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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오라했지만 ‘봉동 이장’ 그만두기 쉽지 않아”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

  • 이영미|스포츠전문가

“중국에서 오라했지만 ‘봉동 이장’ 그만두기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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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동 이장

최강희 감독은 “지도자는 한없이 부드러워도 안 되고 한없이 강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조영철 기자]

최강희 감독은 “지도자는 한없이 부드러워도 안 되고 한없이 강해서도 안 된다”고 말한다. [조영철 기자]

최 감독은 경기나 훈련을 마친 선수들 생활은 최대한 자율에 맡겼다고 한다. 코치들로부터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받지도 않는다. 그가 보는 건 오로지 훈련 모습이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왔어도, 설령 아침에 들어왔다고 해도 훈련할 때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준다. 그게 프로란 생각 때문이다. 자유를 누리려면 규칙을 지켜야 하고, 규칙을 잘 지켜야 자율이 주어진다는 걸 선수들이 깨닫게 하는 것, 최 감독의 지도 철학이다.

▼ 중국 슈퍼리그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걸로 알려졌다.
“3팀에서 구체적인 제안이 왔었다.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언제까지 ‘봉동 이장’으로 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조건이 맞는다면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이었다.”


심판 매수 사건

▼ 조건이 맞는다는 게.
“중국으로 가는 이유는 돈 말고는 없다. 워낙 큰 금액으로 제안을 해오니까 흔들릴 수밖에 없더라. 그러다 작년 심판 매수 사건이 터졌다. 그 상황에서 중국으로 떠났다면 배신자, 도망자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내가 있을 때 일어난 사고는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다. 더욱이 날 믿고 우리 팀에 온 선수가 많은데 그들을 놓고 간다면 나중에 한국에 어떻게 돌아올 수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작년을 넘겼고, 올해는 사드 덕분에 비켜갈 수 있었다. 작년과 올해 어려움을 겪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와 봉동의 인연에 대해. 난 봉동(전북 현대 클럽하우스가 있는 곳) 체질인 것 같다. 봉동과 특별한 인연이기 때문에 그 숱한 위기 속에서도 이곳에 남아 있는 것 아니겠나. 전북 현대를 처음 맡았을 때는 익산 봉동 톨게이트를 보면 너무 낯설었는데 지금은 톨게이트가 보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동네 사우나를 가면 날 보는 사람마다 ‘이장님 오셨네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전북과 인연을 맺으면서 봉동은 또 다른 고향이 돼버렸다.”

▼ 지난 9월 20일 상주 상무전에서 1-2 역전패를 당한 후 ‘200승을 달성하고 (우승)윤곽이 드러난 뒤 말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올 시즌 후 내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 같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승패에 초연한 감독은 감독 자격이 없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승패에 초연해졌다. 나랑 가까웠던 사람이(스카우터) 목숨을 끊었고 난 계속 운동장 나와서 선수들을 가르쳐야 하고, 그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방황할수록 선수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계속 남아 있다간 팀도, 나도 망가질 것 같더라. 그래서 감독 통산 200승 달성하는 날,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려 했었다. 상대가 상주 상무였고, 홈경기라 승리를 챙길 거라 예상했는데 역전패를 당하면서 꼬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그 마음까지 감출 수가 없었다. 사퇴라는 단어만 언급하지 않았을 뿐 거의 분위기를 전한 상황이었다. 가족들, 구단과 상의한 내용이 아니었다. 상의하면 만류할 게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에 혼자 결심했고 실행에 옮긴 건데 결국 뜻대로 되진 못했다. 가끔은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게 불행할 때도 있다.”

지난 6월 16일, 심판 매수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북 현대 스카우터 A 씨가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숨을 거두기 이틀 전 최강희 감독을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 감독도 조사를 받아야 했다. A 씨가 심판 매수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전북은 승점 9점이 삭감됐고 제재금 1억 원의 징계를 받았다. 승점 감점으로 전북은 K리그 우승 3연패 도전에 실패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까지 박탈당했다. 최 감독이 느꼈을 상실감이 어떠했을지 충분히 짐작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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