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호

“힘 있을 때 굽혀라” ‘실속 변신’ 주도하는 현실주의자

손길승 전경련 회장

  • 글: 이명재 mjlee@donga.com

    입력2003-02-25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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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사(固辭)를 거듭하던 손길승 SK 회장이 마침내 제28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전경련의 기존 입장을 뒤집었다. 재계를 향해 과감한 변신을
    • 요구하고 나선 그의 속내는 무엇일까.
    “힘 있을 때 굽혀라” ‘실속 변신’ 주도하는 현실주의자
    2월7일 제28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한 SK 손길승(孫吉丞·62) 회장은 재계에서 뚜렷한 이미지를 굳힌 인물이다. ‘전문경영인 총수’라는 이미지가 그것이다. 국내에선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를 꿈꾸는 야심만만한 직장인들은 손회장을 전범(典範)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미지란 양면적인 것이다. 특정한 이미지로 굳어진 인물들은 흔히 극적인 부침(浮沈)을 경험한다. 가령 벼락처럼 떠오른 대중 스타들이 그들을 둘러싼 이미지의 허상이 깨지면서 한순간에 곤두박질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손길승 회장의 이미지에도 그런 ‘거품’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품어 볼 수 있다. ‘한국 대표 전문경영인’으로서 손길승이라는 브랜드는 공적인 영역에서, 폭넓은 대중적 공간에서 검증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경영인들은 대체로 일반인에게 잘 노출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손회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SK를 출입하는 기자들도 손회장을 가까운 자리에서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니 그를 제대로 안다고 하는 사람도 드물다. 때문에 손회장의 이미지라는 것도 실제로는 SK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이 밖으로 새나오면서 증폭되고 계산된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표류하는 ‘전경련號’



    기자는 손회장이 공석에서 얘기하는 것을 몇 차례 본 적이 있다. 지난해 말 그가 회장으로 있는 기업메세나협회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고 연설하는 모습은 노련한 영화배우를 연상케 했다. 호텔 연회장을 가득 메운 수백명의 좌중을 휘어잡는 말솜씨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손회장은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했을 때도 저널리스트들의 까다로운 질문에 전혀 주눅들지 않고 명쾌한 답변을 이어나갔다. 배짱도 웬만한 정치인 이상이었고, 사안의 핵심을 짚어내는 순발력 또한 뛰어났다. 그는 치밀한 논리와 달변 능력은 물론, 번듯한 ‘포장’까지 갖췄다. 부드럽게 깔리는 바리톤 음성과 여유롭고 점잖은 톤의 은발(銀髮)은 편안하면서도 은근한 카리스마를 느끼게 했다.

    손길승 회장은 SK의 최고참이다. 1965년 그룹 공채 1기로 SK에 입사했으니 올해로 38년째 SK에 몸담고 있다. 그가 SK에서 보낸 시간은 고스란히 SK의 성장사다.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굵직굵직한 사업계획들이 그의 머리를 거쳐 결정됐고, 그것이 실행되는 과정에서도 그의 손을 거쳤다.

    현재 SK의 주축을 이루는 SK텔레콤(한국이동통신 후신), SK주식회사(유공 후신), 워커힐 호텔, SK증권, SK생명 등을 인수할 때마다 손회장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가 입사할 때만 해도 평범한 직물회사에 불과했던 SK는 이런 기업들을 인수하고 확장한 데 힘입어 현재 재계 순위 3위의 메이저 그룹으로 성장했다.

    손회장 개인은 SK를 통해 보람과 명예와 부를 얻었겠지만, ‘SK의 오늘은 손길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바꿔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오너 경영이 지배적 풍토인 우리 재계에서 전문경영인인 손회장이 SK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고 많은 임직원으로부터 존경받는 것은 바로 그런 능력과 기여도를 높이 사기 때문이다.

    손회장이 이제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표류해온 ‘전경련호(號)’의 새 선장을 맡은 것이다. 그는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서 SK를 지휘했던 것처럼, 오너들의 집단인 전경련에서도 ‘선주(船主)’들의 대리인 자격으로 전경련이라는 배를 끌고 가게 됐다.

    전경련의 표류는 두 가지 원인에서 비롯됐다. 먼저 정권 교체기라는 특수상황이다. 전경련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정권과 긴장·대립 관계였다. 하지만 이번 정권과는 유난히 그 대립각이 크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재벌개혁에 대해 역대 어느 정권보다 분명한 철학과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전경련의 정체성 문제다. 최근 전경련은 다른 경제단체와의 통합론, 심지어 무용론(無用論)에까지 직면했다. 전경련에는 현재 400여 개 회원사가 소속되어 있지만, 몇몇 재벌그룹들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여 온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명실상부한 재계의 대변자가 아니라 소수 주요 그룹만을 위한 단체라고 비난받는다.

    손회장이 이들 두 가지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전경련의 순항(順航) 여부가 달려 있다. 손회장의 전경련호가 어떤 항로를 택할 것인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다만 손회장 구상의 방향을 짐작케 해주는 두 개의 장면이 관측됐다.

    손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수락하는 전제 조건으로 전경련과 재계를 향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도덕적 의무)’를 주문한 것이 첫 장면이다. 전경련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 전경련과 재계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서는 존재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두 번째 장면은 2월7일 전경련 회장 취임식에서 연출됐다. 손회장은 취임 일성(一聲)으로 “재계와 전경련이 새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의 재벌정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전경련의 입에서 ‘협력’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사흘 뒤인 10일 손회장이 노무현 당선자를 찾아가 전경련 김석중 상무의 ‘사회주의’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자리에서 손회장은 새 정부의 동북아 구상 등에 대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재계는 국가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하고, 정부의 정책과 전략이 성공하도록 일조해야 한다. 정책 입안자들의 목표는 국가 발전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기업은 새 정부의 개혁과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재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면 풀어나가지 못할 것이 없다.”

    새 정부에 대해 분명하게 화해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전경련과 재계의 시각이 바뀐 것일까, 아니면 손회장의 개인적인 생각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전경련 회장으로 추대됐을 때 손회장이 완강하게 고사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가 이처럼 적극적인 발언을 한 것은 예상 밖이다. 지난 1월 말 손회장은 차기 전경련 회장으로 오너 출신보다 전문경영인인 자신이 더 적합하다는 ‘대안론’이 급부상하자 이를 피해 서둘러 해외 출장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손길승 회장이 추구하는 변화가 이미 재계의 컨센서스를 얻고 있음을 입증하는 의미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손병두(孫炳斗·62) 전경련 상근 부회장의 사의 표명이 그것이다. 손부회장은 지난 6년간 전경련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온 인물로, 재계의 강경 입장을 대변해왔다.

    손길승 회장과 경남 진주중학 동기인 손부회장의 퇴진은 신임 손회장의 뜻이라기보다는 재계의 변화 기류를 읽은 손부회장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심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손회장이 제시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재계가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는 얘기다. 거꾸로 재계가 손회장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란 시각도 있다.

    손회장은 처음엔 마지못해 전경련 회장직을 떠맡은 듯했지만, 일단 회장에 취임하고 나서는 이런 분위기를 등에 업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치 ‘준비된 회장’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하다.

    정부에 협력해야 실리 챙겨

    손회장이 전경련의 변화를 역설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는 그간 전경련이 보여준 활동에 대한 우려다. 손회장은 회장에 취임하기 전에도 전경련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한 대표적인 경영인이다. 부회장, 경제정책위원회 위원장, 중국위원회 위원장 등도 맡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전경련이 노무현 당선자측과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자 이를 상당히 우려했다.

    손회장은 재계와 정부의 갈등이 초래하는 부작용을 누구보다 잘 안다. 1993년부터 전경련 회장을 연임했던 고(故) 최종현(崔鍾賢) SK 회장이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가 김영삼(金泳三) 정권과 불편한 관계가 된 적이 있다.

    이때문에 최회장이 YS 정권 내내 가슴앓이 하는 것을 지켜봤던 손회장은 그로부터 반면교사의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또 하나의 배경은 재벌과 정권 간의 역학관계 변화다. 지금 대기업 집단의 힘은 5년 전 외환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돼 ‘재벌개혁’이라는 대세에 순응해야 했던 때와는 다르다. 재벌의 힘은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정부와 재계의 대립구도에서 칼자루를 쥔 것은 얼핏 보면 정부 같지만, 역학관계를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대기업의 논리가 사회 구석구석에서 보이지 않게 여론을 움직일 만큼 대기업의 힘은 총체적이다.

    따라서 이제는 대기업이 사사건건 정부와 충돌하기보다는 협력하는 형세를 취하면서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게 손회장의 복안인 듯하다.

    특히 전경련이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 낙인찍혀 국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되면 명분도 잃고 실리도 잃게 마련이다. 그러니 변화된 상황에 맞는 업그레이드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힘 있을 때 굽혀라” ‘실속 변신’ 주도하는 현실주의자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취임 사흘 후인 2월10일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를 만나 재계의 협력을 약속했다.

    협상 전문가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에는 “절대로 ‘입장’의 차이를 내세우지 말라”는 대목이 있다. 서로 다른 입장이 아닌 ‘공동의 목표’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하라는 것이다. ‘나라가 잘돼야 기업이 잘된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등 손회장이 제시한 것은 바로 이 공동의 목표인 셈이다. 바꿔 말하면 ‘상생(相生) 전략’이다. 손회장의 ‘기획통’다운 포석과 전략적 사고가 엿보인다.

    손회장은 자신이 수년째 주장해온 ‘동북아 경제공동체’라는 비전을 새정부의 ‘동북아 중심국가’ 구상과 맞물리게 하는 순발력도 발휘했다.

    그러나 손회장이 주도하는 변화의 바람이 본질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재벌을 향해 쏟아지는 예봉을 잠시 피하기 위한 임기응변이라는 시각도 있다. 역대 전경련의 행태를 보면 정권 초기에는 숨을 죽이다가 서서히 목소리를 높여가거나 혹은 면종복배(面從腹背)하는 이중성을 띠어왔기 때문이다.

    기업인 안됐으면 대학교수 됐을 것

    손길승 회장의 집무실은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빌딩 34층에 있다. 35층 스카이라운지를 제외하면 이 건물 최고층이다. 맨 밑바닥 샐러리맨에서 시작해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의 이력을 상징하는 듯하다.

    손회장과 SK의 인연은 손회장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대학원 진학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맺어졌다. 하루는 서울대 상대 동기이자 ROTC 1기 동기로 당시 선경직물에 다니고 있던 이순석 전 (주)선경 부회장이 그를 찾아왔다. 이순석은 수원 출신으로, 최종현 당시 선경직물 부사장의 초등학교 후배이자 그의 아우 최종욱과 동기동창 사이였다. 그는 손길승에게 최부사장을 만나보라고 권했다.

    최부사장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선경직물 부사장을 맡으면서 나름대로 구상해온 사업계획을 펼쳐보려 하고 있었다. 그는 특히 쓸 만한 인재에 목이 말라 있었고, 이를 본 이순석이 손길승을 최부사장에게 소개했던 것이다.

    손길승은 이순석으로부터 입사 제의를 받자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사양했다. 그러나 훗날 손회장은 “내심으로는 이름도 없는 중소기업에 들어가는 게 내키지 않아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친구의 거듭된 부탁을 계속 퇴짜놓을 수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최부사장을 만났다. 그는 최부사장과 깊은 얘기를 나눈 끝에 선경 입사를 결심했다. 이순석이 그를 최종현에게 소개하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대학교수가 됐을 것이다.

    ‘직업이 기조실장’

    손회장은 1965년 선경에 입사한 후 경리부서 등에서 10년을 보냈다.

    1974년 경영기획실(기획조정실)이 생기면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손길승은 이후 1998년 그룹 회장에 오를 때까지 24년 동안 경영기획실에 몸담았다. 그래서 ‘직업이 기조실장’이란 말을 들었다.

    기조실은 그룹의 장기 계획을 짜고 계열사 간의 업무조정 등을 담당하는 그룹의 헤드쿼터다. 이곳에서 잔뼈가 굵으며 전략적 사고를 키운 것은 물론이다.

    손회장은 두뇌 회전이 빠른 것으로도 유명하지만, 그를 특징짓는 미덕은 성실성이다. 아니, 단지 성실성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전문경영인들이 대개 그렇지만, 그는 지독한 일벌레다. 손회장은 12일 연속으로 밤을 새 이 분야의 사내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과거 그의 밑에서 일했던 한 임원은 “손회장은 연이은 밤샘 근무로 얼굴이 부어터져 물집이 잡혔는데,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며 인두로 물집을 지졌다”며 믿기지 않는 일화를 소개했다.

    1971년 대연각 호텔 화재 때의 일화도 회사에 대한 그의 충성심을 잘 보여준다. 당시 선경직물은 대연각 호텔에 세들어 있었는데, 손회장은 경리과장이었다. 불이 났다는 얘기를 전해듣자 그는 호텔로 달려가 발을 구르다 아직 불이 완전히 꺼지지도 않은 건물에 맨 먼저 올라가 회사 금고가 무사한지 확인했다.

    그의 ‘독종 기질’은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했다. 손회장은 시간이 아깝다며 미뤄오다 53세 때에야 처음 골프를 배웠다. 그러나 맹렬한 연습을 거듭해 지금은 핸디캡 12의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

    손회장은 흔히 기획통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선 경영자로서의 능력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1994년 인수한 한국이동통신의 CEO를 맡은 그는 미국의 퀄컴사로부터 기본 기술을 도입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합작으로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오늘날 한국이 CDMA 종주국 대접을 받고 있는 것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SK의 경영철학으로 일컬어지는 SKMS(SK Management System)와 SK 기업문화인 SUPEX(Super Excellent)를 마련하고 뿌리내리는 과정에서도 손회장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최종현 회장이 평소 “손길승은 내 부하가 아니라 사업동지”라고 했을 정도다.

    SK ‘파트너십 경영’은 계속될 듯

    손회장은 1998년 최회장이 사망한 뒤 오너인 최회장의 장남 최태원(崔泰源·43) 회장 대신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그후 이른바 ‘전문경영인과 대주주의 파트너십 경영’을 5년째 시험해오고 있다.

    손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취임하면서 그가 SK그룹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이와 관련 SK측은 “손회장은 SK 회장으로서의 활동을 계속할 것이며, 최회장과의 공동경영체제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최회장은 최근까지 사석에서 손회장에게 “최소한 2005년까지는 계속 회장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회장은 “대주주가 존속하면서 전문경영인과 협력해 경영하는 SK 경영방식은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나는 이런 체제가 정착되면 떠날 것이다”고 말해 왔다. 그 말대로라면 전경련 회장 취임에 관계없이 최회장과의 투톱 체제는 최회장에게 더 이상 ‘우산’이 필요없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 하동 출신인 손회장은 하동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부친을 따라 진주로 이사, 그곳에서 성장했다. 서부 경남의 명문인 진주고(29회)를 나와 1959년 서울대 상대에 입학했다.

    서울대 상대 59학번은 많은 인재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진념(陳稔) 전 재경부 장관, 이필곤(李弼坤) 전 삼성물산 회장, 김태구(金泰球) 전 대우자동차 회장, 박재윤(朴在潤) 전 재무부 장관, 박청부(朴淸夫) 전 증권감독원장, 박병윤(朴炳潤) 전 한국일보 사장 등이 손회장과 동기동창이다. SK에서 맞수였던 김항덕(金恒德) SK 회장대우 상임고문도 입학 동기생이다.

    손회장은 재계에서 학맥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소문나 있다. 그처럼 폭넓은 인맥도 ‘손길승호 전경련’의 물길을 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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