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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부 北급변사태 대비 비밀문서

결핵 南1000만명 감염-과학자 암살 방지…

  • 이정훈 기자│hoon@donga.com

DJ정부 北급변사태 대비 비밀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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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정부 北급변사태 대비 비밀문서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봄부터 극심한 식량부족에 직면해 인민군 탈영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지금은 수확기를 맞아 식량난이 일시 해소됐지만, 가뭄과 홍수로 작황이 나빠 내년 봄에는 더 심한 식량난에 빠져들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이 북한 급변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북한 급변사태를 어떻게 통일로 이어갈 것인가. 신동아는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9년 2월 몇몇 부처가 북한 급변사태와 통일 대비책을 정리한 비밀문건을 입수했다. 햇볕정책을 추진한 정부에서 흡수통일 등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문건을 만들어놓았다는 것은 흥미롭다.

문건은 북한 급변사태를 대개 위기관리-통일추진-실질통합의 3단계로 나누고, 단계별 상황을 설명한 후 그 대책을 밝히고 있다. 문건들은 개조식 문장으로 돼 있고 시안(試案)적 성격도 있어 이해하기 쉽도록 내용별로 연결하고 약간의 해설을 덧붙여 기사를 작성했음을 밝혀둔다. 통상 정부기관 관계자들은 이런 문건의 존재에 대해 부인한다. 북한을 자극할 수 있고 존재 여부 자체가 기밀사항이기 때문이다. 시기별로 대비책의 내용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기본적인 내용은 상당부분 공통성을 갖고 계속 자료로 축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13년 전 작성된 이 문건의 내용은 김정일 사망,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체제 출범 등 한반도 상황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국가정보원과 경찰청 등 정부 기관이 비상상황에 대비해 어떤 시나리오를 갖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 만하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통일은 산사태처럼 온다”고 했다. 통일은 종합적인 사태이기에 부처별 대비로는 크게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실 중심의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P(President)-Plan’을 갖고 있어야 하고, 여당이든 야당이든 새로 집권하는 정부는 이런 시나리오가 만일의 사태에 즉각 적용될 수 있도록 치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 국가정보원

평정대책반 가동… 북한 통치 ‘古堂계획’ 집행

●통일 저항세력을 회유하고 관리하는 문제를 다룬 국가정보원의 문건은 두 개다. 그런데 예민한 주제를 다룬 것을 숨기기 위해서인 듯 밋밋하게 ‘연구과제(정책과제)’‘연구과제(해외사례)’란 제목을 붙여놓았다. 두 문건의 내용은 지엽적인 분야에서만 차이가 있어 함께 설명한다. 1958년 북한은 전체 주민의 출신성분을 조사한 이래, 1967년 4월부터 1970년 6월 사이 당성과 출신성분에 따라 주민을 ‘3계층 51개 부류’로 나눠 차별대우를 했다. 3계층이란 ‘핵심계층’ ‘동요(動搖)계층’ ‘적대계층’이다.

핵심계층은 김씨 일가를 중심으로 한 당·정·군의 간부들로 북한 인구의 1%인 20여만 명 정도다. 이들은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 거주하며 외국 방송과 외국 출판물을 즐길 권리를 갖는다. 이들의 자녀는 만경대 혁명유자녀학원이나 강반석 혁명유자녀학원 같은 특수학교에 다닌다. 핵심계층은 노동자, 고농(머슴), 빈농, 사무원, 노동당원, 혁명 유가족, 애국열사 유가족, 피살자 가족, 전사자 가족 출신 등 12개 부류로 세분된다.

동요계층은 핵심과 적대계층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기본군중을 가리킨다. 이들은 지방의 중소도시나 농촌에 거주하는데, 특별허가가 없으면 평양 여행을 하지 못한다. 제한된 수입과 배급식량으로 생활을 꾸려나가야 한다. 동요계층은 중소상인, 수공업인, 소(小)공장주, 중하층 접객업자, 무소속, 월남자 가족, 민족자본가, 중국 귀환민, 일본 귀환민, 8·15 이전에 양성된 인텔리, 안일·부화·방탕한 자, 접대부 및 미신 숭배자, 유학자(儒學者) 및 지방유지 등 18개 부류로 나눠진다.

복잡군중을 가리키는 적대계층은 계급적 적대자와 민족적 적대자로 양분된다. 이들은 불순분자나 반동분자로 낙인찍혀 사회로부터 소외돼 인권유린의 대상이 된다. 대학에 들어가거나 노동당에 입당할 수 없으며, 군관(장교)도 되지 못한다. 탄광지대 등에서 강제노동을 하며 결혼과 출산에도 제약을 받는다. 적대계층에는 8·15 이후에 전락한 노동자, 부농, 지주, 친일·친미주의자, 반동관료배, 천도교 청우당원, 입북자, 기독교신자, 불교신자, 출당자, 철직자, 적 기관 복무자, 체포·투옥자 가족, 간첩 관계자, 처단자 가족, 자본가 출신 등 21개 부류가 있다.

이 가운데 통일저항세력은 핵심계층이 들어가는 노동당과 최고인민회의, 국방위와 군, 내각, 사법·검찰기관, 교육기관 출신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위기 시 이들은 해외로 도피해 망명정부를 세울 수 있으므로 원천봉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주요국 정보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도피 여건을 제거하고 망명정부를 세울 기반을 와해시켜야 한다. 김정일이 도피성 해외망명을 시도한다면, 수구세력의 구심점을 와해시키고 통일의 걸림돌을 제거한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불간섭 태도를 견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위기관리 단계에서의 원칙은 김정일의 해외 망명정부 수립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망명 막기 위해 이간질 필요

위기관리 단계에서는 김정일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마카오 등에 분산 예치한 18억~54억 달러(추정)의 비자금을 동결하고 환수할 수 있도록 해당국 은행을 상대로 신속히 협상한다. 김정일 세력이 북한 내 재산을 들고 나가는 것도 봉쇄한다. 김정일과 해외의 친북세력을 이간시키는 모략활동도 전개한다. 조총련 등 해외 친북세력의 핵심을 회유 포섭해 친한(親韓) 세력이 되도록 유도한다. 해외에 있는 반북·반김 세력을 규합·연대시켜 ‘해외연합전선’을 구축한다. 김정일과 추종세력이 해외로 도주했다면 통일 후 해당국으로부터‘살인 및 인권유린 혐의’ 등을 저지른 범죄인으로 인도받아 국내에서 처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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