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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마니아들의 18홀 편력기

천하제일! 전인화의 드라이브 샷

  • 유동근 < 탤런트·HJ GLOVE 대표 >

천하제일! 전인화의 드라이브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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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화 : 여보, 문 앞에도 주차할 데가 많은데 왜 여기 세워요?

유동근 : 음, 골프는 하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인화 : (한번 흘겨보며) 이 무거운 백을 어떻게 들어요?

유동근 : (무시한 채 한껏 목소리를 내리 깔고) 먼저 갈 테니까 천천히 따라오세요.

힘들어 할 아내를 모른 체하고 앞서 걸어간다. 처음에는 매번 투덜투덜 낑낑대기 일쑤였던 아내는 어느새 단련이 돼 골프백 하나쯤은 핸드백 메듯 척척 걸치고 다닌다(나중에 방송일 없으면 캐디해도 잘할 거다). 다행히 아내는 코치의 훈련방침에 충실히 따라주었고, 요즘은 나보다 낫다는 얘기도 종종 듣는다. 기분 나쁘지 않느냐고? 청출어람(靑出於藍)의 남(藍)이 청(靑)에게 질투를 느끼겠는가. 코치의 어깨는 으쓱해질 수밖에 없다.



나는 전인화의 골프를 나의 골프만큼이나 사랑한다. 푸른 하늘과 넓은 그린을 배경으로 서 있는 아내가 옴팡지게 휘둘러대는 드라이브 샷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명품이다. 그 순간 난 짜릿짜릿한 황홀감을 느낀다. 그녀는 나에게 ‘영원한 애인’임을 확인시켜준다.

지난 한 해 아내와 나는 거의 초인적인 삶을 살았다. 각기 다른 방송국 TV드라마에서 왕과 왕비 역을 맡아 궁궐을 다시 드나들기 시작한 후, 맘 편히 늘어져본 기억이 거의 없다. 영화촬영까지 겹쳐 지방을 건넌방 드나들 듯 싸돌아 다녀야 하는 신세였지만, 나는 아내와의 골프를 머리 속에 그리며 참았다. 아이들 뒷바라지와 방송 스케줄을 모두 소화해 내느라 정신이 없는 아내도 아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감히 말한다. 아내와의 라운딩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는 이 세상 어떤 골퍼보다도 불행하다고. ‘당신 마누라는 예쁘니까 그렇게 얘기하지!’ 아이쿠 이런이런,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정말 죄송합니다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골프가 없었으면 지금의 유동근·전인화도 없었을 것 같은 걸요. 그러니 남편들이여, 주말 아침마다 아내 속상하게 만들지 말고, 아내의 ‘애처로운 젖은 손’에 골프채를 쥐어줍시다!

신동아 2002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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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근 < 탤런트·HJ GLOVE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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