀인지,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는 팀인지, 도시의 환경은 어떤지 등을 고려했을 때 텍사스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장기 계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FA 계약 후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선수들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다”면서 “부상만 당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앞으로도 잘 해낼 자신이 있다”는 말로 레인저스에서 새롭게 시작할 야구 인생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하지만 그는 댈러스에서 보낸 지난 시즌 내내 마음껏 웃을 수 없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나타난 왼쪽 팔꿈치 통증과 경기 중에 다친 왼쪽 발목이 그를 지독하게 괴롭혔고, 레인저스 선수들의 잇단 부상과 맞물려 제대로 쉬지 못하고 경기에 투입되는 바람에 개인 성적까지 추락하고 말았다. ‘1억3000만 달러의 사나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은 그에게 부담으로 다가왔고, 몸값을 다하지 못한다는 비난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FA만 되면 모든 게 행복할 것만 같았다. 마이너리그에서의 오랜 기다림, 메이저리그 데뷔 후 주전으로 성장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 그리고 성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전쟁 같았던 경기에 투입한 노력을 거액의 FA 계약을 맺으면서 일시에 보상받은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하나의 ‘벽’을 넘으면 또 하나의 ‘벽’이 기다린다는 인생의 진리를 다시금 떠올리게 됐다. FA란 힘든 벽을 넘으니 돈을 받은 만큼 성적으로 보답해야 하는 숙제가 기다렸다.
처음엔 자신 있었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심감이 가득했다. 하지만 부상이란 암초를 만나면서 말로 표현 못할 정도의 어려움을 겪었다. FA 계약 이후 누리게 된 물질적 풍요로움에 대한 행복도 느끼지 못했다. 많은 부분에서 여유로워졌지만 야구가 잘 안 되니 주위 환경에 전혀 만족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