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호

도깨비방망이로 변신한 3차원 잉크젯프린터

  • 글: 박미용 pmiyong@donga.com

    입력2003-02-25 1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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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깨비방망이로 변신한 3차원 잉크젯프린터
    2002년 8월말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형 잉크젯 디지털 프린터가 시범 가동되고 있다.

    잉크젯프린터가 도깨비방망이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집에 있는 잉크젯프린터로 아이들의 장난감은 물론 각종 부품이나 전자제품, 로봇까지 찍어내는 미래 SF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로 등장할 전망이다.

    2002년 12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로봇 알고리즘에 관한 워크숍에서 존 캐니 교수가 이끄는 미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이 아이디어를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만약 이 아이디어가 실현되면 원하는 제품의 3차원 그래픽 파일만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적합한 카트리지를 교체해주면 무슨 제품이든 집에서 제조할 수 있다. 제조업자는 현재의 대량생산처럼 제품의 주조물을 만드는 데 시간과 돈을 들일 필요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소프트웨어로 출시하면 된다. 또 전구, 라디오, 리모컨 같은 제품들이 비싸고 노동집약적인 조립라인 없이도 한번에 생산된다. 부품이나 스위치 등을 끼워 넣는 번거로운 작업도 필요 없게 된다.

    실제로 캐니 교수 연구팀은 전자제품을 3차원 인쇄방식으로 제조하는 기술을 연구중이다. 전자제품의 회로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고분자를 다룰 수 있는 잉크젯 카트리지를 개발해놓은 상태다. 또 연구팀은 트랜지스터, 컨덴서, 유도코일과 같은 전자부품을 인쇄방식으로 제작하는 방법을 보여줬다. 캐니 교수는 “이들을 서로 연결해 실제로 작동과 제어가 가능한 완성된 회로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3차원 인쇄기술은 고분자 잉크젯 카트리지에서 액체상태의 고분자 입자를 분사해 층층이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3차원 구조물을 만든다.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거나 반대로 전기를 가하면 압력이 발생하는 스마트 고분자에 이 방법을 적용하면 새로운 기능을 갖는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를 발생시키는 버튼을 만들거나 전기를 가할 때 구부러지는 로봇용 인조근육을 제조할 수 있다.



    캐니 교수 연구팀이 보여준 정도는 아니지만 미 매사추세츠주 버링톤에 위치한 Z사는 다양한 빛깔을 띠는 3차원 구조물을 찍어내는 3차원 잉크젯프린터를 2000년 개발해 시장에 내놓았다. 이 프린터는 아직 어떤 기능을 갖는 제품을 만드는 수준은 아니다.

    최근에는 3차원 잉크젯프린트 기술이 생명공학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블라디미르 미로노프 박사 연구팀이 생체물질을 잉크젯프린터로 뿜어주는 방식으로 혈관과 같은 인체조직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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