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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 박사의 한의학 이야기

임금도 죽인 게장과 생감의 궁합

임금도 죽인 게장과 생감의 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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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열(火熱)은 배를 차게 만든다

임금도 죽인 게장과 생감의 궁합

조선 21대 영조대왕.

외부로 열이 흘러나오면 내부는 차가워진다. 몸이 더워지고 땀이 나오면 오히려 배탈이 난다. 여름에는 차가운 음식보다 삼계탕을 먹거나 개장국을 먹는 이유도 화열은 배를 차게 만들기 때문이다.

경종의 치료를 담당한 어의는 이공윤이다. 그는 주로 열을 없애기 위해 설사를 하게 만들거나 아주 찬 약 위주로 공격성 강한 약물을 처방했다. 도인승기탕, 시호백호탕, 곤담환 등의 약물이 기록에 나타나는데 이 약물에는 석고처럼 아주 찬 약이나 설사를 하게 만드는 대황 같은 것이 들어 있다. 비위가 약했고 설사가 잦았던 경종의 증상에는 맞지 않다. 오히려 마지막 남은 위장의 기운마저 깎아내리는, 처방하면 안 되는 위험한 약물이다.

특히 경종에게 게장과 감을 진어한 것은 암살 의도가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영조가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경종의 최후는 영조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기 힘든 측면이 있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영조가 마지막으로 인삼, 부자를 투여한 것은 타당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경종은 8월20일 게장과 생감을 먹고 나서 밤에 복통이 있었다. 21일에는 곽향정기산을 복용하며 22일에는 황금탕을 복용한다. 23일에는 설사로 혼미하고 피로해 탕약을 먹지 않고 인삼율미음을 마셨다. 24일에는 더욱 맥이 느려지고 음성이 미약해졌는데 이공윤이 나서서 설사를 그칠 수 있다고 하면서 계지마황탕을 처방한다. 마황은 허약한 사람에게는 결코 투여할 수 없는 약물이다. 마황의 별명은 청룡이다. 용처럼 에너지를 뿜어내면서 땀을 내는 무서운 약이다. 마황을 잘못 쓰면 폐가 거꾸로 치밀어 오르고 근육이 떨리며 가슴이 두근거려 심장을 감싸안으며, 위장이 허약한 사람이 먹으면 밥맛이 없어지는 위장의 기능을 꺾는 무서운 약이다.

임금도 죽인 게장과 생감의 궁합
李相坤



1965년 경북 경주 출생

現 갑산한의원 원장. 대한한의사협회 외관과학회 이사, 한의학 박사

前 대구한의대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저서 : ‘콧속에 건강이 보인다’ ‘코 박사의 코 이야기’


경종에게 이러한 처방을 하자 금방 부작용이 나타난다. 저녁때가 되어 더욱 위급해지다. 영조는 인삼, 부자를 쓰도록 하여 양기를 북돋워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공윤은 반대 입장을 강력히 견지한다. 영조의 주장대로 삼다(蔘茶)를 복용한 후 병세가 잠시 안정되는 듯하던 경종은 결국 8월25일 승하한다.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공윤의 처방보다는 영조의 처방에 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영조가 고의적으로 경종을 해쳤다면 삼다를 주장해 끝까지 경종을 살릴 이유가 없다. 그럼 게장과 생감이라는 깊은 암수는 누구의 발상이었을까. 미스터리는 계속된다.

신동아 2010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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