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호

아래 눈꺼풀은 남녀궁(男女宮), 눈꼬리는 처첩궁(妻妾宮)

  • 글: 한동균 성형외과 전문의 www.bestps.co.kr

    입력2005-05-25 18: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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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상을 보는 기본적인 부위는 머리, 이마, 눈썹, 눈, 코, 입, 치아, 귀다. 이 모든 것이 모여 얼굴을 이룬다. 그중에서도 광대뼈와 코의 조화는 얼굴 전체의 인상을 좌우하므로 매우 중요하다.
    • 관상의 ABC라고 할 수 있는 12궁, 5악, 6부의 모든 것.
    아래 눈꺼풀은 남녀궁(男女宮), 눈꼬리는 처첩궁(妻妾宮)
    나이 마흔이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심성이 얼굴에 반영됨을 의미한다. 사주나 궁합은 생년월일시에 따라 고정되어 있으나 관상은 본인의 의지로 변화시킬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좋은 관상으로 변모시켜 운의 흐름을 좋은 쪽으로 유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관상에 대해 알아두면 좋다. 하루하루의 조그마한 변화가 나의 운을 좋게 만들어주며, 그 작은 변화로 인해 앞날에 일어날 액운까지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된 운명이란 없다.

    얼굴은 사람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마음의 변화, 운의 흐름, 앞으로 닥칠 일들을 예측 가능케 한다. 사람의 인상은 그의 감정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순간순간 얼굴에 나타나는 감정인 표정이야말로 관상학의 기본이다. 표정 때문에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생각이 얼굴에 드러난다.

    이 특성을 역이용해 몸의 외견, 특히 안면의 특징 및 동작을 보아 그 사람의 심리적 특성을 읽어내고 나아가서는 그 사람의 운명을 짐작하며 장래 일을 예견코자 하는 것이 인상학 혹은 관상학이다. 관상학과 인상학을 엄밀히 구분하여 말하는 학자도 있으나 여기에서는 섞어 쓰기로 한다.

    얼굴의 놀라운 표현력



    사람을 판단할 때는 얼굴뿐 아니라 목소리, 자세, 어투, 옷차림 등 많은 것을 종합해서 보지만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은 역시 얼굴이다. 얼굴은 놀라운 표현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얼굴근육이다. 얼굴 피부 바로 밑에는 100개가 넘는 근육이 깔려 있다. 이 근육들은 수천 가지 방법으로 서로 교차해 3차원 운동을 하면서 복잡하고, 미묘하고, 아름답게 움직인다.

    얼굴의 수많은 근육은 한쪽 끝부분이 두개골에 이어져 있다. 근육이 두뇌의 메시지에 대한 반응으로 수축할 때 두개골에 연결되지 않은 부분이 연결된 쪽으로 당겨지며 근육을 덮고 있는 피부와 연부조직이 움직이게 된다.

    동양과 서양에서는 관상을 보는 부위와 해석이 약간씩 다른데, 여기에서는 주로 동양철학에 준하는 내용만 간추려 본다.

    ●기본 관상

    기본적으로 관상을 보는 부위는 머리, 이마, 눈썹, 눈, 코, 입, 이, 귀다. 얼굴의 반, 즉 이마에서 턱 끝까지를 세로로 쪼개면 얼굴이 반분되는데, 이 반쪽에 120가지의 명칭을 붙여놓았다. 이중 가장 필요한 부분에 열두 가지 명칭을 붙여놓았는데 이것이 12궁이다.

    ●12궁(十二宮)

    1)관록궁(官祿宮)은 이마 가운데 있고, 윗사람과의 관계나 관청 관계를 본다.2)명궁(命宮)은 눈썹과 눈썹 사이에 있으며(인당), 그 사람의 희망을 본다.3)천이궁(遷移宮)은 관자놀이를 말하며 주택의 일을 본다.4)형제궁(兄弟宮)은 양쪽 눈썹이고, 형제의 일에 관하여 판단한다.5)복덕궁(福德宮)은 양쪽 눈썹꼬리의 윗부분으로, 손득(損得)에 관하여 본다. 천창(天倉)이라고도 하여 하늘의 창고에 해당한다.6)처첩궁(妻妾宮)은 눈꼬리 부분으로 배우자 문제를 나타낸다(부부궁, 어미간문).7)전택궁(田宅宮)은 눈과 눈썹 사이에 있고(눈도 포함), 상속에 관한 것을 판단한다.8)남녀궁(男女宮)은 아래 눈꺼풀의 퉁퉁한 부분이고, 자손의 일을 본다(자녀궁, 와잠).9)질액궁(疾厄宮)은 양쪽 눈 사이로(산근), 병에 관해 판단한다(질병궁, 산근).10)재백궁(財帛宮)은 코 부분으로 재산에 관계되는 것을 판단한다(재산궁, 코).11)노복궁(奴僕宮)은 양쪽 입모서리 부분으로 턱의 좌우를 말한다. 노복궁의 살이 얄팍하고 좁은 사람(턱이 뾰족한 사람)은 부하는 많이 있어도 정말 자기를 위해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 없고, 혹은 고용인이 안정되지 못해 그만큼 자기가 고생한다. 부하들과 관련 있다.12)상모(相貌)는 얼굴의 전체적인 상을 말한다.

    관상의 처음 시작은 이 12궁이 전부였다. 그러나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면서 12궁 외에도 관상을 위해 보아야 할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삼정(三停)에 의한 구분

    얼굴을 상, 중, 하 세 부분으로 나눈 상태.

    ●얼굴 외의 부분

    점, 머리카락, 혹, 사마귀, 신체적 특징, 걸음걸이, 앉은 자세, 서 있는 자세, 숨쉬는 모양과 상태, 웃는 모양, 우는 모양, 얼굴색 등 일상생활에서 드러나는 생활습관에 의한 구분.

    ●안색으로 보는 일의 길흉(觀形察色)

    몸이나 얼굴색을 통해 당사자의 병증까지 읽어낼 수 있다. 얼굴색은 말 그대로 안색을 말한다. 상학에서 병증이나 길흉화복을 볼 때 안색을 심도 있게 살피고 분석한다.

    사회화 과정의 요인인 교육수준, 인품, 가치관, 음식문화 등이 체형과 체상에 영향을 주는 동시에 이들의 결과가 얼굴에 나타난다. 찰색(察色·얼굴색)은 오장육부와 생각, 마음가짐에 따라 얼굴의 각 부분에 나타난 미묘한 색의 변화로 현재의 마음과 건강, 가까운 미래까지 보여주는 지표와 같다. 이외에도 목소리를 통해 좋고 나쁨을 구별할 수 있다.

    5악 6부

    무조건 크고 우렁찬 목소리가 좋을 듯하지만 크다고 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맑고 윤기가 있어야 좋은 목소리로 친다. 너무 얇아도 너무 굵어도 안 된다. 특히 약간 중성적인 목소리를 내는 여자는 음탕하다고 여긴다. 여자의 목소리가 둔탁하고 윤기가 없으면 남편과 자식에게 해롭다. 목소리 큰 사람이 대우받는 세상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작은 것보다야 큰 것이 좋은 것만은 분명하다. 다만 너무 큰 목소리는 장래의 운을 하강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5악이란 얼굴의 솟은 부위 다섯 군데를 말한다. 관상학상의 술어로 많이 사용하는 말인데 동악(東岳)은 남자는 좌관골(左觀骨), 여자는 우관골(右觀骨)이다. 서악(西岳)은 남자는 우관골, 여자는 좌관골을 말한다. 남자는 언제나 좌편이 동쪽, 우편이 서쪽이 되고, 여자는 언제나 우편이 동쪽, 좌편이 서쪽이 된다. 중악(中岳)은 코, 북악(北岳)은 턱(地閣), 남악(南岳)은 이마가 되며 남녀가 같다. 5악의 골육이 풍만하면 부귀하고, 5악에 흉터나 사마귀가 있거나 틀어져 있으면 나쁘다고 본다. 코를 중심으로 하여 이마, 입의 아래와 턱, 그리고 양 뺨으로 얼굴을 나누며 이것을 종합하여 관상을 총평한다.

    ●중악(코)

    코는 주변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관련된 것들을 나타낸다. 자기의 심리상태 및 여러 가지 사회적인 조건이나 출세, 입신양명을 나타낸다. 그 사람의 기백까지 표현하는 중심 기운이라 하겠다.

    ●남악(이마)

    이마는 인생 전반에 걸친 굴곡이나 역경 등을 드러내므로 넓고 편평한 것이 좋다. 거기에 맑은 기운까지 더해진다면 더욱 좋다. 울퉁불퉁한 것보다 편평한 것이 좋으며, 완만한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이마에 속하는 명궁(인당, 미간)은 눈썹과 눈썹 사이를 말한다. 가장 중요시하는 곳이므로 관상을 볼 때는 먼저 이곳부터 살핀다.

    이 부위는 선척적인 운명을 보는 곳이다. 이곳이 깨끗하고 맑은 거울 같고 산근(콧마루와 두 눈썹 사이)이 끊어지지 않고 인당까지 잘 연결된 사람은 뇌수(腦髓)가 좋아 무슨 학문을 해도 성공한다고 한다.

    명궁이 좋은 사람은 소견이 넓고 이해성이 많고 아량이 넓다. 자기 고집만 내세우는 사람은 명궁이 좁고 쑥 들어가 있다. 속담에 ‘소견이 잘아 콧구멍만도 못하다’는 것은 이곳이 나쁜 사람을 두고 한 말이다. 명궁이 너무 넓어 보기 싫은 사람도 있고 눈썹이 인당 부위까지 나지 않고 꼬리 쪽으로만 나 있는 사람도 흔하다. 이런 사람은 성질이 너무 허랑하고 규모가 없어서 부모의 유산을 꽤 많이 상속받았다 하더라도 탕진하고 만다.

    아래 눈꺼풀은 남녀궁(男女宮), 눈꼬리는 처첩궁(妻妾宮)
    명궁을 봐서 그 사람의 음양을 결정하는데, 음은 소극적이고 양은 적극적이라고 한다. 운명과 신체의 상태, 건강, 성질, 수명, 직업도 이 부위의 상태로 예측할 수 있다.

    ●동악(광대뼈)과 서악(뺨)

    남자와 여자는 동악과 서악을 반대로 본다. 남자의 경우 왼쪽을 동악으로 보며 오른쪽을 서악으로 본다. 이 부위는 주로 사람의 성격을 나타내는데, 너무 밋밋하면 흐릿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너무 튀어나온 것도 대가 세다고 판단해 상대가 힘들어한다고 본다. 광대뼈(관골)는 코를 보좌하는 신하와 같아 높이 솟아서 코를 잘 감싸줘야 한다.

    코가 좋아도 관골이 잘 싸주지 못하면 코의 역할을 충분히 못하고 코가 좀 부족해도 관골이 솟아서 잘 싸주면 임금이 좀 부실해도 훌륭한 신하가 있어 정치를 잘하는 것과 같다. 광대뼈가 크고 튀어나온 사람들은 대개 활동력이 강하다. 리더십이 강한 사람이라든지 의지가 강한 사람은 대부분 광대뼈에서 강한 인상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관골은 권력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다. 관골, 즉 광대뼈는 생체 에너지의 활동을 나타내기 때문에 위의 말은 합당하다. 이를 보아 능력과 패기, 책임감을 짐작한다. 또한 관골을 보면 그 사람의 골격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어깨와 팔, 손, 다리의 뼈는 관골과 상관성을 두고 발달한다. 그 생김새로 심성과 행위, 책임감을 헤아려볼 수도 있다.

    ●북악(턱뼈)

    이 부위로는 주로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없는 타고난 부분들을 보게 된다. 주로 자식의 유무와 자식의 성품 또는 부모의 운 따위다. 턱이 완만하면 가정이 화목하며 좋은 자녀를 본다. 턱은 부하궁(部下宮) 혹은 노복궁(奴僕宮))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에서 보듯 턱이 좋으면 종, 하인, 머슴이 많아 여러 사람의 수령(首領)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턱이 배씨같이 뾰족하여 송곳턱인 사람은 부하를 두기 어렵다. 이런 사람은 학자나 철학자에 적당하다. 턱이 아주 작고 뾰족해도 많은 부하를 부리는 사람이 간혹 있으나 이런 사람은 오래 계속할 수 없다. 뾰족한 턱, 모난 턱, 이중턱, 주걱턱, 무턱 등은 말년의 운(50세 이후)과 자식이나 부하와 인연이 좋지 않다고 본다.

    ●6부가 나타내는 것

    6부는 얼굴을 부위별로 나누어 보는 5악과는 달리 나이순, 즉 연대순으로 보는 법이다. 6부는 얼굴 전체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게 되며 윗부분, 중간부분, 아랫부분을 각각 초년, 중년, 노년기에 빗댄다. 세 부분을 양쪽으로 보아 6부가 되는 것이다.

    5악 6부와 12궁은 서로 중첩되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상학의 기본은 비록 서양의 상학과 비슷하거나 다른 점이 있으나 필자의 이론과 경험으로 보아 수술로 호상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다음에서는 실제 임상에서 가장 많이 수술하는 부위인 이마(남악)와 광대뼈(동악, 서악) 그리고 턱(북악)을 논하고자 한다.

    5악 수술의 개요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어느 시대보다 강조되고 있다. 첨단시대를 사는 젊은 여성은 물론, 크고 작은 선천성 안면기형을 지니고 태어나 암울한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던 많은 환자에게 안면골 성형술의 발달은 큰 희망을 준다.

    아름답게 여기는 얼굴상에 대한 안면골격 연구결과는 대개 얼굴 각 부분이 어떠한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해줬다. 물론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리에게 대체적인 치료 방향만을 제시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즉 각자에게 특유의 개성이 있고 그러한 개성은 통계 숫자 이전에 존중돼야 한다. 수술 자체도 찰흙에 조각하는 것처럼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용성형 수술은 얼굴 연부조직에 대한 수술에서 시작됐다. 초기엔 눈 주위의 주름살 제거와 처진 목을 당겨주는 수술이 주를 이뤘다. 20세기 들어 구미에서는 지나치게 크고 얼굴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코의 성형술이 시작되면서 미용 목적의 안면골 성형술이 시작됐다. 그러던 중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6·25전쟁, 월남전에서 발생한 부상자를 치료하면서 안면골 손상 환자의 치료와 재건술이 발달했고, 이는 곧 나날이 증가하는 교통사고 및 산업사고의 부상자 치료에 응용됐다.

    이렇게 발달한 안면골 손상 치료 및 그 후유증의 재건술은 급기야 두경부 암의 치료에는 물론 선천성 기형의 재건에 응용되면서 이 분야의 특수한 지식과 전문적 기술이 요구됐다. 사회적 경쟁이 치열해지고 외모와 타인에게 주는 인상이 중시되는 직업이 늘어감에 따라 비로소 성형외과라는 분야가 정립됐다.

    주름살 제거술이 비교적 장년층을 위한 미용성형술이라면 안면골 성형은 그 대상이 주로 소아나 청년층이다. 즉 얼굴뼈 자체에 대한 수술적인 조작을 통해 얼굴 골격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시도다. 물론 조화를 이룬 얼굴상이 무엇이냐는 문제는 서론에도 언급했듯이 그 평가의 기준이 문화적·사회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우리의 미의 기준과 서양의 것은 크게 다르다. 이는 곧 우리 얼굴에 적합한 수술법이나 기술 개발이 필요함을 말해준다.

    시대나 나라에 따라 선호하는 안면 윤곽의 이상형을 획일적으로 정의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안면부의 조화와 균형, 그리고 대칭에 중점을 두게 되며, 환자의 요구와 임상학적으로 얻어진 시술자의 판단 및 권유가 일치될 때 환자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안면골격 자체의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시술 전 의사와 환자는 대화를 충분히 해야 한다. 환자의 충분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필자의 임상 경험상 이러한 수술은 주로 광대뼈와 턱뼈, 이마의 돌출입 수술에 근간을 둔다.

    17세의 C군이 어머니와 같이 외래를 찾았다. 모자의 얼굴 모습은 판에 박은 듯했는데 광대뼈 부위의 돌출이 전혀 없고 눈꼬리는 아래로 처진 데다 아래 눈꺼풀에서 입 구석까지 피부에 좁은 홈이 파여 있어, 마치 어릿광대가 웃는 모습을 연상케 했다.

    광대뼈에 대한 관념의 차이

    안면골 성형술에서 광대뼈(관골)처럼 동서양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념 차이를 뚜렷이 나타내는 부위도 드물다. 서양에서는 적당히 튀어나온 광대뼈가 이마에 ‘하이라이트’를 주며 젊고 발랄하게 보이게 한다고 믿는 반면, 동양에서는 튀어나온 광대뼈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동·서양의 관념 차이도 문제가 되나 워낙 얼굴 골격이 차이가 나는 데서 비롯한다고 하겠다. 모든 골격 구조가 비교적 뚜렷한 서양인의 얼굴에서는 적당히 튀어나온 광대뼈가 조화롭게 보이는 것이다.

    동양인은 얼굴 골격 자체가 뚜렷하지 않고, 특히 여성의 경우 예로부터 달걀형 얼굴을 미인의 표본으로 삼아 왔으니 돌출된 광대뼈는 눈에 거슬리는지도 모른다. 하여간 돌출된 광대뼈도 자세히 관찰하면 그 돌출된 부위가 사람마다 달라 수술 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즉 얼굴 전방부를 향한 돌출은 그 수술도 비교적 쉬워 구강 내 조작을 통해 대개 국소 마취로 간단히 돌출된 부위를 제거하고 보기 좋게 다듬을 수 있다. 따라서 흉터가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광대뼈 전체가 비교적 커서 전방뿐 아니라 얼굴 옆으로까지 진행하여 얼굴이 언뜻 보기에 마름모꼴로 보이는 경우는 수술이 복잡해진다.

    26세의 B씨는 명문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대기업 입사시험에 여러 차례 응시했으나 번번이 떨어졌다. 처음엔 시험도 잘 봤는데 왜 떨어졌을까 하고 의아해했지만 어느 날 술자리에서 “면접 점수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선배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사실 그의 얼굴은 넙적한 데다 광대뼈가 많이 튀어나와 이른바 ‘범죄형’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다음날 그는 미남미녀를 선호하는 세상을 원망하며 진찰실 문을 두드렸다. 이러한 예에서 보듯 외래를 찾는 환자들이 광대뼈 수술을 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의 얼굴은 서양인과 달리 상하의 길이가 짧으면서 폭이 넓고 코도 낮아 얼굴 전체가 납작하게 보이며 상대적으로 광대뼈가 튀어나와 보인다. 서양에서는 광대뼈의 돌출을 사회적 활동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광대뼈가 돌출된 얼굴은 억세 보인다든지 팔자가 드세다고 생각하는 등 좋지 않은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대뼈가 돌출된 여성은 머리를 길러 얼굴을 가리고 다니거나 또는 화장술로 이를 커버하려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은 일시적인 것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광대뼈가 튀어나와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광대뼈 축소 성형술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는 필요 이상으로 튀어나온 광대뼈를 전체적인 균형에 맞게 축소시키는 수술이다.

    튀어나온 광대뼈라 할지라도 자세히 보면 돌출된 부위가 사람마다 각기 달라 수술 전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광대뼈가 나왔다 해도 눈 밑 부분만 전면으로 튀어나온 경우가 있는가 하면, 눈 밑은 물론 귀 앞의 뺨으로 해서 귀밑에 이른 부분까지 튀어나온 경우 등 다양하다. 눈 밑만 튀어나온 경우는 비교적 간단하게 구강을 통한 시술로 돌출 부위를 제거할 수 있고 수술 부위에 흉터도 남지 않는다.

    그러나 광대뼈 전체가 돌출되면서 앞과 옆으로 뻗은 경우는 광대뼈 전체를 새로 조각하듯 다듬어야 하므로 수술도 복잡하고 까다롭다. 이 수술 역시 수술 흔적이 머리카락으로 가려지게끔 부위를 선택하므로 외부에서 흉터가 보이지 않는데 광대뼈를 깎아내는 정도는 얼굴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매끈하게만 깎아냈다고 해서 성공적인 수술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긴 얼굴의 경우 돌출된 광대뼈를 깎아내면 얼굴이 더 길게 보일 수도 있으므로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광대뼈와 코의 조화는 얼굴 전체의 인상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지나치게 돌출된 광대뼈를 머릿속을 절개해 성형할 경우, 환자에 따라 이마 주름살 제거술을 동시에 시행하여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달걀형 얼굴을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돌출된 광대뼈를 교정하면서 사각진 턱뼈 수술을 같이 하면 경우에 따라 그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다.

    인상학과 관상학

    인류학자들은 인간 외모의 아름다움은 문화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시간과 문화적 공간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옛날 미인도에서 보이는 둥글고 단아한 모습, 맑고 고운 눈, 붉고 두툼한 입술의 미인은 이제 선이 갸름하고 관골과 턱선이 좁고 가벼운 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념으로 정의하려 들지 말고 사회현상으로 파악해야 할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이자 심리학자인 낸시 에트코프는 “미모에 대한 갈망과 선호는 유전자에 새겨진 뿌리깊고 본능적인 것”이며, 이는 “종족 보존에 유리한 쪽으로 작용해 인류의 생존과 관계가 있다”고 주장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성적 매력의 핵심은 젊고 건강한 다산성(多産性)인데,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이러한 특성이 후손을 번성시켜 종을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기 때문에 현대인도 젊고 건강하게 보이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이 생물학적 측면에서 하는 주장이다.

    인상학, 관상학은 사람의 얼굴을 보고 그 속마음을 꿰뚫어보려는 시도로, 인간의 본능적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여러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인간에게서 상대를 안다는 것은 곧 자신의 위치를 우위에 놓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관상학의 정확한 개념을 모르면서도 생물학·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를 체득하게 됐다.

    이 과정은 사회적·도덕적 가치를 포함하는 많은 ‘편견’을 학습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관상은 모든 문명에 나타나는 현상이었고 역사가 시작된 이래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끊임없이 행해지는 인류의 습관이었다. 관상학을 이어온 사람들은 모두 당대의 명망 높은 학자들이었으며 대궐에는 늘 왕 옆에 정승 반열의 관상감이 있어 인물을 천거해왔다.

    이렇듯 국가 경영에 참여했을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던 상학(相學)이 언제부터인지 공부가 부족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관상을 본다고 나서서 미신 취급을 받게 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인상학자로서 그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주선희씨의 글을 요약하여 인상학과 관상학을 엄밀히 구별하면 이렇다,

    ‘인상학’이란 생각과 마음 상태에 따라 사람의 표정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근육에 변화를 주어 얼굴에 자신의 운명과 삶의 방향을 나타낸다는 점을 기본 원리로 삼아 이를 알아내고 살피는 학문이다. 현재의 얼굴은 사람을 읽을 수 있는 관문에 불과한 것이며, 얼굴뿐 아니라 체상(體相), 언상(言相), 성상(聲相), 걸음걸이 등 그 사람의 전체적인 모습과 행동도 인상학 영역에 포함된다.

    관상학은 ‘생긴대로 산다’는 표현이지만, 인상학은 ‘그렇게 사니까 얼굴이 그렇게 생긴다. 이렇게 살면 얼굴이 변한다’가 핵심이다.

    동양의 인상학은 사람의 상을 살피는 데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얼굴의 눈·코·입을 보는 면상(面相), 머리·가슴·다리 등 온몸의 상을 보는 체상(體相), 손과 손금의 상을 보는 수상(手相), 동작을 보는 제스처, 발 모양과 발금의 상을 보는 족상(足相), 걸음걸이를 보는 보상(步相), 목소리를 듣고 사람을 읽어내는 성상(聲相), 말하는 사람의 인품을 보는 언상(言相), 몸의 의도를 읽는 보디 랭귀지가 있다.

    이쯤 되면 우리들도 상학의 일반론 정도는 알 수 있다. 인상학은 선천적인 부분에 대해 연구하는 관상학과 달리 후천적으로 변화하는 얼굴 모습에 주목한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부분도 이 후천적인 변화에 관한 부분이다. 근본적으로 긍정적인 생활태도, 밝은 마음가짐을 가지며 이와 함께 적절한 임상학적 시술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좀더 긍정적이고 밝은 현재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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