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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은 過客, 관료들에겐 천국

왜 교육부 폐지론인가

  • 글: 김현미 khmzip@donga.com

장관은 過客, 관료들에겐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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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초기 해체 위기에서 살아 남은 교육부는 2000년 교육인적자원부로 개편되고 장관이 부총리로 승격했다(2실 3국 6심의관 30과 체제). 그야말로 전화위복. 김대중 대통령은 2000년 신년사에서 교육부총리제 도입을 밝히고 “부총리에 인적자원 개발정책의 총괄·조정기능을 부여하고 학교교육과 관련한 교육부 기능과 조직은 대폭 축소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 관료주의를 개혁하랬더니 거꾸로 관료의 권력을 강화시켰다며 경악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 더하여 제4부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큰 원칙 하에서 교육인적자원부로 승격된 것을 환영하는 이들도 많았다. 한국교육연구소 유상덕 소장은 교육부총리제를 적극 찬성했다.

“이를 계기로 교육부는 인적자원 개발 및 조정기능, 중장기적 교육정책 수립 기능, 교육평가 기능을 주로 하는 부서로 탈바꿈해야 한다. 지금까지 교육부가 지나치게 중앙집권적 통제와 간섭을 해 온 데서 초래된 교육현장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자율성을 키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급조된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법적·제도적 보장이 미흡했다. 중장기적 인적자원의 개발계획을 세우려면 부처간 중복기능을 총괄·조정해야 하는데 부총리급 장관에게 예산편성 권한 같은 실권이 없었다. 유아교육관련 입법만 하더라도 보육(어린이집)을 관장하는 보건복지부와 교육(유치원)을 관장하는 교육부가 5년 내내 주도권 싸움만 벌이다 결국 다음 정권으로 과제를 넘긴 것이 좋은 예다.

그나마 과거 교육부가 갖고 있던 권한의 상당부분을 시·도교육청으로 위임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교육부가 교육전반을 기획하고, 예산을 분배하며, 부교육감 인사권을 쥐고 있는 등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한다. 상명대 박거용 교수(전국교수노조 부위원장)는 이런 교육인적자원부의 등장에 대해 “기형적 신자유주의와 관료주도 교육정책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교육부총리제를 추진하면서 교수,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현장의 실질적 주체를 배제하고 행자부, 기획예산위 주도로 일을 진행했다. 이는 총체적 교육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여망과는 동떨어진 것이며, 현재 교육부가 안고 있는 관료주의 폐단과 독단적 교육행정 등을 또다시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교육계 원로는 “교육부가 정작 넘겨야 할 업무는 안 넘기고 넘기지 말아야 할 업무는 넘겨버렸다”고 개탄했다.

“교육부의 주요기능은 관리와 장학, 두 가지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국가가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경우 장학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교육자치라는 이름으로 장학 기능은 지방으로 넘겨버리고, 대학 관리기능만 움켜쥐었다. 장학은 돈이 안되고 관리는 돈이 되기 때문이 아닌가.”

이처럼 교육부에서 교육인적자원부로 변화된 데 불만이 많은 교육계는 기회 있을 때마다 교육부 개편론을 제기한다. “차라리 교육부가 없는 게 낫다”는 푸념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고, 지난 5월 전국대학교수대회에서는 “교육부가 죽어야 대학이 산다”는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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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미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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