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호

가을철 쉰 목소리, 난치성 성대 질환일 수도

  • 김형태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원장 www.yesonvc.com

    입력2006-10-02 1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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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철 쉰 목소리, 난치성 성대 질환일 수도

    성대 내부.

    “목이 갑자기 왜 이래, 감기인가?”

    일교차가 심한 가을로 들어서며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목이 쉬면 대개 목감기를 의심하며 저절로 낫기를 기다린다. 목소리를 쉬게 만드는 가장 흔한 원인은 감기나 급성 후두염이며, 이 경우 적당히 휴식을 취하거나 간단한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목이 쉬었다고 해서 모두 간단히 치료될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다. 목소리를 쉬게 만드는 질환은 매우 다양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호전은커녕 악화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성대 기능이 노화하면서 발생하는 ‘노인성 후두’나 각종 수술 후유증, 암의 전조증상으로 성대가 움직이지 않는 ‘성대마비’는 난치성 성대 질환의 대표 격이다.

    이와 같은 목소리 질환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인구의 고령화와 폐암, 갑상선암 환자의 증가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따라서 과거엔 ‘감수하고 지내야 할 불편’에 지나지 않던 쉰 목소리가, 노인의 사회활동 참여가 늘고 개인의 이미지가 중요해지면서 ‘치료해야 할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목소리는 목의 양쪽에 위치한 성대가 서로 맞닿아 진동하면서 만들어지지만, 노인성 후두나 성대마비 환자는 성대근육이 위축되거나 기능이 마비되어 성대의 접촉 자체가 어려워진다. 이렇게 되면 쉰 목소리가 심해지고 음식물이 폐로 넘어가는 것을 막지 못해 사레가 자주 걸린다. 증상이 심한 경우 대화나 식사 자체가 어려워지는 등 심각한 불편함을 호소한다. 음식물이 폐로 유입되는 것을 방치하면 폐 기능 저하, 폐렴 등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도 높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인성 후두나 성대마비는 이렇다 할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 질환이었으나 요즘은 간단한 주사치료로 교정이 가능하게 됐다. 움직이지 않거나 위축된 성대에 보형물을 주입해 볼륨을 살려줌으로써 양쪽 성대의 접촉과 진동을 돕는 원리다. 시술 시간이 30분 내외로 짧고 시술 직후 음식물을 섭취할 수 있는 등 일상생활로 복귀하기가 쉽다. 전신마취나 입원, 절개 등 수술에 대한 부담이 없어 나이가 많은 경우에도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일단 노인성 후두나 성대마비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장기간 방치할 경우 근육이 위축되면서 수차례의 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깁스를 한 다리가 다른 다리보다 가늘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목소리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어떤 질환이든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평소 목소리를 좋게 유지하는 방법은 하루 물 2ℓ이상을 수시로 나눠 마시는 것. 더불어 목과 성대에 해로운 담배, 술, 카페인 음료, 기름진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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