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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cm ‘한남충’들아 폭력에 맞서는 게 폭력적이라고?”

‘여혐혐(女嫌嫌)’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맹반격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6.9cm ‘한남충’들아 폭력에 맞서는 게 폭력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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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성들은 “분명 여성들이 잘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한다.
“여성이 잘못하는 부분이 도대체 뭔가. 온라인상에서 인신공격하고 신상털이하며 ‘잘못을 심판하고 교육할’ 권리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러한 태도는 상위 계급이 하위 계급에 취하는 태도 아닌가. ‘김치녀’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는 TV 인터뷰에서 ‘여성을 계몽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태도는 그들이 여성을 동등한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여성은 군대에 가지 않기로 선택한 게 아니라 군대에서 배제된 것이다. 또한 군대를 가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민의 기본권은 의무에 대한 대가가 아니라, 천부인권 사상에 의해 태어나면서부터 당연하게 주어지는 것이다. 남성이 돈을 더 많이 지불하는 것은 가부장적 데이트 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런 데이트 문화를 여성이 만들었나.”



미러링은 ‘역지사지’ 도우미

▼ 보통의 남자들이 ‘나는 일베와는 다르다’라고 항변할 것 같은데.
“억울하다면 여혐 발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여성혐오자가 되지 않으면 된다. 자신이 한평생 너무나도 당연하게 누려온 것이 누군가의 차별과 희생에 의한 것이라면 기꺼이 문제의식을 자각하고 내려와야 하는 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가부장제가 사라지면 여성은 물론 남성 또한 자유롭게 될 것이다.”
메갈리아 사이트에서 여성들은 자신을, 그리고 서로를 ‘보X’, ‘보X대장부’라고 부르고, 남성을 ‘자X’라고 지칭한다. ‘전에 없던’ 호칭이기에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운영진은 “언어권력을 빼앗아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자신을 그저 성기로밖에 인식하지 않는 남성의 언행을 묵인해야 했다. 대표적인 인터넷 용어가 ‘보슬아치’ ‘보X년아’ 등이다. 이에 여성은 자연스레 가지고 태어난 성기의 이름을 부끄럽게 여기기 시작했다. 메갈리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남성은 여성으로부터 ‘자X들아’라고 불리지 않았다. 보슬아치에 대항하는 용어로 ‘자슬아치’ 혹은 ‘탐관자X’ 등이 나오긴 했지만, 그리 유행하지 않고 있다. 긍정적 맥락에서 여성이 스스로를 ‘보X’라고 칭하는 것은 남성이 줄곧 해온 여성의 성적 대상화를 희석시키며, 나아가 남성이 가진 언어권력을 빼앗아오는 것이다. 메갈리아에 익숙한 사람들은 더 이상 ‘보X’라고 불리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6.9cm ‘한남충’들아 폭력에 맞서는 게 폭력적이라고?”

메갈리아 홈페이지.

▼ ‘한남충’은 어떤 이들인가.
“한남충은 김치녀, 된장녀, 맘충 등 여성을 일반화하는 비하어의 대응어다. 따라서 굳이 한남충의 특성을 정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김치녀와 된장녀가 명확한 기준이 없듯, 한남충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굳이 한남충의 예시를 들자면 성매매를 한 번이라도 했고 앞으로도 할 남자들, 성희롱을 포함한 성범죄를 저지른 남자들, 가사분담과 자녀양육이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남자들, 한국 사회의 성차별에 대해 고심한 적 없으면서 더치페이에 목매는 남자들, 여자 연예인은 예쁘면 되고 남자 연예인은 연기를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등 여성에 대한 차별 취급을 내재화하는 남자들이겠다.”
▼ 요즘 ‘한남충’ 같은 혐오 단어가 너무 많은 듯하다.
“된장년, 김치녀 등은 수년 전부터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사용해왔다. 한남충은 고작 몇 개월의 역사를 가졌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한남충이 등장하자 혐오 단어가 논란이 된다는 것이야말로 언론을 포함한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것이다.”
발레리나 강수진이 TV 예능프로 ‘냉장고를 부탁해’에 나왔을 때 MC들은 그의 남편이 요리를 잘한다는 말에 이렇게 반응했다. “강수진 씨는요?” “강수진 씨는 요리 잘하세요?” “한식은 얼마나 해 먹어요? 왜 반찬이 없죠?”…. 이에 대해 메갈리안들은 “세계 1위 프리마 발레리나에게조차 ‘여자로서의 삶’ 프레임을 갖다댄다”고 성토한다.
▼ 이러한 일상에서의 ‘여혐 발견’에 많은 여성이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남성들은 어떤가.
“남성은 여성이 겪는 성차별을 느껴본 적이 없어 ‘메갈리안의 분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자주 봤다. 예를 들어 ‘기가 세다’ ‘억척스럽다’는 여성에게만 쓰인다. 그래서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미러링을 사용하는 것이다. 여성이 일상의 맥락에서 더 큰 목소리로 ‘No!’라고 외치는 상황이 빈번해진다면, 대부분 남성들은 아마 그제야 이해할 것이다.”


“6.9cm ‘한남충’들아 폭력에 맞서는 게 폭력적이라고?”

서울 강남역에 설치된 메갈리아의 몰카 예방 캠페인 광고(왼쪽)와 메갈리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펼치는 포스트잇 캠페인(출처는 모두 메갈리안 사이트).

성녀, 창녀, 아니면 어머니

▼ 그렇더라도 ‘여혐혐’의 수단이 좀 더 세련되고 우아해질 순 없나.
“메갈리아가 미러링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부, 모금 활동을 항상 하고 있고, 자료를 훌륭하게 가공해 전달하는 사람도 있다. 미러링이 싫다며 그것을 메갈리아를 공격하는 데만 사용한다면 미러링과 메갈리아는 핑계일 뿐, 사실은 페미니즘조차 견디지 못하는 게 아닐까 싶다. 세련되고 우아한 미러링은 이미 존재한다. 미러링 잡지 ‘사심’(4心)이 그것이다.”
메갈리아4는 지금까지 두 차례 ‘사심’을 펴냈다. 창간호 표지(‘여성납치’를 은유해 문제가 된 남성잡지 ‘맥심코리아’의 표지를 위트 있게 뒤틀었다)에서 엿보이듯, 미러링 전략을 유지하지만 그 색채는 발랄하다. 잡지는 여성혐오적인 글을 뒤집어서 그대로 전시하기도 하고,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 등 여성의 인식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는다. 반라의 남성 화보도 들어 있다. 운영진은 “사심 제작진은 별도로 구성돼 있어서 구체적인 운영 실태는 알 수 없지만, 반응이 매우 좋다고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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