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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한국경제 간판 CEO 열전

출퇴근길에 들고 다닌 쇼핑백의 비밀

포스데이타 김광호 사장

  • 장인석 < CEO 전문리포터 >

출퇴근길에 들고 다닌 쇼핑백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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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스데이타(www.posdata.co.kr)는 포철의 전산망을 책임지는 시스템통합 회사로 출발, 현재는 정보화사회를 구현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첨단기업. 하지만 97년 3월에 취임해 5년째 이 기업을 이끌고 있는 김광호 사장은 굴뚝회사에서 30년간 숫자와 씨름해온 재무통이었다. 복잡하고 변화가 심한 IT 회사의 선장으로 거듭나기까지 그는 다시 태어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출퇴근길 김광호 사장의 양손에는 늘 두툼한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새로 취임한 사장이 비서를 시키지도 않고 항상 뭔가를 직접 들고 다니는 게 직원들에게는 좀 수상쩍어 보였을까. 직원들 사이에는 그게 선물보따리일 거라는 추측이 무성했다. 매일 선물을 받는 신임 사장이라….

하지만 그건 선물보따리가 아니었음이 훗날 밝혀졌다. 그 속에는 신문이며 잡지에서 스크랩한 기사뭉치며, 읽어야 할 자료뭉치, 관련 서적이 잔뜩 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의 집무실 책상이며, 서랍장, 캐비닛 위에도 항상 자료와 책더미가 수북이 쌓여 있다. 곳곳에 스크랩해놓은 신문과 잡지기사도 널려 있다. 깨끗하고 가지런하게 책상을 정리하는 대부분의 CEO와는 다른 모습이다.

선택과 집중을 위한 끊임없는 훈련

김사장은 무언가를 읽고 공부하는 것이 취미이자 습관이다. 대학 시절과 포항제철에 근무하는 내내 그의 학구열은 유명했지만, 포스데이타에 온 이후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졌다.

“포항제철이란 제조업에서 재무와 관리통으로만 있었으니 IT산업에 대해 뭘 알았겠어요. 하지만 경영관리자가 그 분야를 잘 알아야 부하직원들의 얘기를 듣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요. 게다가 우리 회사는 석·박사가 수두룩합니다. 직원 전체가 대졸 이상인 정보기술회사니까요. 그러니 공부 안 할 수가 있나요.”

그는 5년 걸릴 공부를 1년에 마쳤다고 할 정도로 관련 서적과 지식을 미친 듯이 흡수했다. 적자이던 회사를 흑자로 돌려놓아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과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도 IT와 관련된 조찬 세미나는 모두 참석했고, 고려대 정보통신 최고위과정과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는 정열을 보였다. 김광호 사장이 지닌 정보통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포스데이타를 ‘e-Biz를 선도하는 가장 유망한 기업’으로, 본인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회장이란 선물을 받는 기반이 됐다.

김 사장은 이렇게 공부하는 이유를 CEO의 핵심역량 중 하나인 ‘선택과 집중’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밝힌다. 가망성이 없는 사업은 ‘드롭(drop)’하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야 비전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는 눈과 변화에 대한 감지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년 전 그는 개발실에 디지털영상보안시스템(DVR)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석·박사 직원들이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고, 사업이 추진되려 하자 영업 쪽에서 판로가 희박하다며 ‘불가’를 주장했다. 그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가는 과정이니 원격감시 시스템도 디지털이 각광받을 것임을 확신했다.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고(go)’ 하라고 지시했지요. 영업 쪽 의견도 존중해야 하지만 저에겐 CEO로서 시장의 흐름을 보는 눈이 있거든요. 그래서 담당 임원도 안 두고 제가 직접 챙겼어요. 그런데 이게 지금은 효자상품이 됐습니다. 최근 일본에서 보안제품 전시회가 있었는데, 우리 회사 제품이 일본의 소니, 파나소닉을 제치고 일본 5대 은행 중 하나인 삼화은행과 1500대, 돈으로 환산하면 50억 원어치 수출계약을 완료했어요. 우리 제품이 가장 우수하다고 일본 사람들이 칭찬할 때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그게 국내 최초의 DVR로 업계가 주목한 ‘포스 워치’다.

시장 흐름을 정확히 간파한 예는 또 있다. 포스데이타는 철강의 전산시스템에 관해서는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 거라고 예측했고, 전자상거래의 가장 어려운 핵심 기술인 전자문서거래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담당 연구원이 박사인데, 불러서 이 시스템의 개발을 지시했지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 거예요. 그래서 각종 전시회에 내보내 공부하고 자극받게 했지요.”

그 결과가 바로 99년 7월 선보인 인터넷 EDI/EC 시스템인 ‘EC 마스터’ 엔진이다. 이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거래를 가능하게 만든 시스템이다. 전자거래에 필요한 다양한 문서를 표준화했고, 웹이나 메일을 이용한 문서의 송수신을 가능하게 해 편의성은 물론 신속 정확성을 부여해 경비절감 효과도 크며, 전자인증과 전자지불 등 기존 시스템과도 연동할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사장은 첨단산업의 흐름을 네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는 전자 및 반도체산업의 시대, 둘째는 IT혁명의 시대, 셋째는 최근에 막 도래한 바이오 시대,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티브 비즈니스(CB) 시대가 온다는 것. 이 트렌드 속에서 방향을 잡아간다면 앞으로 뭐가 필요할지 알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리더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을 정확히 잡아줄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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