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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출처불명 5억’ 해명에 의문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출처불명 5억’ 해명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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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친·장모 유산이라던 1억8500만원, 사망후 수도권 각지에서 발행된 수표
  • ▶2000만원 제공자의 20대 아들, 청와대 5급 발탁 채용
  • ▶돈 준 지인들, 103평 주택·고급 승용차도 ‘무상’ 제공
  • ▶해명 뒤엎는 새 증언 “문 의장이 3억5000만원 현금뭉치 들고 왔다”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출처불명 5억’ 해명에 의문
‘신동아’ 5월호는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대통령 비서실장 재임 중인 2003년, 출처가 분명치 않은 돈 5억여원을 수수해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문 의장은 2003년 6월3일 1억8500만원, 같은 해 11월9일 3억5000만원 등 5억3500만원의 개인 채무를 채권자인 이모씨에게 갚았다. ‘신동아’는 “5억3500만원은 문 의장이 제3자로부터 받은 돈인데, 공직자 재산신고나 증여세 납부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출처가 분명치 않다”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3억5000만원의 경우 2004년 4월 17대 총선 때 문 의장의 고향인 경기도 의정부에서 열린우리당 공천을 신청한 Q변호사가 여행용 가방 3개에 현금으로 담아 채권자에게 돈을 전달했다.

문 의장은 지난 달 ‘신동아’에 보내온 해명서에서 1억8500만원과 3억5000만원의 출처를 각각 설명했다. 1억8500만원에 대해 문 의장은 “어머니가 2002년 11월30일 작고하시기 전에 물려준 8000만원, 장모님이 2003년 4월29일 작고하시기 전에 물려준 1억원으로 갚았다. 어머니와 장모님은 현금을 비상식량처럼 갖고 계셨다”고 해명했다. 1억8500만원은 어머니와 장모가 유산으로 물려준 돈이라는 것이다.

3억5000만원에 대해선 “2002년 어머니 장례식 때 받은 조의금 1억1500만원, 2003년 장모상 때 받은 조의금 1억5000만원, 형제들이 준 1억2000만원, 장남이 준 6000만원, JC회원인 지인 홍모씨와 권모씨가 준 4000만원을 합해서 마련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 의장은 “홍씨와 권씨는 순수한 마음에서 도와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Q변호사가 채권자에게 3억5000만원을 전달한 것에 대해선 “이모씨에게 갚을 돈을 Q변호사에게 건네준 이는 아내”라고 설명했다.

8개 은행 11개 지점에서 발행



‘신동아’는 문 의장의 해명을 ▲1억8500만원의 출처 ▲3억5000만원의 출처 및 홍씨·권씨와의 관계 ▲3억5000만원 전달 방식 등 세 부분으로 나눠 검증해보기로 했다. 문 의장의 해명을 검증하기로 한 것은 우선 문 의장이 받은, 출처가 불명확한 돈의 액수가 상당히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문 의장은 해명서에서 “변제금액에 대한 근거자료는 대부분 가지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모두 공개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신동아’ 보도 후 이를 공개하지 않아 5억3500만원의 출처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다.

‘명확한 사실규명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고, 사적으로는 한 유력 정치인의 명예와도 관련된’ 중요한 사안에 대해 한 차례 의문만 던져놓고 그만 둔다면 이는 언론의 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신동아’는 문 의장에 대한 의문 제기가 지나쳤다면 스스로 이를 바로잡고 공개사과도 하겠다는 열린 자세로 문 의장의 해명 내용을 검증했다.

우선 1억8500만원의 출처에 대해 채권자 이모씨는 “2003년 6월3일 문 의장의 부인이 1억8500만원을 줬는데 현금과 자기앞수표가 섞여 있었다”고 말했다. 문 의장 부인이 이씨에게 준 수표는 100만원권 자기앞수표 57매(5700만원)다. 모두 모 은행에 보관돼 있어 이씨의 동의 하에 확인이 가능했고, 이씨는 수표사본을 제공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은행 석촌동 지점, 국민은행 의정부중앙지점에서 발행된 수표 42매(4200만원)는 2003년 5월7일 발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문 의장은 해명서에서 1억8500만원은 모친과 장모가 유산으로 물려준 돈이라고 밝혔으나, 1억8500만원 중엔 모친(2002년 11월)과 장모(2003년 4월)가 작고한 뒤 발행된 수표 4200만원이 섞여 있는 것이다.

또한 1억8500만원 중엔 하나은행 삼성센터지점 수표(2003년 4월28일 발행), 외환은행 시상지점 수표(2003년 4월24일), 중소기업은행 선릉지점 수표(2003년 4월1일) 등 2003년 4월 발행된 수표도 다수 나왔다. 2003년 4월이라면 문 의장의 모친이 작고한 이후고, 장모도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던 시점이다.

사망 후 발행된 수표가 유산?

이들 수표뿐 아니라 57매 수표 전체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들 수표를 발행한 금융기관은 농협, 우리, 외환, 기업, 조흥, 신한, 국민, 하나 등 8개 기관에 이른다. 발행 지점은 총 11개 지점으로 도산로, 선릉역, 시상, 백마, 서여의도, 삼성센터, 석촌동, 의정부중앙, 정부종합청사, 강동구청, 국회 등 서울 및 수도권 각지에 산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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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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