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호

김대진의 ‘쇼팽 녹턴 전곡집’ 외

  • 글: 전원경 winnie@donga.com

    입력2003-02-25 19: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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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는 국내 연주자들의 공연이나 음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레코드를 통해 폴리니나 브렌델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만 듣다가 국내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접하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선입견을 깨는 뛰어난 연주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첼리스트 양성원이 녹음한 코다이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음반이 영국의 권위 있는 음반평론지 ‘그라모폰’ 2월호가 선정한 ‘이 달의 음반’에 선정되기도 했다. 바흐 건반음악 전곡 연주의 대장정을 걷고 있는 피아니스트 강충모의 바흐 음반도 수준급 연주로 인정 받고 있다.

    김대진의 ‘쇼팽 녹턴 전곡집’ 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피아니스트 김대진의 ‘쇼팽 녹턴 전곡집’(2CD, 모노폴리)도 이 연주자가 그 동안 국내 무대에서 쌓아온 명성이 결코 허상이 아님을 실감케 해준다. 2001년 존 필드의 녹턴집을 녹음한 김대진으로서는 이번이 두번째 녹턴 음반인 셈. 이름이 덜 알려진 존 필드에 비해 음악애호가라면 누구나 익숙한 쇼팽의 녹턴 전곡을 녹음한 것은 만만치 않은 모험이었을 듯싶다.

    ‘밤에 듣는 음악’이라는 뜻의 녹턴은 낭만주의 작곡가 쇼팽의 여성성과 부드러움, 낭만적 경향이 넘치는 소품들이다. 특히 선율이 아름다워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후기에 발표된 녹턴에서는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깊이까지 감지된다.

    김대진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곡이나 세련되고 깔끔하게 연주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주도 마찬가지다. 스물한 곡 전곡에서 고르게 연주자의 성숙함과 곡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느낄 수 있다. 녹음은 약간 과도한 울림이 거슬리는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연스럽다. 녹음과 연주 모두에서 국내 음반작업 수준이 그만큼 성장했음을 입증하는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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