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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폭기 900대 48시간 맹폭 바그다드에 숨을 곳 없다

이라크전쟁 공습전략 A to Z

  • 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전폭기 900대 48시간 맹폭 바그다드에 숨을 곳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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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에서 39일간, 코소보전쟁에서 78일간 공습이 있었던 데 비해, 미 군부는 이라크전쟁의 공습기간을 일주일쯤으로 전망한다. 걸프전에서는 사막의 악천후, 코소보전쟁에서는 악천후와 함께 유고(세르비아)군의 정교한 대공망이 미 전폭기 조종사들을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그래서 작전 기일도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에서 한층 개량된 무기와 첨단장비로 ‘충격과 두려움’ 작전개념에 따라 초반 맹폭에 나선다면, 이라크군의 대공망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을 것으로 펜타곤은 내다본다.

‘충격과 두려움’ 전술개념은 1990년대 초부터 펜타곤 장성들의 지지를 얻어왔다. 이 작전개념을 다듬는 국방부의 한 태스크포스팀에 참여했던 할란 울만(워싱턴 전략국제문제센터 연구원)에 따르면, 이 개념의 뼈대는 되도록 미 지상군 투입을 줄이면서 대규모 공습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것이다. 이 전술개념은 1999년 코소보전쟁 당시 도널드 럼스펠드를 포함한 4명의 전 미 국방장관들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도 나타난 바 있다(럼스펠드는 제럴드 포드 행정부 시절인 1975∼77년 최연소 국방장관을 지냈다). 이 편지에서 럼스펠드는 코소보전쟁에서 공습을 한다면, ‘충격과 두려움’ 작전개념에 바탕해 단기간에 대규모로 압도적 화력을 퍼부어야지, 베트남전쟁 때처럼 조금씩 마지못해 화력을 늘려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코소보전쟁(1999년)은 미국이 지상군 투입 없이 이긴 최초의 전쟁으로 기록된다. 그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군사전문가들은 “공습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지상군을 투입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공습이 적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기는 하지만 적군을 점령지로부터 몰아내려면 궁극적으로는 지상군이 투입돼야 한다는 논리가 대세를 이뤘다.

이를테면, 공중전 전문가 로버트 페이프(미 다트마우스대 교수)도 그의 책 ‘승리를 위한 폭격(Bombing to Win, 1996년판)’에서 공습만으로 전쟁을 이길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소보전쟁에서 승리한 뒤 페이프는 자신의 이론을 수정했다. “미국 병사들의 인명 손실 없이 우리는 크루즈 미사일로 적군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미 공군의 세상이 될 것이다.” 그는 또한 미군이 코소보전쟁에서는 공습에 100%, 걸프전에서는 공습 50% 지상군 50%에 의존했지만 이라크전쟁의 경우 공습 80% 지상군 20%로 치러질 것으로 내다본다.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신념



‘충격과 두려움’ 개념의 공습 위주 전략이 미 군부에서 설득력을 얻은 것은 1990년대 초 걸프전 이후부터다. 지상군의 피해를 가능한 한 줄이고 아울러 적을 모두 섬멸해야 하는 소모전(attrition warfare)에서 이른바 전격전(blitzkrieg)으로 승패를 빨리 결정하려면, 공습이 유효하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이 논의를 받쳐주는 논리적 바탕은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의 원폭 투하다. 일본인들은 전폭기 500대가 야간공습한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온 원폭 투하에 큰 충격을 받았다. 일본은 항복했고, 일본 본토 상륙작전이 치러질 경우 필연적인 미군 병력의 희생을 덜었다. 핵무기가 아닌 재래식 무기로 그같은 충격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할란 울만 같은 미 군사전문가들이나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거둘 수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럼스펠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이라크를 손봐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1998년 1월 그는 리처드 아미티지(현 국무부 부장관), 제임스 울시(전 CIA 국장) 등 보수 우파 18명이 공동 사인한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편지’에서 “미국과 전세계 우방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후세인 체제를 전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엔의 경제제재를 비롯, 후세인의 이라크를 봉쇄(containment)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논리였다. 그런 럼스펠드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에 오르면서 이라크전쟁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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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재명 분쟁지역 전문기자 kimsphot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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