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호

홍위병 외

  • 담당·이지은 기자

    입력2004-12-28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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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위병  외
    홍위병 션판 지음/이상원 옮김‘잘못 태어난 마오쩌둥의 아이들’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홍위병은 시대의 사생아로 취급받는다. 한때 조국과 당을 위해 부모와 스승, 친구를 버려야 했음에도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과거 속에 묻혀버린 사람들인 것이다. 이 책 ‘홍위병’은 자랑스러운 혁명가가 되지 못하고 결국 ‘악의 심장’이라 외치던 미국으로 투항한 한 홍위병의 자기 고백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꼬마 혁명가 노릇을 하면서 온갖 잔인한 파괴활동에 참여한 것이 너무도 수치스럽고 부끄럽다. 이는 내 일생에 영원히 치유되지 않을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이와 같은 상처가 모든 중국인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중국을 읽는 키워드가 된다. 황소자리/ 양장 440쪽/ 1만8700원

    나는 교환학생 간다 김효상, 한상범 지음미국 공립 고등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각국 중·고등학생들이 6개월 또는 1년 동안 미국 가정에서 생활하며 공립학교를 다니는 것이다. 교환학생은 미국 학생과 동일하게 정규 수업을 받는데, 이 기간의 학업이 모두 인정된다는 점에서 어학연수와 다르다. 또 숙식이나 수업료가 무료이기 때문에 관리비용과 보험, 용돈 등을 포함해도 비용이 일반 유학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책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북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자격, 운영시스템 등에 대한 설명은 물론 현지생활 적응법, 미국학교 따라잡기, 한국학교 복학과 대학입시 전략, 미국대학입시 준비법 등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 동아일보사/ 296쪽/ 1만1000원

    박물지 진 장화 지음/임동석 역주박물지(博物志)는 이름 그대로 ‘사물에 대한 해박한 내용을 다룬 기록’이다. 역주자에 따르면 중국문학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시기가 위진남북조 시대로, 이 책은 위진남북조 시대 지식욕이 넘치는 문인들이 남긴 기록물 중 하나다. 내용은 산천지리의 지식, 역사인물의 전설, 신비한 동식물의 특성, 괴탄스럽기 그지없는 신화와 전설, 신선·방사들의 양생법, 방술과 의학, 본초와 생태, 화학과 물리 등 무척 다양하다. 특히 우리 고대국가인 고구려와 옥저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끈다. ‘박물지’의 최초 완역본인 이 책은 단순히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부 내용과 관련된 또 다른 원전의 내용을 찾아 그 연관성과 차이를 비교해 밝혀준다. 고즈윈/ 양장 515쪽/ 1만9800원

    삼국지(전10권) 장정일 지음삼국지는 한족(漢族)만의 것일까. 소설가 장정일은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실제 삼국시대에는 위촉오(魏蜀吳) 삼국뿐 아니라 숱한 민족이 전쟁을 벌였다. 또 우리나라 여러 작가가 여러 차례 삼국지를 펴냈다는 점에서 삼국지는 우리의 문학이기도 하다는 것. 장정일의 삼국지는 중화주의와 춘추사관이 아닌 이 시대의 역사관과 세계관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또 기존 삼국지들이 중국 그림을 사용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 김태권 화백이 당시의 생활사와 복식사를 역사적으로 고증해 152컷의 삽화를 그려넣었다. 부록 ‘인물로 읽는 장정일 삼국지’는 성격유형지표(MBTI) 방식을 통해 인물을 분석하는 등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영사/ 각 325쪽 내외/ 각 8900원

    노화와 성인병은 반드시 늦출 수 있다 김항선 지음인간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노화와 성인병을 최대한 늦추고 방지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제시한 책. 저자는 반평생을 미국 의료계에서 성인병을 진료해온 김항선 박사다. 우리보다 앞서 성인병과 노화에 대해 활발히 연구해온 미국 의료계의 첨단에 섰던 저자가 미국의 선진 치료법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해하고 적용하기 쉽게 기술해놓았다. 학술서적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것이 특징. 노화현상, 과체중과 비만, 고혈압, 당뇨병, 노졸중, 심장 질환, 치매, 콜레스테롤, 노년기의 성생활 등 모두 27개 항목으로 나눠 각 부분마다 처방약을 제시했다. 문무사/ 328쪽/ 1만2000원



    한국의 전통마을을 가다(전2권) 한필원 지음20년 동안 ‘좋은 삶터 만들기’를 기치로 우리 전통마을을 답사한 건축학과 한필원 교수의 전통마을 해설서. 이 책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환경친화적 삶터이자 생명의 공간인 전통마을을 통해서 현대의 주거지를 되돌아보고 미래의 이상적인 주거 공간을 찾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다. 총 4부로 구성돼 있는데, 1부 ‘마을에 대한 정신’에서는 옻골마을 한개마을 낭안읍성을, 2부 ‘마을에서 읽는 우리 문화’에서는 성읍마을 하회마을 강골마을을, 3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응축된 마을’에서는 양동마을 도래마을 닭실마을을, 4부 ‘마을에 담긴 환경 친화성의 지혜’에서는 원터마을 외암마을 왕곡마을을 소개한다. 북로드/ 1권 356쪽, 2권 316쪽/ 각 1만5000원

    홍위병  외
    스캔들의 역사 루스 웨스트하이머, 스티븐 캐플란 지음/김대웅 옮김권력자들의 섹스 스캔들을 통해 권력과 섹스의 관계를 분석한 흥미로운 역사서. 권력을 행사해 섹스를 취한 루이 15세, 토머스 제퍼슨, 존 F.케네디, 예카테리나 여제(女帝)와 반대로 권력에 다가서려고 섹스를 이용한 에바 페론, 퐁파두르 부인, 사랑을 얻음으로써 정치적 생명을 잃은 안토니우스, 동성애자로 알려져 온갖 소문에 휩싸여야 했던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 결혼을 구실로 정치적 전략을 벌이며 대영제국의 기틀을 닦은 ‘처녀여왕’ 엘리자베스 1세 등을 통해 섹스와 권력, 그리고 정치의 관계를 만화경처럼 펼쳐놓는다. 또 이러한 스캔들 속에 시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 성 관련 규범들과 사회상도 흥미롭다. 이마고/ 340쪽/ 1만5000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이미지와 현실 노먼 핀켈슈타인 지음/김병화 옮김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관한 편견과 오류, 허구를 고발한 책. 저자는 나치 강제수용소 생존자의 아들이지만 현재 미국에서 친이스라엘 보수파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은 시오니즘 지식 권력이 학술적 권위를 이용해 유포한 거짓말들을 하나씩 파헤친다. 한 예로 ‘팔레스타인 땅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는 조안 피터스의 주장에 대해 저자는 ‘이스라엘 건국에 관한 가장 심각한 거짓말’이라 꼬집으며 자료에 근거해 조목조목 논박한다. 또 팔레스타인 문제의 본질이 그 땅에 배타적인 유대민족 국가를 세우려는 데 있다고 보고, 비정상적으로 탄생한 이스라엘은 결코 전세계 유대인들의 정신적 횃불이 되지 못한다고 비판한다. 돌베개/ 472쪽/ 1만8000원

    한국최고경영자 9인, 그들에게 배워라 길인수, 임순철 지음오늘의 한국을 일군 경제주역 9인의 삶과 경영전략. 보험도 들지 않은 채 1만2000km의 대양 수송작전을 감행한 현대 창업자 정주영, 73세의 나이에도 반도체 사업 진출을 진두지휘한 삼성 창업자 이병철, 인화경영을 추진한 LG의 구인회, 유공과 한국이동통신 인수를 강력하게 추진한 SK 최종현, 항공기 전문가로서 늘 기술자와 함께한 한진의 조중훈, 포항제철 건설현장을 지켜낸 포스코 박태준, 공장 문을 닫고서라도 원칙을 지키려 한 삼양사 창업주 김연수, 예의를 다하는 경영자의 전형을 보여준 두산 박두병, 유머경영을 실천한 쌍용그룹 창업자 김성곤…. 이들의 이야기는 결단과 지혜 있는 한국형 리더십의 진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야기꽃/ 252쪽/ 1만원

    주희 : 중국철학의 중심 조남호 지음주자학은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실용이나 과학을 등한시한 전근대적인 사상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주자학을 완성한 주희와 주자학 자체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주희를 연구하다 보면 주자학이 포괄하지 못하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배우게 된다. 저자 조남호 교수는 주희의 문제의식으로부터 주자학을 이해하려는 시도로 이 책을 저술했다. 즉 주희의 철학을 특정 학문으로 한정하는 게 아니라 깊이 있는 사유의 결실로 다룬 것이다. 또 ‘이기론’이나 ‘심성론’의 틀에서 개념분석에만 집중하지 않고 ‘공부론’과 ‘수양론’의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사유를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태학사/ 250쪽/ 1만2000원

    유목과 은둔 김지하 지음사상가, 운동가가 아닌 시인 김지하를 만날 수 있는 시집. 2002년 여름부터 2년여 동안 문예지에 발표한 시편들과 전작으로 씌어진 30여편을 더해 총 94편의 시를 엮었다. 이번 시집의 축을 이루는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다. 1부에 묶인 시편들은 인간의 숙명인 생로병사를 큰 밑그림으로 해 나이 듦, 병고, 부모와 자식의 인연 등을 가감 없이 그려내고 있다. 2부에서는 9·11 사태와 동북공정(東北工程), 부안의 핵폐기장 건설 반대 시위 등 현실문제에서 촉발된 사유가 녹아든 시들을 묶었고 3부에서는 선(禪)적인 것과 불(佛)적인 것을 아울러 고적한 미의 세계를 보여주는 연작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창비/ 304쪽/ 8500원

    성공하려면 건강을 리드하라 김상훈 지음동아일보 헬스팀장인 저자가 대한민국 대표명사 14인을 직접 만나 이들의 건강관리 노하우를 생동감 있게 소개한다. 이를테면 황우석 교수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국선도를 수련했고 영화배우 유인촌씨는 마라톤을 하면서 고혈압을 극복했으며 만화가 허영만씨는 등산을 하며 하체를 강화했다. 이 책은 명사들의 건강관리비법을 어떻게 벤치마킹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질병 치료법 위주인 의학서적과 달리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정보를 담고 獵?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가볍고 쉽게 읽힌다. 또 정신, 건강, 음식, 중년, 다이어트 등으로 세분해 독자들이 관심 분야를 찾아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좋은선물/ 300쪽/ 1만원

    홍위병  외
    한국인과 차, 그 사색의 열린 공간 정동주 지음차(茶)문화를 말할 때면 흔히 유럽이나 중국, 일본을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도 오롯한 차문화를 간직하고 있었다. 지리산에서는 맛과 향기, 색이 뛰어난 차나무가 자생했고 현재 일본인들이 자랑하는 국보급 다완과 다구들은 모두 조선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차문화는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완전히 압살당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그런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이다. 저자는 우리 조상이 고조선 시대부터 차를 마셨고 선불교를 접하면서 차 정신을 알았으며 고려말, 조선초 선비들이 차를 즐겼고 일본의 다도는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들을 역사적으로 고증한다. 그러면서 우리 차문화 고유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이어가자고 주장한다. 다른세상/ 480쪽/ 3만원

    헬무트 뉴튼, 관음과 욕망의 연금술사 헬무트 뉴튼 지음세계에서 가장 관능적인 포토그래퍼로 불리며 20세기 패션사진의 역사를 바꾼 헬무트 뉴튼의 자서전. 1960년대 ‘보그’ ‘퀸’ ‘엘르’ 등의 패션잡지와 일하며 패션 누드라는 영역을 개척한 헬무트 뉴튼은 평생 육체와 성적 욕망, 나르시시즘, 변태의 이미지와 그것이 전하는 흥분 또는 불쾌감 등에 대해 탐구해왔다. 그는 모델에게 옷을 입히고 벗기는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에로티시즘을 연출하면서 옷 속에 숨겨진 인간의 실체와 패션이란 고상함으로 포장한 인간의 가식을 통쾌하게 드러낸다. 헬무트 뉴튼이 직접 쓴 이 책은 자신의 성장과정과 일류 사진작가로 성공하기까지의 과정, ‘화려한’ 애정편력, 사진작업과 작품에 대한 에피소드 등을 담고 있다. 을유문화사/ 356쪽/ 2만원

    쉽고 강한 브랜드 전략 신병철 지음소비자는 믿는 것만 본다. 즉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이나 믿음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 브랜드 마케팅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와 같은 소비자의 특성에서 비롯한다. 소비자에게 확실하고 단단한 믿음을 심어준 브랜드가 발휘하는 힘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강하다. 마케팅 분야에서 15년 넘게 근무한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브랜드 마케팅의 개별사례들을 풀어놓으면서 그것들을 관통하는 핵심원리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또 ‘낯섦과 공감대’의 절묘한 조화가 이뤄져야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론적인 지식을 다루면서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마케팅 초보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살림/ 316쪽/ 1만2000원

    미국의 엔진, 전쟁과 시장 김동춘 지음시장과 전쟁은 냉정한 이해관계와 힘의 타산만이 승리를 보장하는 약육강식의 세계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렇다면 미국을 이끄는 두 엔진인 시장과 전쟁이 미국의 역사와 사회의 작동원리에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 또 이로 인해 미국사회에는 어떤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가. 진보적 사회학자인 저자는 이라크전쟁이 부시의 돌출행동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뿌리내린 ‘미국의 엔진’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엔 우리의 현대사가 곳곳에 투영되어 있는데 이라크에서의 민간인 학살과 고문은 한국전쟁 당시의 참상과, 제3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범죄는 80년 광주학살과 연결된다. 시사적인 쟁점을 중심으로 씌어져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창비/ 368쪽/ 1만3000원

    온달, 바보가 된 고구려 귀족 이기담 지음‘바보 온달’로 알려진 온달 이야기에는 설화와 역사적 사실이 절묘하게 결합되어 있다. 온달과 평강공주가 만나게 되는 부분까지는 허구일 가능성이, 온달이 사냥대회에 나가 무공을 세우고 벼슬을 얻었으며 전쟁에 나가 전사했다는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책은 삼국사기 온달전을 분석하며 온달이 6세기 고구려 사회에 실존했던 인물로, 바보가 아닌 하급귀족 출신이었음을 알려준다. 온달의 흔적을 찾아 아차산을 오르내리고 단양 곳곳을 누빈 저자의 발자취는 독자로 하여금 온달을 더욱 친숙하게 느끼게 한다. 책 말미에 온달 설화의 미래를 진단하는 소설가와 역사학자의 대담이 실려 있다. 푸른역사/ 304쪽/ 1만1900원

    부모와 자녀가 꼭 알아야 할 대화법(전2권) 이정숙 지음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게 부모와 자녀 사이지만 오늘날 각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 모두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혈연이라는 것만 믿고 서로에 대한 적절한 대화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세대에 따른 문화의 차이를 받아들이면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상황별로 제시해준다. 기존의 대화법 관련 책들이 일방적으로 부모가 자녀의 입장을 이해할 것을 강조했다면, 이 책은 사랑을 기반으로 한 상호 이해와 노력을 강조한다. 부모는 자녀편을, 자녀는 부모편을 바꿔 읽는다면 상대방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무생각/ 부모편 240쪽, 자녀편 208쪽/ 부모편 9000원, 자녀편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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