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모리 박사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식사법의 장점으로 우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든다. 게다가 쌀에는 단백질과 비타민도 많이 들어 있어 건강식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또 빵이나 스파게티류는 소맥을 재료로 삼는데, 소맥 가루로 만든 음식은 인체 흡수가 빠르고 인슐린 분비도 빠른 데 비해 밥은 곡식을 통째로 쓰기 때문에 인슐린이 급격히 분비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든다.
쌀은 오랜 기간 주식으로서 우리의 생명줄이었음에도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사실 쌀의 주성분인 당질은 에너지 소비에 우선적으로 쓰이며 소화흡수가 빠르지 않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지 않으므로 비만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콩 못지않은 단백질로 소화가 잘될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증가와도 무관하다. 쌀의 지질(脂質)은 현미에 2∼3%, 백미에 0.5% 들어 있고 올레인산, 리놀레인산, 팔미틱산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우리 몸에 필요한 지방을 제공한다. 쌀에 함유된 비타민 B1, B2, B6는 신체기능을 돕고 비타민 E(토코페롤)는 노화방지, 생식작용에 관여한다. 쌀은 밀에 비해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고, 성장기 어린이에 좋은 니아신 함량도 밀의 2배나 된다. 또한 쌀에는 동맥경화, 심장병 등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가 몰랐던 쌀의 매력
쌀은 수분 함유량이 많아 양에 비해 열량이 낮은 편이다. 수분유지력이 크고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정장작용에 도움을 주므로 변비예방에 좋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쌀은 인슐린 분비를 줄여주어 당뇨병 예방에도 기여한다. 쌀 단백질의 분해산물 중 하나인 펩타이드는 혈압상승 촉진과 관련된 효소의 활성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현미에는 비타민 E, 오리자놀 등 강력한 항산화제가 함유돼 노화를 방지하고 혈중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동맥경화증을 예방한다.
그 자체로 영양덩어리인 쌀로 지은 밥이 우리 몸에 기여하는 기능 또한 녹록지 않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혈압을 내려준다 : 쌀에는 ‘가바’라고 불리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이 고혈압 증상을 개선하고 신경을 안정시켜준다. 혈액내 중성지방을 줄이고 간기능을 높여 성인병 예방에도 큰 도움을 준다.
대장암을 예방한다 : 현미의 식이섬유에 많은 ‘IP6’라는 물질은 대장암 예방 작용을 한다. 세포의 생장에 빼놓을 수 없는 IP6는 지방간이나 동맥경화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비만에 좋다 : 밥의 주성분은 탄수화물로 밥 한 공기(200g)는 약 350kcal의 열량을 낸다. 쌀밥이 비만의 원흉이라는 오해는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밥은 식후 혈액내 인슐린 수치를 서서히 증가시킨다. 인슐린 수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 지방을 비만세포에 저장하도록 하지만, 쌀밥을 하루 세 끼 같은 양으로 먹게 되면 체내 포도당이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어 살이 찌지 않는다. 그러므로 쌀밥은 오히려 다이어트에 가장 적합한 음식이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 : 쌀은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주로 공급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30% 내외를 쌀과 곡류에서 취하게 되는데, 쌀 단백질은 다른 곡류에 비해 단백질 함량은 적을지라도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옥수수나 밀가루보다 2배 많다. 게다가 쌀 단백질은 체내 이용률이 높아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의 농도를 낮춰준다.
중금속 흡수를 막는다 : 쌀에 함유된 섬유질은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이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 여기에다 비타민 B와 E가 풍부해 노화 방지 기능까지 있다.
위장의 기운을 북돋운다 : 쌀은 위장의 기운을 북돋우고 오장의 기능을 살아나게 하여 기혈 순환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심한 병을 앓고 난 사람에게 회복식으로 좋다. 병상에 있거나 병을 앓고 난 사람에게 죽이나 미음을 먹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밥 먹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인제대 의대 백병원 비만센터 강재헌·유선미 교수팀이 서울과 5대 광역시 등 전국 14개 중학교 학생 3600여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비만 유병률과 합병증을 조사했다. 비만으로 진단된 중학생은 총 590여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77%는 지방간 등으로 인한 간기능 이상, 콜레스테롤이 높은 고지혈증, 고요산혈증, 고혈당 등 한 가지 이상의 비만 관련 합병증을 가지고 있었다. 2가지 이상 합병증을 지닌 학생도 37%나 됐다. 간기능도 비만학생 그룹이 정상체중 그룹보다 각각 10배, 13배 높고, 고지혈증 위험도는 4배 높게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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