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호

휴대전화에 찍히면 속살까지 드러난다?

  • 글: 박하영 IT칼럼리스트 nikoala@hanmail.net

    입력2005-05-23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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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대전화에 찍히면 속살까지 드러난다?
    30대주부 김미래씨는 매주 금요일이면 퇴근 후 할인점에 들러 일주일치 장을 본다. 그러나 쇼핑카트를 끌고다니지는 않는다. 그저 사고 싶은 물건에 휴대전화를 댄다.

    쇼핑이 끝나면 계산대 앞에 서서 물품 목록과 영수증을 모니터로 확인한다. 휴대전화로 결제된 물품은 1시간 안에 집으로 배달된다.

    미래씨의 쇼핑 이야기는 먼 미래에나 가능한 일이 아니다. 상품에 내장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무선 식별 또는 전자라벨) 덕에 휴대전화로 상품정보는 물론 가격 확인 그리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RFID는 IC칩과 안테나를 내장한 추적장치(Tag)로 상품의 최신 정보, 유통 과정, 현재 상태를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바코드’로 불린다.

    RFID가 보편화하면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정보 검색을 위해 컴퓨터를 켤 필요도 없다. 슈퍼마켓에서, 서점에서, 공연장에서 어디든 RFID를 판독하는 휴대전화만 대면 과자의 성분, 최신 베스트셀러의 내용, 주인공이 입은 옷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휴대전화를 통한 와인 정보 서비스는 상용화 단계에 다다랐다. 최근 선보인 KTF의 ‘모바일 소믈리에(와인 전문가)’ 서비스의 내용을 살펴보자. 와인마다 붙어 있는 바코드를 휴대전화에 붙어 있는 카메라로 찍으면 와인 생산지, 품종, 어울리는 음식, 특징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KTF는 와인21닷컴과 함께 내년부터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와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계산도 휴대전화로 하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SK텔레콤은 CGV와 제휴해 휴대전화로 영화 정보를 검색하고 실시간으로 예매하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예매전문업체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는 고객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공연의 입장권을 예매하면 바코드를 휴대전화로 전송한다. 고객은 극장 입구에서 휴대전화만 보여주면 된다. 지금은 세종문화회관에만 적용하지만 점차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렇듯 사물에 대한 모든 정보를 그 자리에서 파악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공상과학영화에서 봤듯 이마나 손에 바코드를 부착한 인간이 거리를 활보할지 모른다. 영국 레딩대 인공두뇌학과 케빈 워웍 교수가 자신의 몸에 전파교신기가 내장된 컴퓨터 칩을 이식한 것이 1998년이다.

    미국의 ADS는 애완동물이나 사람의 생체에 이식하는 RFID를 개발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ADS는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추적해서 찾아주는 이식용 RFID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찍히면 속살까지 간파당하는 이런 세상,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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