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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식 3색 인사

청와대는 ‘아는 사람’ 정부는 ‘무난한 사람’ 당은 ‘뜻 맞는 사람’

  • 글: 김기영 hades@donga.com

노무현식 3색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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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이 제시한 대변인의 조건은 첫째 섬세한 홍보업무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여성일 것, 둘째 홍보마인드를 갖출 것, 셋째 국제 감각이 있을 것, 넷째 참신한 이미지일 것 등이다. 인수위 인사팀은 이 조건을 갖춘 사람을 백방으로 수소문했고 결국 신계륜 의원이 추천한 송대변인을 노대통령에게 천거했던 것이다.

최근 청와대 비서관에 임명된 한 인사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사적으로 인연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청와대에서 일하고 싶다고 나선 것도 아닌데 대통령 주변 사람이 나를 적임자로 지목해 추천했고 이를 노대통령이 받아들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내 경우를 보니 청탁에 의한 정실인사는 없겠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사람을 찾고 추천을 받는 일에는 여러 사람이 관련돼 있지만 청와대 인사에 관한 한 노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이광재 상황실장과 노대통령의 후보시절 비서실장이었던 신계륜 의원이 주요한 역할을 맡았다는 후문이다.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았다고 곧바로 등용되는 것은 아니다. 노대통령의 ‘분신’과도 같은 측근 검증팀이 달려들어 예비후보에 대한 검증을 거친다. 검증팀의 팀장은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호철 민정1비서관.

문수석과 이비서관은 노대통령의 오랜 동지들이다. 문수석은 노대통령이 부산에서 양심수를 변론하며 ‘운동권 변호사’로 나설 때부터 함께 일해 온 절친한 동료였다. 이호철 비서관은 부림사건 관련자로 구속됐을 때 변호인을 맡았던 노대통령을 만나 노대통령이 사회운동에 눈을 뜨도록 이끈 인물. 노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기 훨씬 전부터 인연을 맺은 이들은 지금도 노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다.



문재인 수석과 이호철 비서관의 ‘칼 같은’ 업무처리는 인수위 내에서도 소문이 날 정도라고 한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보류결정을 내리는 통에 인사 예정자들에게는 저승사자나 다름없었다. 얼마전 기용이 확정된 한 비서관급 인사의 과거행적을 검토하던 이비서관이 의문점을 발견하는 바람에 인사발표가 보류되는 사태도 있었다.

이런 추천과 검증과정을 거쳐 지난 2월15일 노대통령은 32명의 청와대 비서관 인사를 마무리했다. 잡음없는 인사였다는 평가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노대통령의 사람 쓰는 스타일을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다.

노대통령의 청와대 인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아는 사람’을 가려 쓰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반면 고건 총리후보에서 보듯 행정부는 당분간 역대정부에서, 혹은 전문분야에서 능력이 검증된 ‘무난한 사람’을 적극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정치개혁이라는 중요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노대통령과 ‘뜻이 맞는’사람 위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김원기(金元基) 고문과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이 당 개혁특위를 사실상 틀어쥐고 가는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측근 4인방의 등장

청와대 인사만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여기에도 몇 가지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노대통령은 자신의 오랜 동지들을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 배치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정치적 동지인 측근 대부분이 청와대에 자리를 잡은 것이 눈길을 끈다.

서갑원(徐甲源) 당선자비서실 의전팀장이 의전비서관에, 이광재씨가 상황실장, 최도술씨가 총무비서관에, 그리고 안봉모 부산선대위 대변인이 통치사료담당비서관에 내정된 것이 그 사례. 이들 4명은 문희상 비서실장 직속 비서관들로 노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 측근 4인방을 비서실장 직속 비서관에 임명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직속상관인 문희상 비서실장보다 더 오랜 세월 측근으로 지내온 이들 4명의 비서관이 노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함으로써 위계질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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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기영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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