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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崔·朴·탄핵 쇼크 이후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 형도 통일그룹에서 해직” 〈조한규 前 세계일보 사장 〉

박근혜·김기춘의 언론탄압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 형도 통일그룹에서 해직” 〈조한규 前 세계일보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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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기춘, 세계일보 ‘공격 방안’ 논의
  • ● 박근혜:가이드라인 제시, 김기춘:실행
  • ● 金, 해저터널 등 통일교와 인연
  • ● ‘領 언짢아 해… “본때 보여야”’
  • ● 세계일보 사장 교체에도 崔 개입 흔적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  형도 통일그룹에서 해직” 〈조한규 前 세계일보 사장 〉
“눈에 녹내장이 왔어요. 안약을 넣어 눈이 빨개. 스트레스 받으니 약한 부분에 병이 오나 봐. 할 얘긴 아니지만 치질이 터져 수술하고 그랬어.”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을 보도(2014년 11월 28일)한 지 꼭 2년째 되는 날인 2016년 11월 28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만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입꼬리를 가늘게 떨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일이 어떻게 백주(白晝)에 일어나요? 김기춘은 정말로 뭐하는 사람입니까. 사과해야 해요.”

조 전 사장은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청와대의 압박 탓에 퇴직금도 못 받고 세계일보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그의 형인 조정순 씨도 통일그룹 이사장에서 물러났다고 한다. 통일교가 운영하는 기업을 총괄하는 요직이었다.

“같이 잘렸어요. 형제가 책임져라 해서 자른 거지. 우리 형이 나를 제대로 지도하지 못해 잘린 거예요.”



“헌법 제21조 훼손”

“퇴직금도 못 받고 쫓겨났다  형도 통일그룹에서 해직” 〈조한규 前 세계일보 사장 〉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 [박해윤 기자]

정윤회 문건 보도 이후 통일교는 도처에서 압박을 받았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2015년 1월 22일 통일교 관련 회사인 ㈜청심, ㈜진흥레저파인리즈 등 청심그룹 관련사에 특별세무조사를 통보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비견되는 조직으로 ‘특명조사국’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가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도 청심그룹과 관련한 배임 혐의 고발 사건 수사에 돌입했다.

“쉽게 말하면 아우 회사(세계일보) 탓에 형님 회사(통일그룹)가 세무조사를 받은 겁니다. 통일교 재단이 세계일보 대주주라 그쪽으로 압력이 들어왔어요. 그때 받은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 못해요.”

조 전 사장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통일교 재단을 압박해 자신을 해임케 했다고 본다. 그의 증언과 주장대로라면 박근혜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은 언론탄압 ‘끝판왕’ 격이다.  

지난 12월 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소추하면서 △헌법 위배 행위 △법률 위배 행위를 적시했다.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의 헌법 위배 행위는 가·나·다·라·마 5개 항목으로 나뉜다. 박 대통령이 12개 조항의 헌법 규정을 위배해 헌법 질서의 본질적 내용을 훼손하거나 침해·남용했다는 것이다.

탄핵소추안의 헌법 위배 행위 중 ‘라’는 언론의 자유(헌법 제21조)와 직업 선택의 자유(헌법 제15조)를 훼손하거나 침해·남용한 사안이다. 국회는 탄핵소추안에서 세계일보 사장 교체 등이 헌법 위배 행위라고 지목하면서 ‘정윤회 국정농단’ 관련 보도 과정에서 청와대가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적었다.



압수수색 장소 콕 집어

2016년 8월 작고한 김영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남긴 이른바 ‘김영한 비망록’에는 김기춘 전 실장의 주도로 언론에 압력을 행사하거나 탄압한 정황이 기록됐다. 이 비망록을 토대로 시곗바늘과 장소를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2014년 11월 28일, 청와대’로 옮겨보자.   

청와대는 이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주재한 회의에서 ‘세계일보 공격 방안’을 논의한다. “청와대가 모든 국민과 동등하게 법 테두리 안에서 보장받는 정정보도·반론보도 청구권을 행사하는 대신 ‘언론사 공격’이라는 사실상의 범죄를 모의”(11월 23일 세계일보 기자 서명)한 셈이다.

김기춘 전 실장은 12월 1일 세계일보사를 압수수색 장소로 콕 집어 못 박는다. 김영한 전 수석은 대통령의 뜻은 ‘領’, 비서실장의 지시는 ‘長’으로 표기했는데, 12월 1일자 기록에는 ‘외부 유출 혼란’ ‘국기 문란 행위’ ‘공직기강 문란 적폐 중 하나’ ‘비선 실세 보도도 문제’ 등의 표현과 함께 ‘長 압수수색 장소-세계일보사’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長 압수수색 장소-세계일보사’라는 기록대로 압수수색에 나서려 했으나 세계일보 기자들의 저항으로 무산됐다. 세계일보는 압수수색을 거부하기로 하고 편집국 기자들을 긴급 소집하는 등 12월 4일 밤부터 영장 집행에 대비했다. 12월 5일에는 직원들이 사옥 출입구 셔터를 내려 버렸다.  

“그게 뭐, 있을 수가 없는 일이지. 말하면 뭐하겠어. 김기춘 씨야 중앙정보부 시절부터 공작, 회유, 탄압 선수잖아요. 압수수색 들어온대서 셔터를 다 내렸어요. 사옥 구조가 셔터만 내리면 들어오질 못해. 세계일보가 그때 조현아 땅콩 회항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거든. 대한항공 사람들이 광고국을 찾아와 무마해보려 했나본데 셔터가 내려져 있어서 그 사람들도 못 들어왔어.”(조한규 전 사장)

박근혜 정권은 이렇듯 ‘심기를 건드린’ 보도에 대해 세무조사, 압수수색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언론사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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